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3만달러? 실제론 딱 반토막"

4인 가족 평균 연봉 7천, 평균 이하
작년 2.7% 성장률, "괜찮은 수치"
GNI 3만 달러면? 선진국 반열에 섰다
대외 신인도↑...앞으로 잘 유지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인철(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어제 들려온 경제 뉴스 하나 잠깐 짚어보고 가겠습니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 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섰다고 해요. 한국은행 발표를 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즉 GNI라고 하죠. GNI가 3만 1349달러. 그러니까 1년 전보다 5.4%가 는 겁니다. 오늘 환율로 제가 계산을 해 보니까 한 3500만 원이 되더라고요. 그러면 1인당 3500만 원이면 4인 가족이라고 그러면 12만 달러. 연 1억 3000만 원을 벌어야 된다는 소리인데. 갸우뚱하시죠? 우리가 그렇게 벌고 있는가?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되는 건가 좀 궁금하고. 또 이렇게 수치가 나오면 뭐가 바뀌는 건가. 우리 3만 불 시대에 과제는 뭔가 짚겠습니다.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 연결을 해 보죠. 이 소장님, 안녕하세요?

◆ 이인철>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단 좋은 일인 건 맞죠?

◆ 이인철> 맞습니다. 의미가 있죠. 가계는 좀 들으면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우리나라가 명실공히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는 지표기 때문에 축하할 만한 일은 것은 맞습니다.

◇ 김현정> 축하할 만한 일인 것은 맞습니다 하는데 조금씩 텀이 있어요. 뜸을 들이면서 말씀을... 그러니까 왜 그러냐면 저도 지금 질문을 드리려고 했는데 그래서 4인 가족이라면 1년에 1억 3000만 원, 1억 3000만 원 이상을 벌어야 된다는 소리인데 그렇게 벌고 있나요, 우리들이? 이렇게 생각하면 갸우뚱 된단 말입니다.

◆ 이인철> 맞습니다.

◇ 김현정> 이게 어떻게 나온 수치인가 싶은 거죠. 어떻습니까?

◆ 이인철> 맞습니다. 이게 가장 1인당 국민 소득 3만 달러에 진입했다라고 하지만 이게 국민들의 실제 소득이 3만 달러냐. 이 의미는 아니라는 겁니다. 가장 뼈아픈 대목이기도 한데요. 국민 소득이라는 게 가계가 벌어들인 것, 기업이 벌어들인 돈, 정부가 벌어들인 돈 모두 합한 겁니다. 그런데 정부와 기업은 소득이 늘었습니다만 가계는 평균 이하의 소득을 벌고 있다는 건데요.

◇ 김현정> 기업은 그렇다 치고 정부가 번 돈도 여기에 들어가요, 계산할 때?

◆ 이인철> 당연히 들어갑니다. 정부 세수가 예상 외로 지난해 25조 원 이상 더 걷혔거든요. 포함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게 경제 주체 가운데, 특히나 앞서 4인 가족 말씀을 하셨으니까 통계청에 우리 평균 근로자들의 수입을 보게 되면 지난해 4인 가족 월평균 수입이 584만 원이에요. 이걸 연봉으로 따지면 7000만 원이에요. 그러니까 4인 가족 기준 한 1억 3000-4000은 돼야지 3만 달러 시대의 평균을 하고 있는 건데 가계는 절반 정도 하고 있다는 겁니다.

◇ 김현정> 이게 괴리가 발생하는 거군요. 정부 수입, 기업 수입까지 다 넣다 보니까.

◆ 이인철> 맞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게다가 지금 청취자 문자도 들어옵니다만 잘 버는 사람들은 더 잘 벌게 된 것. 소득 양극화가 심화된 것도 원인이지 않습니까. 그런 문자 주시네요.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 이인철> 맞습니다. 가장 뼈아픈 대목이기는 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가 2.7% 성장을 했어요. 그러면 성장은 사실 3% 목표를 했습니다마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지만 정부는 그나마 꽤 괜찮다. 왜냐하면 이제 잠재 성장률이라는 얘기를 하는데요. 제가 이 얘기를 할 때는 고등학교 시절 100m 최고 기록에 비유를 하는데 정말 물가 감안하지 않고 국가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성적표예요. 이게 2% 중후반대까지 뚝 떨어졌다는 겁니다. 과거 10년 전만 하더라도 5-6%까지 올랐었던 잠재 성장률이 지금은 3% 미만. 그러면 그 2.7% 성장의 내면을 좀 들여다보면 수출과 정부 주도의 성장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게 맞다는 겁니다. 지난해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6000억 달러를 돌파했죠. 정부는 지난해 428조 원, 역대 최대 예산을 투입해서 성장을 견인한 것도 맞습니다. 그런데 국민 소득은 어디서 나오느냐. 일자리가 있어야지 나오는데 일자리가 굉장히 줄어들고 있어요.

◇ 김현정> 취업이 잘 안 되죠.

◆ 이인철>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뼈아프지만 소득은 늘고 있지만 양극화는 조금씩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박** 님 등등이 '그런 것 때문이군요. 3만 불 시대가 체감이 안 됐는데 그런 이유가 있군요.' 다든 다들 지금 이런 문자 보내주고 계세요. 줄**님도 '3만 달러라는 게 N분의 1로 우리가 버는 게 아니잖아요. 반드시 좋아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문자들을 보내주고 계시는데 여하튼 3만 불 안 됐을 때도 N분의 1로 안 나누는 건 마찬가지였고 그때도 잘 버는 사람은 잘 버는 거 마찬가지였고 그때도 정부 수입 다 여기 포함된 거 마찬가지였으니까 어쨌든 3으로 바뀐 것이 어떤 식으로든 국가 전체적으로 나아진 걸 수 있는데 이게 어떤 의미, 어떤 과제들, 뭐가 바뀌는 겁니까?

◆ 이인철> 일단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의 차이가 뭐냐. 기업의 부장급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것과 비슷합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이인철> 기업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면 달라지는 게 일단 개인 사무실이 있고요. 비서가 생깁니다. 차량이 주어지고요. 외국 출장은 비즈니스 탑승이 가능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게 경제에 어떻게 대입할 수 있는 거예요?

◆ 이인철> 1인당 국민 소득 3만 달러가 선진국 기준, 문턱으로 꼽히고 있거든요. 현재 전 세계에서 230여 개 국가가 있는데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은 곳은 우리나라까지 합쳐서 총 24개 국가입니다.

◇ 김현정> 그거밖에 안 되는군요.

◆ 이인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소득 양극화니 이것저것 다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3만 불 넘는 나라는 24개국밖에 없다. 그러면 대우가 달라져요? 우리가 뭐 좀 나아지는 게 있어요, 외교 관계에서?

◆ 이인철> 당연히 달라지죠. 왜냐하면 개인들한테는 달라지는 게 별로 없어요. 딱히 떡고물이 떨어지지 않는다. 일자리도 없는데, 나는 더 어렵다고 할 수 있겠지만 국가 차원에서 달라지는 게 꽤 있습니다. 일단 긍정적인 측면이 대외 신인도가 높아집니다.

◇ 김현정> 대외 신인도.

◆ 이인철> 우리나라가 외국에서 돈을 빌릴 때 신용도가 좋아지니까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주겠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다는 의미고요. 반대로 역할도 늘어나요. 선진국이 된 만큼 대외 원조 의무가 더 확대가 됩니다. 저소득 국가에 원조해야 되는 부담금 더 내야 되고요. 국제 기구들, IMF라든가 월드뱅크라든가 IBRD라든가 이 부담금 당연히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국가 차원에서 보면 일장일단이 있다. 그러니까 임원이 되면 회사 경영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커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청취자 윤** 님이 '그러면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어서 이렇게 됐다면 그 기업들이 다시 일자리 창출하고 돈을 좀 풀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국민들은 3만 불을 체감하지 못하는데 3만 불 시대가 됐다는 의미는?' 이런 질문 주셨어요.

◆ 이인철> 맞습니다. 지금 기업들은 사상 최대 규모의, 일부 기업이기는 합니다. 기업도 양극화가 있으니까. 그러나 반도체의 경우에는 지난해 워낙에 좋았으니까요. 우리가 반도체에 거의 수출의 4분의 1 정도를 의존하고 있으니까 이런 기업들은 사실 미래를 위해서 투자를 하는데 그 투자라는 게 인력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자동화를 위한 투자, 시설 투자. 이런 쪽으로 많이 쏠리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국내보다는 해외 쪽으로 더 많이 투자를 하고 있다라는 게 문제인 겁니다.

◇ 김현정> 그렇죠. 3만 불 시대에 돌입했다. 이 워딩만 들었을 때 하고 이인철 소장의 이런저런 분석을 들으니까 이게 느낌이 좀 다른데 3만 불을 넘겼다가 다시 밀려난 국가들도 있다면서요?

◆ 이인철> 맞습니다. 이게 유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인데요. 앞서 우리보다 3만 달러 시대를 먼저 열었던 이탈리아, 스페인이 좋은 본보기예요. 공통점이 유럽 국가다. 유럽 국가는 최근에 어려웠었죠, 재정 위기 때문에. 그러다 보니까 이들 국가는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2004년에 3만 달러 시대에 진입을 했는데 15년이 지난 지금도 2만 달러로 갔다가 다시 3만 달러 초반에 머물다가를 반복하고 있고요. 스페인은 아예 재정 위기 때는 오히려 2만 달러대로 후퇴한 케이스죠.

그러니까 견고한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외부에 굉장히 취약한 구조이기 때문에 국민 소득이라는 게 특히나, 우리 원화를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달러로 기준으로 하다 보니까 국가 경제가 흔들리면 환율이 흔들립니다. 그러면 같은 소득을 벌어도 착시 효과가 있어요. 원화가 지난해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에 똑같은 소득을 벌어도 우리는 상대적으로 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2만 9000달러가 아니라 3만 1000달러까지도 갈 수 있었다는 겁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권** 님이 '3만 불 시대에 들어섰다는 게 임원에 비유가 된다 그러셨는데 결국 임원들 품위 유지비가 나가는 거. 이런 게 일장일단에 해당하는 거군요,' 이런 비유를 주셨는데. 이인철 소장님, 적절한 지적이죠. 끝으로 그럼 일장일단이 있는데 그래도 3만 불 시대, 그러니까 3만 불 국가에 들어가는 게 좋은 건 맞죠? 유지를 해야 되는 게 맞죠? 득이 더 큰 거죠?

◆ 이인철> 당연합니다.

◇ 김현정> 당연한 거죠? 맞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잘 유지하면서 우리가 세계 시장에서 득 볼 것은 더 득 보고 더 앞으로도 국민 생활에까지 이어지도록. 보일러로 따지자면 윗목만 따뜻한 게 아니고 아랫목까지도 따뜻해지도록 이 불을 나눌 수 있는 이런 성장으로까지 연계시키는 것. 그게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까지 말씀을 듣죠. 고맙습니다.

◆ 이인철> 감사합니다.

◇ 김현정> 참조으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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