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한국당의 교섭단체대표 연설 직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강력 비판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당 지도부 뿐 아니라 의원들도 발언을 줄이어 성토하면서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해찬 대표는 가장 먼저 발언대에 서서 문 대통령에 대해 김 위원장의 수석 대변인이라고 한 데 대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국가 원수에 대한 모독죄다. 법률적 검토를 해서 국회 윤리위에 회부하고, 재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이어 그는 "오늘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보면 좌파정권이란 걸 입에 달고 있다. 그야말로 냉전 체제에 기생하는 정치 세력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았다"며 "원내대표란 사람이 저렇게 품위가 없고, 역사의식이 없는 사람이 한국당 지지자들을 어떻게 끌고 갈 수 있겠는가"라며 시종일관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다음으로 발언을 한 홍영표 원내대표 또한 "오늘 나 원내대표의 연설은 우리 국민들이 촛불혁명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 완성시키고 탄생한 대통령을 북한 수석대변인이라 얘기하는 것은 도저히 참을수도 용납할수도 없다"며 "가장 강력히 대응해야한다"고 말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이자리에서 나 원내대표의 연설 중 '최저임금 정책을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한 점, '국회의원 상한 300명이 헌법정신'이라고 한 발언 등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국회 의정할동을 정상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 같다. 강력대응해야 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어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나 원내대표를 원내대표로 인정할 수 없다"며 사퇴까지 요구하기도 했다.
지도부 이외에 의원들도 나서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이인영 의원은 "정권교체에 대한 불복이기도 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 반란"이라며 "우리 검토할 수 있는 최고수준에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윤리위 제소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일베수준의 그런 잡스런 얘기가 국회 본희장에 다신 나타날수 없도록 조치해야한다"며 일갈했다.
송영길 의원도 "야당으로서의 비판이 아니라 망하자는 식의 원내대표 연설은 대단히 실망스럽고, 국익 위해 외교중인 대통령에 대해 북한 수석대변인 운운하는 발언은 용납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보탰다.
앞서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국당 나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시정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두고 '위헌', '헌정농단'이라며 정면 비판했다. 대북정책을 두고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 수석대변인'을 언급하며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이를 비판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고성이 커졌고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의장석 앞으로 걸어 나와 항의하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어떻게 대통령을 그렇게 말하느냐"며 "이게 무슨 연설이냐"고 화를 냈다. 이에 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 부대표도 의장석 앞으로 나와 "야당이 그런 말도 못 하느냐"며 "연설을 끝까지 들어야 하지 않느냐"고 홍 원내대표를 만류했다. 연설은 10여분간 중단됐다.
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여당이 강력 반발하면서 민주당과 한국당은 대화 단절을 넘어 극한 갈등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두 거대 양당의 갈등 심화 국면에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함께 공조하고 있는 패스트트랙이 가속화될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