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변인은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 원내대표의) 과격하고 극렬한 언사에서 친박 태극기 부대의 아이돌로 낙점되겠다는 의도가 뻔히 보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거나 좌파독재, 경제정책은 위헌이라는 등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원색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정 대변인은 "연설문에 좌파 타령이 몇번인지 모르겠다"며 "아직도 진영논리에 색깔론인가. 국민들의 의식은 미래를 향해 앞서가고 있는데 자유한국당만 아직도 무고한 사람들을 빨갱이로 몰아 죽이던 그 시절 그대로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집권 세력인 문재인 정부가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는 게 맞지만 다른 이들은 다 욕해도 자유한국당은 그러면 안 된다"며 "한국당이 9년간 차곡차곡 쌓은 적폐는 어디서부터 치워야할지 아직까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선거제 개편에 반대하며 비례대표제 폐지를 주장한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지난해 12월 여야 5당 합의문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전제로 선거제 개혁 후 개헌을 논의하도록 했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개헌만 하겠다니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정 대변인은 "한국당은 노동, 정치, 경제, 안보 등 어느 한 분야에서 단 한 번이라도 개혁에 동참한 적이 있느냐"며 "이번 연설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더이상 국민들에게 스트레스를 안겨주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나 원내대표의 연설을 두고 민주당과 한국당은 강하게 부딪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고성으로 질타하며 야유를 보냈고, 일부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여야 간 소동이 이어지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직접 나서 "품격을 지켜달라"며 장내를 정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