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장관은 이날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서 "정상회담 둘째날 확대정상회담에 볼턴 보좌관이 배석한 것이 회담 결렬의 신호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첫날 친교만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한 얘기를) 문서로 만들면 돈 내고 보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합의가 다 됐다는 얘기"라며 그런데 갑자기 분위기가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러면서 "확대정상회담으로 넘어가는 장면을 보니 난데없이 볼턴이 앉아 있었다"며 "볼턴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매우 재수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또 "그 사람을 보면 인디언 영화에 나오는, 인디언을 죽이면서 양심의 가책없이 잘 했다고 하는 백인 기병대장이 생각난다"고도 했다.
정 전 장관은 "(미국이) 볼턴을 시켜 문턱을 높이니, 북한도 제재해제를 세게 해달라고 했을 것"이라며 "서로 문턱을 올리다가 더 못나간 것이다. 의도된 노딜, 결렬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영변 외 핵시설'에 대해 "연료를 만들기 위해 저농축 하는 것도 고농축으로 우기는 것이 아닌가(싶다)"며 "(김 위원장에 대해) '나쁜 놈 이미지'를 각인하려는 계산"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영변 외 핵시설' 발언에 김 위원장이 놀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선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자백하라는 식으로 하면, 김영철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거쳐 정상에게 보고된 것은 뭐란 말인가, 하는 표정을 김 위원장이 지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들통났구나' 해서 놀란 게 아니라 '말도 안 되는 것 가지고…' 이런 것 아니었겠느냐"고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