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인 통영 고성을 지키고, 빼앗겼던 창원 성산까지 '깃발'을 꽂는다면 황교안 체제는 한층 힘을 받을 수 있다. 창원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을 부각하며 표심을 공략하는 가운데, 판도의 변수로 꼽히는 진보 단일화는 '야합'이라며 견제구를 던지는 모습이다.
황 대표는 11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4·3 재·보궐선거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문재인 정부 경제실정, 안보 불안을 심판하는 의미"라며 "한국당이 반드시 승리로 문재인 정부의 폭정을 멈추고 나라를 바로잡을 동력을 확보, 내년 총선 압승으로 나아가겠다"라고 말했다.
최고위원회의를 현장에서 연 것은 황 대표 취임 후 처음이다. 이날 한국당은 창원성산 후보자인 강기윤 전 의원과 통영 고성 후보자인 정점식 전 대검 공안부장에게 공천장을 수여했다.
황 대표는 "강 후보는 창원에서 낳고 자라고 일한 진짜 창원 아들"이라며 "정 후보는 투철한 국가관의 검사로 통진당 해산을 이끌어낸 일꾼"이라고 추켜세웠다. 강 후보는 지난 19대 국회에서 창원 성산에 당선된 바 있으며, 정 후보는 황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특히 황 대표의 시선은 창원성산으로 향해 있다. 황 대표는 2009년 창원지검장을 지내 창원과 인연이 깊다. 당대표 후보로 나서 선거운동 첫 주말 행선지로 창원을 택해 김경수 지사 댓글조작 사건을 비판하기도 했다.
'보수 험지'로 꼽히는 창원성산인만큼 승부수를 띄우는 것으로 해석된다. 창원성산은 제20대 총선에서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당선되는 등 진보 지지세가 강하다. 제19대 총선의 경우 강기윤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후보가 승리했지만, 진보진영 단일화 실패가 작용했다.
황 대표는 "이번 승리를 이끌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 제가 총력 지원하도록 현장 집무실을 설치해달라"며 "경남 창원 성산에 작은 숙소를 하나 마련해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당내 PK지역 당협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험지인 창원성산을 갖고 오면 황 대표의 당내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외 대표, 정치 신인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검증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을 집중 부각하며 표심을 호소하겠다는 전략이다. 창원성산에는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있어 노동자들이 많아 경제 상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황 대표는 "경남 경제가 지금 문재인 정권의 실정으로 무너질 위기"라며 "일자리가 사라지고 경남 도민들의 삶이 나락으로 가고 있다. 지금 대통령이 신경써야 할 것은 개성공단이 아니라 창원공단"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정책으로 창원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때마침 지지율 훈풍이 부는 것에 한국당은 고무돼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4~8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1일 공개한 3월1주차 주간집계(95% 신뢰 수준·표본오차 ±2.0%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6%p 오른 30.4%로 국정농단 사태 이후 약 2년5개월 만에 30%선을 회복했다. 특히 PK지역에서 44.7% 지지를 받으며 민주당(30.9%)을 앞서기도 했다.
한국당은 '단일화=야합' 전략으로 반격하겠다는 계산이다. 앞서의 당협 관계자는 "창원성산 지역구는 워낙 노동자 단결력이 좋아서 이미 진보진영 단일후보가 나오면 이기기 힘들다"며 "한국당 전략은 민주당과 정의당 등 후보 간 단일화를 야합으로 몰아 비판하는것에 집중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통영 고성의 경우 이군현 전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의원이 지난 20대 총선에서 다른 출마 후보 없이 '무투표'로 당선될 정도로 보수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하지만 김경수 지사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향후 석방 등 재판상황이 변화된다면 선거 판도에 변수로 자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