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는 국가재난, 마스크값 지원해주세요"

환기 못한 지 오래.."한국 못살겠다"
미세먼지 피난까지, 국가적 재난
마스크값도 부담..정부 지원 필요
모두 中때문? 국내요인 저감 노력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다운(군포시민),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대표(아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대한민국이 지금 미세먼지 속에 갇혔습니다. '최악이다, 최악이다' 한 지는 오래됐습니다마는 지금은 정말 최악입니다.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가 6일 연속으로 내려진 건 이번에 사상 최초인데요. 그래서 대안이 뭐냐. 이렇게 묻는다면 사실 지금 당장 실효성이 나타나는 어떤 대책도 없어 보입니다.

저희가 지금 정부 담당자한테 출연을 요청해 놓은 상태니까요. 조금만 기다려 주시고요. 일단 오늘은 이 상황이 어느 정도나 심각한지를 냉정하게 짚어보고 이 상황에서 우리가 각자 할 수 있는 뭔지 이걸 찾아보겠습니다.

먼저 시민 한 분의 목소리를 대표해서 좀 듣고 싶습니다. 이분의 목소리가 우리의 목소리일 수도 있어요. 뉴스쇼 애청자입니다. 뉴스쇼 앞으로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절절하게 토로해 온 분입니다. 경기도 군포시에 사는 박다운 씨 만나보죠. 박 선생님, 안녕하세요.

◆ 박다운>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주부세요?

◆ 박다운> 네, 저는 지금 주부이자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인데요.

◇ 김현정> 어떤 가게 하세요?

◆ 박다운> 저는 아이들을 돌보고 해 주는 블록방이라는 가게를 운영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면 거기서 아이들도 만나시고 학부모들도 많이 만나시겠네요?

◆ 박다운> 그렇죠. 많이 만나죠.

◇ 김현정> 그러면 주부 박다운 씨의 불편한 점, 하소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금 여러 학부모들의 하소연이기도 한 건데 '제일 불편하다, 요새 너무 힘들다' 가장 많이 말씀하시는 건 뭡니까?

◆ 박다운> 오셔서 일단은 밖에서 뛰어온다고 하시거든요. 뛰어오신다고도 하시고 들어오시면 일단은 고객님들이 이제 한국에서 너무 살기 힘들다. 이렇게 살아서 어떻게 사냐. 그런 말씀들 많이 하시고요.

◇ 김현정> 뛰어온다는 얘기는 바깥에 집에서 블록방까지 오는 그 사이 공기가 너무 답답해서.

◆ 박다운> 뛰어오시는 거죠. 왜냐하면 일단 놀이터는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걸어오시지도 못하고 정말 마스크, 코를 꽉 매고 뛰어왔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세요.

◇ 김현정> 그리고 한국에 못 살겠다?

◆ 박다운> 네, 한국에 못 살겠다. 큰아이가 있고 아기 둘째 가지신 분들도 종종 오시거든요. 그런 분들은 혹시나 기형아가 태어나지는 않을까. 꿈에서도 그런 생각을 한다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걱정을 많이 하는 모습을 많이 보죠.

◇ 김현정> 실제로 놀이터 가면 요즘 한산하다면서요.

◆ 박다운> 굉장히 한산하고요. 그리고 날씨가 가끔 좋을 때는 정말 아이들이 너무 많이 붐벼요. 왜냐하면 그날 하루라도 공기를 쐐야 된다는 생각에 굉장히 많고 그렇지 않으면 거의 나가지도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환기를 어떻게 하세요, 박다운 씨? 그런데 가끔 가다 집도 환기를 해 줘야 한다는데. 문 열면서도 상당히 불안하시죠?

◆ 박다운> 환기를 거의 못 해요. 그리고 전화가 와요. 혹시 선생님 죄송하지만 오늘 문 열어놓으셨나요? 창문 열어놓으셨나요 물어보세요, 고객님들께서.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블록방 오늘 문 열어놨냐고.

◆ 박다운> 네. 그래서 아니요. 저희 창문 꽉 닫고 공기 청정기 틀고 있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려요. 그렇게 문의 전화도 오고. 저 또한 집에서도 환기 못 하고요. 문 꽉 닫은 채로 공기 청정기를 24시간 풀가동하고 있죠.

◇ 김현정> 임산부들 중에는 그리고 아주 어린아이, 영아들을 둔 주부들 중에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아예 몇 달씩 공기 좋은 곳으로 미세먼지 피난, 이런 걸 가는 게 요새 유행이라던데 혹시 그런 얘기는 못 들어보셨어요?

◆ 박다운> 일부러라도 나가시더라고요. 언제부터 언제까지 미세먼지 안 좋다더라. 우리 잠깐 나갔다 오려고 하고 나갔다 오시는 분들은 실제로 많으시고요. 공항이 그냥 북새통이 이뤄지는 게 꼭 여행 목적만은 아니더라고요.

◇ 김현정> 미세먼지 피난을 떠난다, 아이들 때문에. 이게 사실 경제적인 여유가 되는 분들이 가는 거에 대해서 뭐라고 할 수가 없을 만큼 지금 미세먼지 상황이 안 좋고. 대다수는 시간이 안 돼서든 돈이 안 돼서든 그렇게 못 가는 거잖아요, 상황이. 그렇기 때문에 더 속이 터지는 거고.

◆ 박다운> 그럼요. 어려운 사람들은 이 공기 마시고 밖에서 왔다 갔다 이동하시는 분들은 그 공기를 그대로 흡수를 해야 된다는 말인 거잖아요. 이거는 정말 없는 사람들은 점점 몸까지 아파야 되는 그런 상황이라서 이건 정말 큰일 났다. 국가적인 재난이구나라는 생각까지 들어요.

◇ 김현정> 오늘 시민을 대표해서 목소리를 내러 나오셨으니까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 해 주시죠.

◆ 박다운> 빨리 정부 차원에서나 아니면 환경부라도 빨리 나가서 해결 방안을 빨리 찾으시면 좋겠고요. 그리고 지금 마스크가 굉장히 비싸요. (재정 상황이) 어려운 분들은 이 마스크를 사기도 쉽지 않으실 것 같아요. 좀 어려운 분들한테도 이런 마스크를 지원을 해 주신다든가 그런 부분을 정부 차원에서 빨리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박다운 씨, 고맙습니다.

◆ 박다운>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경기도 군포에서 자영업을 하는 주부세요. 박다운 씨를 연결을 해 봤습니다. 요새 주변에서 우리가 요즘 다 주고받는 이야기들이 이런 이야기들인 건데 그 이야기를 대표해서 박다운 씨가 해 주셨습니다. 그러면 정말 대책은 없는 건지. 이 상황이 심각하다, 심각하다 하는데 어느 정도인 건지를 냉정하게 짚어보려고 전문가 한 분 연결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의 공동 대표를 맡고 계시고 아주대 예방의학교실의 교수세요. 장재연 교수 만나보죠. 장 교수님, 장 대표님, 안녕하세요?

◆ 장재연>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교수님도 숨쉬기 힘들고 기침하고 막 이러세요?

◆ 장재연> 저는 그런 정도는 아닌데 모든 국민들이 지금 매우, 여러 날 미세먼지 오염도가 높다 보니까 힘들어하고 계시죠.

◇ 김현정> 저도 꽤 둔감한 편인데도 저도 목이 컬컬하고 그렇더라고요. 이 6일 연속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 발령이라는 게 이거 어떤 상태라고 보면 됩니까? 이게 처음 있는 일이라는데.

◆ 장재연> 미세먼지 농도가 지금 고농도고 그런 쪽으로 비상 저감 조치를 하면 좀 줄지 않을까 그런 건데. 전혀 줄지 않고 고농도가 지금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이제 국민들께서 더 힘드시고 그다음에 이게 언제나 개선될까 하는 이런 불안감에 더 심해지시는 거죠.

◇ 김현정> 선생님께서 분석하신 그래프를 제가 좀 봤어요. 그랬더니 70, 80년대에 대기 오염이 심각했다가 90년대 중반부터 나아졌다가 한 2013년경부터 다시 심해지더라. 이런 그래프 모양을 뽑으셨더라고요.

◆ 장재연> 70, 80년대는 저희가 집집마다 연탄 쓰고 그다음에 석유 쓰고 그다음에 대기 오염 규제는 제대로 안 했거든요. 자동차마다 다 매연 뿜고 했기 때문에 오염이 많이 심했죠. 그런데 대개 88올림픽을 계기로 해서 오염 물질 저감 노력을 꾸준히 하면서 계속 줄어오다가 최근 이제 한 5, 6년 동안 오염물질 개선 노력을 소홀히 하다 보니까 다시 오염 농도가 높아지거나 또는 비슷하거나 이런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때도 심각했어요, 잘 생각해 보면. 명동 거리 여러분, 그 도로 생각해 보세요. 진짜 뿌얬잖아요. 그냥 막 트럭에서 대기 오염 물질 뿜으면서 다녔잖아요. 그때 심각했어요.

(사진=연합뉴스)

◆ 장재연> 그렇습니다. 버스도 심각한 매연. 일반 자동차들도 대부분 그랬죠. 와이셔츠 하루만 입어도 새카매지고 그랬으니까.

◇ 김현정> 그랬어요. 저도 기억나요. 다만 그때는 워낙 우리가 잘살지도 못했고 대기오염 같은 부분에 둔감했기 때문에 조치를 제대로 못 해서 그랬다고 치더라도 그다음에 개선이 됐고 나아졌다면 그게 쭉 유지가 돼야지 왜 다시 올라가는 건가, 왜 다시 나빠지는 건가. 이 부분이거든요. 왜입니까?

◆ 장재연> 과거에는 오염 물질 배출을 많이 하는 공장이나 자동차가 있었다고 그러면 지금은 이제 그런 큰 것들은 해결은 됐는데 우리가 소비 같은 것들이 굉장히 늘었잖아요. 자동차 대수도 지금 2000만 대가 넘었고 그다음에 여러 가지 우리 전기도 많이 쓰고 이러다 보니까 소비하고 관련된 부분들이 증가를 해서 그런 오염 물질들이 우리 생활에 밀접한 부분에서 조금조금씩 나오는 것들이 많아졌죠. 그래서 그런 부분들은 사실 관리를 잘 못 한 부분이 있거든요, 아직.

◇ 김현정> 그러니까 오히려 70-80년대에는 굵직굵직한 것들만 잡으면 잡혔는데 작은 것들 여러 개가 모여서 심각해지니까 더 잡기가 어렵다?

◆ 장재연> 그렇습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정부가 규제를 법을 갖다가 제정한다든지 또는 제조회사들이나조차 자동차 회사에 규제만 하면 되는 거였는데 이제 국민 생활하고 밀접한 부분들 또는 기업으로 따지더라도 좀 영세한 기업이나 중소기업들 오염 물질 저감 장치를 달기 어려운 곳들 또는 자동차만이 아니라 선박, 이륜차 이런 것들이 남아 있거든요.

그리고 미세먼지가 직접적으로 배출되는 것도 있지만 질소산화물이나 휘발성 유기물질, 암모니아 이런 것들은 2차 생성의 원인이 되거든요. 그런데 이제 그런 부분을 우리가 관리를 못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지금 미세먼지 오염도를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죠.

◇ 김현정> 여러분, 여기에서 오해하지는 마십시오. 70-80년에도 나쁘고 지금도 나쁘니 그래도 괜찮은 거다가 아니라 둘 다 문제인데 지금이 더 어렵고, 해결이 어렵고 심각한 이유는 지금 말씀하신 이유들. 작은 오염원들 여러 개가 만들어서 치명적인 오염 상태를 만들었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더 어렵다. 이런 말씀을 하신 거예요.

◆ 장재연>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우리만 낮추면 됩니까? 지금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도 상당하다라고 의심하고 있고 실제로 중국에서 바람 부는 날 또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기도 하고 그래서요. 우리만 해서 되는가? 이런 의심 많이 하시거든요.

◆ 장재연> 의심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대부분 국민들이 우리 미세먼지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온다고 믿고 있고. 그것은 정부나 언론에서 또는 학자들도 그렇게 얘기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렇게 국민들이 믿으시는 건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죠.

그런데 또 한편으로 국민들이 정말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중국 미세먼지가 영향을 미친다는 건 사실인데 그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까 어제도 환경부 장관이 80%라고 얘기를 하던데 그런 부분은 정말 놀랍게도 어떤 신뢰성 있는 자료라든지 또는 국제 학술지에 실린 것이 없어요.

◇ 김현정> 환경부 장관이 발언하시는데 그게 그 구체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말씀하신 건 아니라는 말씀이에요?

◆ 장재연> 가장 쉬운 방법은 국제학술지에 내는 거거든요. 그런데 수십 년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중국발 미세먼지 주장을 정부가 하지만 그거를 신뢰성 있는 학술 논문으로 만든 적이 없어요.

◇ 김현정> 국제 학술지에 낸 적은 한 번도 없습니까, 이 데이터들을?

◆ 장재연> 그리고 이제 중국 대기질이 최근 5년 동안 40%가 줄었다는 건 국제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거거든요. 그게 줄었으면 우리 것도 한 다만 10%라도 줄어야 될 텐데 되려 늘었거든요.

◇ 김현정> 무슨 말씀인지 알겠네요. 중국의 영향을 안 받는 건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이 중국 탓이라고 하고 있기만도 어렵다. 그러면 뭘 할 수 있는 겁니까?

◆ 장재연> 평상시 오염을 줄이는 게 가장 확실한 고농도 오염 대책입니다.

◇ 김현정> 그럼 뭘 할 수 있습니까? 평상시 오염을 줄이는 방법.

◆ 장재연> 그러니까 연료 사용량을 줄여야 되고 친환경 연료로 교체해야 되고 또 소각을 줄여야 되는 건데.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소각을 이렇게 전국 대기가 이렇게 심각해질 정도로 우리가 소각을 합니까, 여기저기서?

◆ 장재연> 그러니까 평상시 오염 농도는 좀 낮은 것처럼 보이더라도 기상이 악화되면 이게 일종에 집 안에서 바비큐 하는 그런 꼴이거든요. 그러면 오염 물질 농도가 아주 높아져요. 대기 오염은 역사적으로 보면 어느 하루에 줄어드는 게 아니고 장기간에 걸친 노력에 의해서 꾸준히 주는 거거든요.

◇ 김현정> 같은 연장선상에서 보자면 이런 생각도 드네요. 그러니까 중국이 80%의 영향을 주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사실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그런 노력들에 대해서는 좀 소홀하게 되는. '해 봤자 우리 20%인데 이거 무슨 소용 있어?'가 되는 게 좀 있거든요. 그런 허탈한 감정 같은 게 있거든요.

◆ 장재연> 국민들도 무력감에 빠지고 희망이 없는 거잖아요.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우리가 노력을 하면 줄어든다라고 하는 확신이 있으면 노력을 하는데 중국 미세먼지는 중국이 열심히 줄이고 있는 것이지 우리가 줄일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우리 것을 줄여야 되는 거죠.

◇ 김현정>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중국이 잘했다. 중국의 영향이 아니다. 이 말씀은 아닙니다마는 중국 80%. 이렇게 해 놓고 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이 너무 줄어든다. 이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자.

◆ 장재연> 네, 그러다 보면 공기도 깨끗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죠. 교수님, 고맙습니다.

◆ 장재연>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환경운동연합 공동 대표시고요. 아주대학교 예방의학교실의 교수를 맡고 계신 장재연 대표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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