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일부 카드사들의 일방적인 수수료율 인상에 강력 반발한다며 납득할 만한 근거 없이 인상을 강행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 등 5개 카드사와 오는 10일부터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3월부터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상을 적용한다는 카드사들의 일방적인 통보에 두 차례나 이의제기 공문을 발송하고 현행 수수료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수수료율 협의를 하자고 요청했지만, 신한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이 인상 근거에 대한 명확한 자료와 설명을 제시하지 않고 지난 1일 수수료율 인상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현대·기아차는 여신전문금융법 제 18조의 3 및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제25조의 4에 따르면 가맹점 수수료율은 객관적이고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정해야 하고, 가맹점 표준약관 17조에 따라 가맹점은 카드사가 일방적으로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상했을 때 게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계약 해지 상황을 피하기 위해 카드사들에게 수수료율에 대한 근거자료 제시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카드사들은 3월 1일부터 인상할 수 밖에 없다는 원론적 답변으로만 일관했다"며 "고민 끝에 일부 카드사 계약 해지로 인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주일의 유예를 두고 10일부터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수수료 인상 반대 이유로 카드사보다 낮은 영업이익률을 들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IFRS 적용 이후 최저치인 2.5%다. 금융 등을 제외한 자동차부문 영업이익률은 이보다 더 낮은 1.4%"라면서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지난해 ROA(총자산이익률)는 1.88%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 이익률이 국가 기간산업 자동차업계 1위 현대차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자동차업계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국GM은 4년간 총 3조원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와 판매급감으로 실적악화를 겪고있어 일방적 수수료율 인상에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라며 "쌍용차도 8분기째 적자"라고 말했다.
다만 유예기간과 해지 후라도 카드사들이 요청할 경우 수수료율 협상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제안을 수용한 BC카드와 NH농협카드, 현대카드, 씨티카드와는 기존 수수료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적정 수수료율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