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리더십 시험대 오른 황교안…4월보궐 '셀프 차출?'

황교안, 4·3 재보선 경남 창원성산 차출설 솔솔
'원외 당대표' 리더십 한계…"정치 검증 받아야"
인적쇄신·계파청산 동력 필요…5·18 징계도 시험대
"지역 함부로 도전 패착" 반론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사진=자료사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4·3 재보선 경남 창원성산 '차출설'이 당내에서 솔솔 나오고 있다. 그의 리더십을 본격 검증할 시험대라는 얘기도 나온다.

원외인사이자 정치신인인 황 대표가 원내에 진입해야 강력한 당권을 쥐고 당의 위기 수습과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1999년 6·3 재보선에서 서울 송파갑에서 당선됐다는 점도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2·27 전당대회에서 황 대표는 입당 43일만에 당대표로 선출됐다. 법조인 경력은 굵지만 정치인으로서는 신인이고 게다가 국회의원도 아닌 원외 인사다.

이 때문에 '원외 당대표'인 이상 리더십이 한계를 맞을 것이라는 얘기가 일찍부터 나왔다. 비대위 체제에서 4개월여 동안 대여투쟁을 해온 나경원 원내대표와 손발이 맞을지 우려도 제기된다.

이를 돌파할 수 있는 카드로 제기 된 것이 '4·3 재보선 경남 창원성산 차출설'이다. 보수에 있어서 '험지'인 창원 성산에 도전해 리더십을 검증해야 한다는 것.


창원 성산은 제17대, 제18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당선되고, 제20대 총선에서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당선되는 등 진보 지지세가 강하다. 제19대 총선의 경우 강기윤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후보가 승리했는데, 진보진영 단일화 실패가 일부 작용했다.

한국당 한 중진의원은 "법조인 황교안은 능력이 출중하다고 보지만 정치인 황교안은 아직 모른다"며 "창원성산이 능력과 지도력을 증명해보이는 기회일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상당하다"라고 말했다.

정계입문 과정이 비슷해 비교 대상에 오르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재보선을 통해 여의도에 입성했다. 이 전 총재는 1998년 8월 전당대회에서 55.7%의 득표로 당권을 차지했다. 의원직이 없었던 그는 1999년 6·3 재보선 서울 송파갑에 도전해 당선됐다. 원내 진입이자 강력한 총재 리더십으로 2002년 대선까지 직행했다.

의원직 없이 50%의 득표율로 당권을 차지해 향후 대선까지 노리는 황 대표에게 '이회창'을 모델로 삼을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인적쇄신, 계파청산 등 현재 황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들은 더욱 강력한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최근 황 대표는 당직 인선 과정에서 '잡음'이 제기된 바 있다. '보수통합', '무계파' 등을 강조했지만, 첫 당직 인사로 사무총장에 '원조 친박'인 한선교 의원을 앉히는 등 벌써부터 '탕평'과 어긋나고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한국당 한 의원은 "당 대표가 임명할 수 있는 가장 요직이 사무총장인데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상징적으로 탕평 인사라고 보일 수 있는 포인트를 날린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친박 지지세를 업고 당권을 잡았기에 친박을 물갈이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당 안팎의 시선이다. 자신이 먼저 재보선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쇄신의 동력을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황 대표에게 당면 과제인 5·18망언 징계에 대한 '교통정리'도 결국 힘 있는 리더십에 달렸다. 5·18 망언으로 논란이 됐던 김순례 의원은 2·27 전당대회에서 태극기 부대의 지지를 이끌며 최고위원에 3위로 입성했다. 앞서 한국당은 5·18 망언 당사자인 이종명 의원에게 제명 조치를 내렸으나,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해선 전당대회를 이유로 징계를 유보했다.

황 대표는 지난달 28일 첫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 후 기자들과 만나 "(김순례 의원 징계는) 절차가 있으니까 절차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최고위원인 만큼 강력한 징계가 가능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상당하다.

반면 황 대표의 재보선 차출론 기류 속에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섣부른 도전이 패착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한국당 한 중진의원은 "이미 창원 성산은 강기윤 전 의원이 지지율에서 선두를 다툴만큼 기반을 닦아놨기 때문에 오히려 상처를 줄 수 있다"며 "정치신인인만큼 아직은 황 대표가 지역보다는 당 진로와 비전문제 등 전체를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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