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탁구협회 박창익 전무는 4일 "지난 1일 세계선수권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른 뒤 선수들의 의견을 들어봤다"면서 "도쿄올림픽 단일팀 출전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보인 선수들이 절반이 넘어 불가 방침을 대한체육회에 오늘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전무는 "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IOC가 남북 단일팀 추가 엔트리를 허락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선수들에게 피해를 줄 수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도쿄올림픽에는 남북한 선수단이 따로 출전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기대가 컸던 혼합복식 단일팀도 성사되지 못했다. 지난해 남북한 탁구는 장우진(미래에셋대우)-차효심(북측) 조가 혼합복식 단일팀을 이뤄 7월 코리아오픈에서 깜짝 우승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국제탁구연맹(ITTF) 왕중왕전 격인 그랜드파이널스에서도 준우승했다.
하지만 IOC는 올림픽에서 '1국가 1개팀' 원칙을 고수하면서 혼합복식 단일팀까지 불가한 상황. 박 전무는 "남북한이 올림픽 쿼터 1장씩을 따면 올림픽에 2개 조가 나설 수 있으나 단일팀을 이루면 1개 조만 출전한다"면서 "그러면 우리 남녀 선수 중 1명은 올림픽에 못 나가게 되는데 이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때문에 탁구는 지난달 남북 체육 장관과 IOC의 3자 회동에서도 도쿄올림픽 단일팀 종목에서 일단 빠졌다. 당시는 여자농구와 여자하키, 유도, 조정 등 4개 종목만 단일팀이 합의됐다.
1991년 지바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남북 단일팀 일원이었던 유남규 여자대표팀 감독은 "단일팀을 이루지 못할 상황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만 우리 선수가 피해를 보면 안 된다"면서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선수권 등 ITTF 주관 대회에는 단일팀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탁구는 지바세계선수권에서 단일팀으로 출전해 현정화와 리분희의 맹활약으로 여자 단체전에서 최강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지난해 5월 스웨덴세계선수권에서 전격 여자 단일팀이 결성돼 동메달을 따기도 했다.
다만 도쿄올림픽 단일팀이 전격 결성될 여지는 남아 있다. 박 전무는 "IOC가 단일팀에 대한 쿼터를 준다면 남북 단일팀을 이루지 못할 것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