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비대위 "한유총, 문닫고 학원하려는 꼼수 의심"

개학연기 철회? "아직 안심하긴 일러"
부모들, 3일 연휴 날리고...'절박 재난'
어린 아이들..돌봄 교실 낯설어 못보내
손해배상 각 유치원에 청구하려고 준비
"내 아이가 치킨이냐. 유치원 공공성 강화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한메(전국유치원학부모 비대위 위원장)

저희가 어제 얘기를 좀 드리자면 유치원 사태가 아침부터 가장 큰 뉴스였죠. 그래서 한유총 측의 입장을 들어보려고 섭외를 일찍부터 들어갔습니다마는 임원진은 누구도 출연을 하려고 하지 않는 겁니다. 여론의 비난이 너무 강해서 누가 나서서 인터뷰를 하는 자체가 부담스러웠던 거죠. 시간은 계속 흘렀고요. 느낌이 좀 오더군요. 한유총 역사 여론을 정확히 알고 있구나. 이 무기한 개학 연기 투쟁이 오히려 역효과 낸다는 걸 인지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어제 오후 한유총은 ‘개학 연기 투쟁을 조건 없이 철회한다.’ 단 하루 만에 철회 입장을 낸 겁니다. 물론 형사 고발까지 하겠다는 정부의 강경 대응, 이것 때문이기도 하겠습니다만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평범한 학부모들이었습니다. 학부모들 얘기를 좀 들어보고 싶어서 저희가 작년 말에 꾸려진 전국유치원학부모 비대위라는 단체가 있더군요. 이쪽을 접촉해 봤습니다. 한 2000여 명의 학부모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는데 얘기 좀 들어보죠. 전국유치원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 김한메 위원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김한메>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전국유치원학부모비대위. 이게 어떻게 언제 만들어진 단체인가요?

◆ 김한메> 작년 12월에 저희가 결성이 됐는데요. 사립 유치원 비리 사태가 촉발된 이후로… 저희 집이 지금 동탄인데요. 작년에 여기 동탄에 있는 사립 유치원이 비리의 중심이 됐었습니다.

◇ 김현정> 맞아요. 동탄에 있는 유치원이 화제가 됐었죠.

◆ 김한메> 그쪽에 환희유치원이라든지 상당히 많이 있는데 그래서 저희 동탄 유치원 학부모들 중에 시위에 나섰던 분들도 상당히 있었고요. 그리고 국공립 유치원이 많이 필요하다는 그런 의견이 많아서 국공립 유치원 학부모님들 중심으로 해서, 저희가 온라인에서 모여 시작된 단체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다 순수한 학부모들만 모이신 거예요?

◆ 김한메> 그렇죠. 주로 학부모님들이시고 영유아 학부모님들. 그러니까 유치원에 아직 들어가기 전인 그런 부모님들도 좀 계십니다.

◇ 김현정> 그래요. 어제 한유총에서 개학 연기 투쟁을 시작하고 오후에 철회하고 그 과정들을 쭉 보면서 학부모들은 지금 무슨 얘기 하고 계세요?

◆ 김한메> 첫 번째는 사필귀정이다. 결국은 학부모님들이 승리했다. 너무 황당하고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거든요. 정리가 잘돼서 저희는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요. 두 번째는 다행이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에 이르다. 이런 의견도 상당히 많은 상황입니다.

◇ 김현정> 다행이다. 우리가 승리했다. 그런데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런 반전이 뒤에 있네요. 하나하나 좀 풀어보죠. 우선 지난 주말에 개학을 무기한 연기한다. 이 통보는 어떤 식으로 받으셨어요, 학부모님들?

◆ 김한메> 문자로 주로 받았는데요. 사실은 아무런 설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심지어 그 전날, 전전날 입학 설명회 같은 것도 다 있었고 했는데 아이들 데리고 입학식을 할 것이다. 이렇게 다 생각을 했는데 아무런 설명 없이 이 문자가 왔기 때문에.

◇ 김현정> 그러면 이게 아주 촉박하게 결정이 된 거였군요, 그 내부에서도? 입학 설명회까지, 오리엔테이션까지 다 진행을 했었다는 얘기는요?

◆ 김한메> 아니면 그전에 논의가 있었다면 완벽히 저희들을 속인 거죠. (결국) 3.1절을 낀 연휴였거든요. 그런데 지금 완전히 연휴가 송두리째 다 망가진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해서 문자 한 통 받고 맞벌이부부들은 주말 사이에 발 동동 구르시고 그랬던 거죠?

◆ 김한메> 그렇죠. 친할머니, 외할머니 심지어 이모할머니까지 총동원해서요. 왜냐하면 엄마, 아빠가 다 출근을 해야 되는 상황인데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 보니까 그런 아주 절박한 상황이었고요.

◇ 김현정> 아니, 정부에서는 무슨 돌봄 교실 신청하면 어떻게 모아서 아이들을 봐주겠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마는 그걸 완전히 의지하기는 어려웠던 건가요?

◆ 김한메> 어린 아이들이다 보니까요. 한마디로 우리 유치원이 아닌 다른 곳을 가야 된다는 걸 일단 설명을 해야 되는데.

◇ 김현정> 낯선 환경을 두려워하죠.

◆ 김한메> 아이들에게 부모로서 이 사태를 좀 설명을 하고 왜 우리가 거기에 가야 되는지 말을 해야 되는데 그 자체를 설명할 수가 없었어요.

◇ 김현정> 이해가 가요.

◆ 김한메> 굉장히 큰 어려움이었고 실제로 데리고 갔다 하더라도 너무나 낯설어해서 아이를 떼어놓고 올 수가 없어서 다시 돌아온 경우도 있고요. 그리고 아예 엄두가 안 나서 아예 휴가를 내고 포기하는 그런 어머님들도 상당히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초등학생만 돼도 돌봄 교실 이런 데 잘 떨어지는데 유아들은 어린이, 유치원생들, 유아원 아이들 이런 아이들은 유치원 적응하는 데도 사실 보름, 한 달씩 걸리는 아이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낯선 환경에 가서 오늘 하루는 여기서 있어라. 이렇게 말한다는 게 그럴 수 있겠네요. 쉽지 않을 수 있겠어요.

◆ 김한메> 맞습니다.

◇ 김현정> 이게 개학 연기 투쟁이 하루 만에 철회가 됐으니 망정이지 만약 그렇게 안 됐더라면 비대위에서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셨어요?

◆ 김한메> 만약에 가정이지만 일주일 이상 길어졌다면 저희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무조건 어떤 조치를 해야 된다. 이런 방침이 있었고요. 그래서 대규모 총궐기 대회도 진행을 하려고 했었고. 그다음에 또 한 가지는 구체적인 피해에 대해서는 손해 배상 소송을 하자라는 게 기본 방침이었습니다. 그래서 개별 유치원별로 상당히 진행을 하려고 했고요.

◇ 김현정>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하실 생각이셨어요?


◆ 김한메> 네.

◇ 김현정> 그러니까 경제적인 손해. 직장을 제대로 못 가서 그것 때문에 정신적인 피해당한 것까지 다 배상해 달라. 이렇게 하실 생각이셨고요. 그러면 진짜 이게 어마어마한 금액이 될 텐데요?

◆ 김한메> 또래 아이들은 이미 다 교육을 제대로 받고 수업을 받는데 그게 이뤄지지 않은 자체가 그게 엄청난 손해잖아요. 거기에 더해서 여러 가지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상당하다고 봐서 재정적 손실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위자료까지 다 묶어서 다 손해 배상 청구를 하자. 그런 상황이었죠. 신속하게 진행이 됐고요. 또 한 가지는 유치원비를 집단으로 환불 요구하자. 더 이상 신뢰가 붕괴됐기 때문에 아이들을 맡길 수가 없다. 그래서 입학을 취소하고 유치원비를 환불하자. 이렇게 학사 거부라고 하나요? 이런 단계까지 저희가 진행하려고 했죠. 실제로 만약에 일주일을 갔으면요. 그런데 다행히도 하루 만에 철회를 했기 때문에 상당히 지금은 완화된 그런 상태입니다.

◇ 김현정> 지금 제가 들으면서 손해 배상 청구를 개별 유치원들 상대로 들어가고 이렇게 되면 이게 개별 원장들한테 상당히 부담이 될 거기 때문에 이런 게 하루 만에 철회하는 데 영향을 준 게 아닌가 싶네요.

◆ 김한메> 네, 맞습니다. 개별 설립자나 운영자의 입장에서는 학부모님들이 직접 손해 배상 청구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엄청난 심적 부담을 지는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태에 조속한 해결에 큰 기여를 하지 않았나 그렇게 봅니다.

◇ 김현정> 이렇게 학부모들의 항의, 압력. 이런 것이 투쟁을 종료하는 데, 조기에 철회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금 이렇게들 분석이 되고 있는 건데요. 지금 한유총의 요구 사항은 이런 거예요. ‘에듀파인까지는 받겠다. 그러니까 국가 공인 회계 시스템까지는 받아들이겠는데 그동안 땅과 건물, 시설에 투자했던 비용에 대해서는 보상이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 그러니까 매달 시설 사용료 항목 하나 정도는 넣어야 된다. 설립자는 가져갈 수 있는 보상이, 금액이 하나도 없다. 그러니까 시설 사용료 항목을 넣어달라.’ 이런 요구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한메> 그런데 이미 일반 개인 사업자보다 세제 혜택 등 정부 지원이 너무 많습니다. 사실상 엄청난 특혜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리고 그 사립 유치원도 분명히 학교이기 때문에 그런 지금 사립 유치원이 현재 주장하는 그런 논리에 따르면 사립 초중고등학교들도 전부 다 설립자에게 그런 시설 사용료를 줘야 된다는 그런 논리가 성립하는데 완전히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보거든요. 특별히 무슨 사립 유치원만 사립초중고하고 다르게 대우해야 된다는 그런 이유는 정당한 사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또 하나는 시행령 부분에 대해서도 반발을 하는 건데 특히 ‘유치원 폐원 기준이 너무 까다롭다. 한유총의 정책위원 한 분 발언이 화제가 됐었어요. 치킨집 사장이 치킨집 문 닫는데 직원 3분의 2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소리나 다름없는 거다.’ 이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한메> 지금 현재 이분들이 이런 식으로 주장하는 저의라고 할까. 그 원인은 영어 유치원 등 이런 완전히 개인 사업자인 학원으로 변경을 좀 용이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 김현정> 유치원 문 닫고 영어 학원, 영어 유치원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영어 학원인. 학원으로 지금 다들 바꾸고 싶어 하는 거 아니냐. 그래서 빨리 문 닫고 싶은데 3분의 2 학부모 동의 받아오라니까 이게 지금 걸림돌이 돼서 이러는 거 아니냐. 이런 의심하시는 거예요?

◆ 김한메> 그렇죠. 예를 들면 영어 유치원 같은 경우에는 원비가 한 달에 100만 원이 넘거든요. 그런 것들을 해서 완전히 본격적으로 학원 같이 교육 장사를 하고 싶은데. 그것이 막히니까 이렇게 요구를 하고 있다고 저희들은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있는 거죠.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어제 학부모님들이 든 팻말 중에 이런 게 있더라고요. ‘우리 아이가 치킨이냐.’

◆ 김한메> 맞습니다.

◇ 김현정> 지금 학부모들 심정이 이렇구나. 정말 분통이 터지시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알겠습니다. 아까 전에 이것이 끝이 아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는 말씀을 하셨었는데요. 그럼 뭐가 더 이뤄져야 된다고 학부모들은 보시는지 핵심을 좀 설명해 주세요.

◆ 김한메> 이런 일들이 다시 발생을 안 하는 것이 되게 중요합니다. 재발이 되면 절대 안 되거든요. 그래서 유아 교육을 공공성 강화를 위한 유치원 3법 반드시 국회가 3월 회기 중에라도 반드시 통과를 시켜주시기를 간곡히 바라는 상황이고요. 그다음에 우리나라가 국공립 유치원의 숫자가 상당히 적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사립 유치원 의견도가 너무 높아서 툭하면 이렇게 단체 행동을 한다고 저희는 보고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보다 국공립 유치원을 늘려야 된다. 그게 꼭 필수적인 사항이라고 보고요. 마지막으로 짧게 말씀드리면 자꾸 유치원은 학교가 아니다. 그래서 심지어 치킨집이다. 이런 말까지 나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 차제에 이름 자체, 명칭을 학교를 명시해 달라.

◇ 김현정> 유치원 말고 이름 자체에도 유아학교로 바꿔버리자?

◆ 김한메> 네, 맞습니다. 그리고 더욱이 올해가 3.1 운동 100주년인데 유치원이라는 명칭은 청산해야 될 일제의 잔재거든요. 그래서 유아학교로 학교로서의 그런 명확한 정체성을 확립시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들어보죠. 학부모님, 오늘 고맙습니다.

◆ 김한메>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전국유치원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의 김한메 위원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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