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1일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축구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 20세 이하(U-20) 대표팀의 명단을 발표했다. 각 팀의 감독이 직접 선수의 발탁 배경과 향후 활용 계획을 밝히는 자리가 마련됐다.
특히 이날의 관심은 이강인의 소속에 집중됐다. 18세 어린 나이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클럽 중 하나인 발렌시아와 1군 계약을 맺은 만큼 U-20 대표팀부터 축구대표팀까지 모든 팀에서 관심을 가질만했다.
결국 이강인을 차출한 것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었다. 이강인은 백승호(지로나)와 함께 생애 첫 축구대표팀 발탁이라는 영광과 함께 볼리비아, 콜롬비아를 상대할 3월 A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무려 세 개의 대표팀이 얽혀있는 상황에서 이강인을 최종 차출한 벤투 감독은 “내가 이해하는 것은 축구협회에서 당연히 축구대표팀에 우선권을 둔다는 것”이라며 “5월에는 U-20 월드컵이 있는 만큼 5월에는 그 대회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번 소집 때는 축구대표팀에 오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하는 벤투 감독은 향후 이강인과 같은 사례가 또 나올 경우 원만한 대화로 문제를 풀어간다는 구상이다. 이강인의 축구대표팀 합류를 두고 “내부 논의를 거쳤다”고 밝힌 벤투 감독은 “이강인뿐 아니라 향후 좋은 재능을 가진 선수가 나와 축구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을 겸임하게 되면 논의를 거쳐 해결하겠다”고 했다.
오는 22일부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을 치르는 김학범 U-23 대표팀 감독은 “사실 이강인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소집하기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그걸로 시간 싸움을 하느니 있는 선수로 더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이강인 제외 이유를 설명했다.
김학범 감독은 “축구대표팀이 우선이다. 벤투 감독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으니 선발했을 것”이라며 “어디를 가도 개의치 않는다. 다만 5월에는 U-20 월드컵이 있다. 대표팀은 평가전이니까 필요에 따라 대화를 나누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오는 5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앞둔 정정용 U-20 대표팀 감독은 “며칠 전에도 (이)강인이와 통화해서 기회가 된다면 월드컵 출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면서 “발렌시아에서 보내준다면 삼고초려라도 하겠다. 보내 준다면 큰 절 세 번 못하겠나”라고 이강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정용 감독은 “축구대표팀에 어린 연령의 선수가 간다는 것은 선수에게 큰 의미가 있고, 지도자로서도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아쉬운 것은 감독으로서 좋은 선수를 데리고 조직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조금이라도 더 하고 싶다는 것이다. 전지훈련이지만 좋은 결과를 만들고자 하는 아쉬움은 있다. (U-20월드컵은) 그 연령에 한 번밖에 없는 기회라 많은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