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관희가 오른발 족저근막염으로 시즌 아웃됐다. 이관희는 지난 3일 인천 전자랜드전이 올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됐다. 이미 지난달에도 족저근막염으로 2경기 결장했던 이관희다. 삼성 관계자는 "절뚝거리면서 걸어다닐 정도"라고 말했다.
올 시즌 이관희는 팀의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다. 43경기 평균 30분 가까이 뛰며 13.5점(3.8리바운드 1.7도움)으로 국내 선수 득점 6위에 올라 있다. 3점슛도 경기당 1.7개를 꽂아 국내외 선수 통틀어 7위를 달린다.
팀이 최하위에 처져 있지만 이관희는 고군분투했다. 삼성은 41살 최고참 문태영이 12.3점으로 그럭저럭 해주고 있지만 베테랑 김동욱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는 등 국내 선수 라인업에서 고전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 수비수였던 이관희가 비시즌 공격력을 장착해 올 시즌 에이스로 거듭났다. 더군다나 단신 외인 교체 등 팀의 외곽 라인이 크게 약해진 상황이라 이관희의 분전은 더 의미가 있었다.
그럼에도 최하위에 허덕이던 삼성은 시즌 후반 합류한 구원군들에 기대를 걸었다. 상무 제대 후 복귀한 임동섭과 김준일(202cm)이다. 이들은 2016-2017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의 주역들이다. 사실 삼성이 지난 시즌 7위에 이어 올 시즌 고전한 것도 이들의 군 입대 공백이 컸다.
특히 슈터 임동섭의 가세는 삼성 외곽 라인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돌파력이 좋은 이관희에 임동섭의 외곽포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이관희도 시즌 초반 "내가 경기를 풀어줘야 한다는 생각에 무리하는 경우가 있다"며 부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임동섭이 합류하면 이관희의 어깨가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들 만도 했다.
물론 D리그와 1군 리그의 수비력은 차이가 적잖다. 여기에 삼성 복귀 후 적응 기간도 필요했을 터. 그럼에도 임동섭의 모습은 아쉬움이 남았다. 최근 중동 원정에서 잇딴 3점포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기에 더욱 그랬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아직 적응이 되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면서도 "상무나 대표팀에서는 잘 터지다가 팀에 복귀해서는 생각만큼 잘 들어가지 않는다"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관희와 시너지 효과도 크지 않았다. 이관희가 볼을 돌리며 임동섭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모습도 적잖게 보였지만 파급력이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 감독은 "관희가 올 시즌 많이 성장한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혼자 해결하려는 경향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감독은 "훈련 때는 돌파 뒤 외곽으로 빼주기도 하지만 실전에 가면 다시 저돌적으로 가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워낙 근성과 투지가 좋은 이관희에게 동료를 살피는 시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관희가 시즌을 접으면서 임동섭과 호흡도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이 감독은 군 입대 전 슈팅가드(2번)였던 임동섭을 스몰포워드로, 이관희를 붙박이 2번으로 쓸 구상을 하고 있다. 아쉽게 올 시즌 막을 내린 이관희-임동섭의 외곽 라인. 과연 비시즌 호흡을 가다듬어 다음 시즌 끈끈한 '케미'를 선보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