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빈 마커 대표 극단선택…"최근 표정 안 좋았다"(종합)

구속영장 심사 앞두고 투신한 듯
이웃 "선글라스 끼고 다녀서 걱정"
쇠파이프·각목으로 상습폭행 혐의…경찰 수사 종료 예정

송명빈(50) 마커그룹 대표(사진=이한형 기자)
직원을 상습폭행한 혐의를 받는 마커그룹 송명빈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직전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송 대표는 13일 오전 4시 40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자택 주변에서 지나가던 주민에 발견됐다.

신고를 받은 119구급대가 곧바로 현장에 도착했지만 발견 당시 추락에 의한 심정지로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미안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6장 분량의 유서를 자택에서 발견하고 송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채 발견된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의 자택 (사진=김광일 기자)
현재 사고 현장에는 투신 흔적이 일부 남았지만 폴리스라인은 치워져 있고, 취재진이 모여들고 있다.

"송 대표와 수년 동안 인사하고 지냈다"는 이웃 이만홍(31)씨는 CBS노컷뉴스 취재진을 만나 "그분이 요즘 표정이 너무 안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시는 걸 보고 안 그래도 '무슨 일이 터지겠다'고 걱정했는데 뉴스로 구속영장 소식이 알려지더니 이런 일까지 벌어졌다"며 "딸도 있고 가족들도 함께 사셨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 대표가 발견된 곳 바로 앞에 아버지의 차가 주차돼 있었다"며 "아침에 형사들의 연락을 받고 일어나 같이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해 봤는데 배터리가 없어 찍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씨 외에 같은 아파트 단지 주민 여러 명, 그리고 관리사무소 측은 평소 송 대표와 왕래가 없었고 그 집에 누가 사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송 대표가 사망함에 따라 경찰 조사는 일단락 될 전망이다.

사건을 맡은 서울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한 달까지는 송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가 없었다"며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을 예정이었다.

앞서 지난해 11월 마커그룹 직원 양모씨는 상습폭행 등 8개 혐의로 송 대표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는 양씨가 송 대표에게 지난 2016년부터 약 3년 동안 쇠파이프, 각목 등으로 상습적인 폭행에 시달려왔다는 내용이 담겼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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