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13일 작년 11월부터 기획재정부와 대통령비서실 등 11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업무추진비 집행실태'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심야·휴일 사용 등 업무추진비 집행 점검대상 1만9천679건을 점검한 결과 이 가운데 1천764건이 적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35건의 위법·부당 사례에 대해서는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와 주의요구 등의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업무추진비로 술집 가고 식자재·생활용품도 구입
행정안전부 소속인 A씨는 2017년 11월 심야에 단란주점에서 지인과의 음주에 업무추진비 25만원을 사용한 것이 적발됐고 법무무 소속인 B씨는 2016년 9월부터 2018년 9월 사이에 자신의 거주지 인근 대형마트에서 개인 식재료 및 생활용품 등의 구입에 업무추진비 91만여 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안전부 소속 C씨는 2017년 9월부터 2018년 10월 사이에 커피숍 상품권을 업무추진비로 구입한 후 292만원을 사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국민경제자문회의지원단), 국무총리비서실 등 3개 기관 소속 직원 7명이 업무추진비 671만여 원을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업무추진비를 예산 목적 외로 쓰거나 증빙 미비한 사례도 적발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3개 기관은 사업추진비 1억 5천만원을 전용 절차나 세목 간 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예산편성 목적 외 경비로 사용했다.
대통령비서실 등 4개 기관은 업무추진비 2천7백만원을 전용절차 없이 예산 편성 목적 외 다른 비목으로 사용해 주의 요구를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 등 6개 기관은 심야·휴일 등 금지시간대에 총 1천3백9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했으나 증빙서류를 구비하지 않았고 기획재정부 등 5개 기관은 업무추진비 1억 8천만원에 대해 건당 50만원 미만으로 집행한 것처럼 분할 결제해 역시 주의요구를 받았다.
◇감사원 "대통령비서실 업무추진비 허위 증빙이나 사적 사용 등의 문제점 확인 안돼"
한편 감사원은 업무추진비 감사의 계기가 됐던 청와대 비서실의 업무추진비 사용실태에 대해 "증빙서류 관리에 관련된 지적사항은 있으나 허위 증빙이나 사적 사용 등의 문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청와대 비서실이 주점에서 사용한 업무추진비에 대해 "업무추진비 내역을 전부 추출해 집행 적정성을 확인한 결과 예산집행지침 상 집행이 허용되는 업종에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업무추진비 사용 업종 누락의 경우 일부 정부구매카드사가 d-Brain에 카드 사용 내용 중 사용 업종을 누락한 채 전송해 발생한 문제로 기획재정부가 해당 문제의 개선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고급 일식점에서 사용된 업무추진비도 예산집행지침의 사용제한 업종에 포함되지 않아 집행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감사원은 영화관에서 쓴 업무추진비에 대해서도 영화 관람 행사의 티켓 발권 및 사전 간담회 시 음료 구입 목적 등으로 쓴 것으로 집행목적에 적합하게 쓰여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