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현장에서 맞은 '사순절'

[앵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는 사순절이 시작됐습니다.

3.1운동 1백주년을 맞은 올해 사순절을 맞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남북 분단의 아픈 역사를 돌아보며 우리 민족의 진정한 부활을 묵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원도 철원에서 최경배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며 부활을 기다리는 사순절을 맞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고통과 인내의 한반도’를 생각하는 ‘사순절 평화순례’에 나섰습니다.

교회협의회 회원 교단과 단체에서 참여한 20여명의 그리스도인들은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를 찾아 분단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순절 평화순례 참가자들은 노동당사와 철길이 끊긴 월정역, 평화전망대 등을 돌아보고, 국경선평화학교를 방문해 평화를 이루기 위한 민간차원의 노력과 성과를 살펴봤습니다.

교회협의회가 사순절을 맞아 분단의 현장을 찾은 것은 3.1운동 1백주년을 맞은 올해
민족의 부활을 위해 일어섰던 3.1정신을 되새기며 아직 이뤄지지 못한 민족의 온전한 부활을 위해 기도하기 위해섭니다.

[인터뷰]
이홍정 목사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우리에게 역사의 부활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분단과 냉전을 극복하고 평화의 시대를 여는 것이 역사의 부활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를 되새기면서 우리가 지금 DMZ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꿈꾸고 기도합니다.”

[기자]
“이곳은 북녘 땅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소이산 정상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분단의 아픔이 서린 이곳에서 역사의 고통이 극복되고 진정한 부활의 기쁨이 우리 민족에게 임하길 기도했습니다.”

참가자들은 고난 속에서 용기를 낼 것과 평화를 약속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했습니다.

[녹취]
홍석민 목사 / 기독교대한감리회
“이제 부활의 산소망을 가지고 사순절을 보내는 이 때에 남과 북의 교회들이 한마음 한 뜻이 되어 서로의 막힌 담을 헐게 하시옵소서.”

또, ‘2019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사순절 메시지’를 통해 일제의 만행과 한국전쟁, 민주화 항쟁에 이르기까지 이유 없이 죽어간 생명들을 생각하며, 그리스도인들이 짊어지고 가야할 시대의 고난과 사명을 성찰했습니다.

[녹취]
이연일 목사 /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아직 온전한 자주와 해방을 이루지 못한 우리의 일상에, 생명이 경시되는 사회 전반의 구조에, 분단으로 고통 받는 한반도에 그리스도의 부활과 희망을 나누고 선언하는 사순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평화순례’로 사순절을 시작한 교회협의회는 다음달 고난주간에는 ‘노근리 학살지’와 ‘산내 골령골 학살지’,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등 민족 고난의 현장을 찾아 아직 끝나지 않은 역사적 고난을 돌아볼 예정입니다. CBS뉴스 최경배입니다.

(장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사순절 평화순례’ / 7일, 강원도 철원군
(영상취재 / 최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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