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미세먼지, 생활을 바꿨다

6일 연속 '최장기'·144㎍/㎥ '최고치' 갈아치워
미세먼지 피해 실내로만…장사는 직격탄
"7일 반짝 회복된 후 다시 농도 짙어져"

서울에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5일 서울 광화문사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날 서울·인천·경기 등에서는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5일 연속 시행된다.(사진=박종민 기자)
역대 가장 길고 심한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숨 쉬는 게 무서운' 바깥 공기에 시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6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강원, 대전, 세종, 충북, 충남, 광주, 전북, 전남, 제주, 대구, 경북, 경남에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수도권과 충청권은 엿새 연속으로 저감조치가 발령된 것으로, 지난 2017년 제도가 시행된 이후 처음이다.


농도 또한 역대 최악을 갈아치웠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전날 서울의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44㎍/㎥로, '매우 나쁨' 기준인 76㎍/㎥의 2배에 달한다.

정부가 초미세먼지를 관측한 2015년 이래 서울의 하루 평균 농도 최고치는 지난 1월 14일 기록한 129㎍/㎥였다.

◇미세먼지 피해 '안으로, 안으로'…장사는 직격탄

서울에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5일 서울 광화문사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날 서울·인천·경기 등에서는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5일 연속 시행된다.(사진=박종민 기자)
전국을 덮친 '미세먼지 포비아'는 이제 국민들의 삶도 변화시키고 있다. 시민들은 필수품이 된 마스크를 착용하고도 외출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일부 학교에서는 실외 수업 금지 조치도 내려졌다.

전날 오전, 평소 운동을 나온 주민들로 북적이는 서울 양천구의 한 공원에는 마스크를 쓴 주민 두 세명을 제외하고는 인적이 드물었다.

반려견과 함께 외출에 나선 김모(67)씨는 "강아지들을 산책시켜야 해서 굳이 나왔는데 목도 칼칼하고 눈도 침침해 빨리 들어가려 한다"며 발길을 서둘렀다.

야외장사는 직격탄을 맞았다. 200여개의 노점상이 모여 있는 명동거리의 노점상에는 간간이 외국인 손님들이 찾을 뿐 평소에 비해 손님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과일을 파는 심모(39)씨는 "아무래도 먼지가 많으니까 사람들이 적게 찾지 않겠냐"며 "장사하는 입장에서 마스크를 끼고 일하면 손님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내일 잠시 흩어진 후 주말 다시 농도 높아져"

최악의 미세먼지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날 경기남부·대전·세종·충북·전북의 미세먼지 농도를 '매우나쁨', 그 밖의 권역은 '나쁨'으로 전망했다.

대기정체로 미세먼지가 축적된 상황인 데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국외 미세먼지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7일 강한 북풍이 불 것으로 예상돼 잠시 미세먼지 농도가 옅어질 수 있지만 주말에는 다시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노약자는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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