최근 '버닝썬 게이트'로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는 마약 '물뽕'이 당시 현직 고위직 검사 성접대 과정에서도 사용됐다면 더욱 큰 파문이 예상된다.
김학의 사건 피해자 A씨는 14일 KBS와 인터뷰에서 성 접대가 이뤄졌던 원주의 성접대 별장주인이자 건설업자인 윤중천씨가 자신에게 마약을 구해달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앵커가 '마약 관련된 것을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A씨는 "윤 씨가 마약은 안했지만 최음제는 여자들에게 했다고 진술했다고 저한테 얘기를 해줬다"고 답했다.
A씨는 해당 인터뷰에서 김 전 차관 등에게 성접대를 해야했던 2013년 '그날'에 대해 이렇게 진술했다.
"그날은 다른 사람이 2명 더 있었고요. 식사를 하고 있는데 이제 김학의도 오고 술을 먹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윤중천 말고도 다른 어른들이 있으니까. 다른 어른들도 윤중천처럼 할 거라고 생각을 못 하잖아요. 그러니까 술을 입에만 살짝살짝 댔었거든요. 그런데 필름같이 영상이 뚝뚝 끊겨서"
김현정 앵커가 '필름이 끊겼다면 그럼 그건 술에 뭘 탔다는 소리냐'고 되묻자 A씨는 다시 이렇게 말했다.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약을 먹어본 적도 없고 뭘 의심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어요, 그 당시에. 그게 약인지. 되게 기분이 안 좋고 내가 뭔가 당했다라는 생각은 했어요. 중간 중간에만 기억이 나는 거예요, 그날은."
A씨는 결국 KBS와 인터뷰에서는 '최음제를 했다'는 이야기를, CBS와 인터뷰에서는 '정신을 잃었다'는 이야기를 한 셈이다.
클럽 '버닝썬'에서 성폭행의 도구로 사용돼 왔다는 '물뽕'의 두 가지 특징이 바로 최음제적 특징이 있다는 것과 복용시 정신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물뽕'의 존재를 처음 밝히고 '물뽕'이라는 조어를 만든 당사자로 유명한 김희준 전 검사는 최근 CBS와 인터뷰에서 "GHB(물뽕)는 강한 성적 흥분 작용이 있어서 주로 자기 자신이 투약을 하기보다는 주로 상대방 여성 몰래 술 같은 데 타서 성폭력의 도구로 많이 활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검사는 또 "물뽕을 술하고 같이 섞어서 마시면 상승작용이 일어나는데, 본인들은 사실 이게 기억을 못한다"며 "아예 의식을 잃는 게 아니라 의식이 있는데 본인들이 했던 행동들을 기억을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김학의 사건에 대해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수사는 이 사건의 진상과 검찰의 은폐 의혹 뿐 아니라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성접대 당시 물뽕 같은 마약이 활용됐는지에 대한 조사도 함께 이뤄져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