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돈'(감독 박누리)의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누리 감독과 배우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이 참석했다.
'돈'은 오직 부자가 되고 싶은 꿈을 품고 여의도 증권가에 입성한 신입 주식 브로커 조일현(류준열 분)이 신화적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 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조우진은 불법과 탈법을 오가는 이들의 금융 거래를 추적하는 금융감독원의 사냥개 한지철 역을 맡았다.
류준열은 '돈'에서 조일현 역을 맡아 총 67회차 중 60회차에 출연하며 이야기를 끌어간다. 류준열은 "화면 안에서 저를 잘 도와주시고 감싸주시고 이렇게 저를 돋보이게끔 만들어주신 선배님들에게 참 많은 빚을 졌다.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형들, 친구들, 동생들한테 너무 연락하고 싶었다. 큰 가르침,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묻자 류준열은 "조일현뿐 아니라 모든 캐릭터를 저로부터 시작하려고 한다"면서 "(일현에) 너무 많이 공감됐고, 이 공감을 어떻게 표현하고 어떻게 관객분들과 나눌지 고민했다"고 답했다.
이어, "대본 자체도 많이 봤지만 계속 '돈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했다"면서 평소 현금을 잘 쓰지 않지만 돈을 뽑아서 책상에 두고 오랫동안 들여다봤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류준열은 "저도 돈이 없었다가 많았다가 부족했다가 넘쳤다가 아쉬웠다가 부족했다가 불안했다가 여러 감정이 들었고 (이 감정으로) 일현이랑 대화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어떤 면에서는 제 인생에 있어서 여러 가지 깨달음? 깨우침을 얻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돈에 휘둘리기보다는 내가 돈을 들고 휘둘렀으면 좋겠다, 내 삶이 돈의 방향에 끌리지 않고 인간 류준열로서 돈을 컨트롤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류준열은 "사실 요즘은 정말 사람 위에 돈이 있다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고, 큰 사건들을 접하면서 익숙해졌다. 이런 부분에서 재밌는 지점을 느꼈던 것 같다"면서도 "돈 위에 사람이 있지 않고, 사람이 돈 위에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속내를 알기 힘든 번호표 역을 맡은 유지태는 "연기자들은 뭔가 감정을 표출해야 연기했다고 생각할 때가 많지만 저는 절제 연기를 좋아한다. 그 감정이 감독, 제작자가 그리고 싶어 하는 결인지를 많이 생각한다"며 "감독님이 그리고 싶은 감정을 최대한 잘 그려내기 위해 제 욕심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전작에서도 금융 관련 고위 관료 역을 맡았던 조우진은 '국가부도의 날' 차관 역과 이번 '돈' 한지철 역의 차이점을 짚었다. 조우진은 "차관은 정치인이고 한지철은 성실한 회사원, 직장인으로 시작했다. 처음부터 사냥개였던 게 아니라 금융 범죄가 지능화되고 나빠지기 시작하면서 감정선이 극적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관은 야심을 품어서,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감추고 눌렀다면, 한지철은 본인의 정의감을 전혀 감추지 않고 끝까지 표출시킨다. 본인 외 다른 사람들, 특히나 범죄자들한테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 아닐까"라고 부연했다.
영화 '돈'은 오는 20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