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美 홀리스터 협곡 살인 미스터리 추적

사진=SBS 제공
지난 2017년 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작은 도시 홀리스터의 한 협곡에서 동양인 여성 시신이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 피해자는 20여년 전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빨래방을 운영하던 재미교포 김선희(가명)씨였다.

이 사건은 김 씨 두 딸의 신고로 세상에 드러났다. LA에 사는 두 딸이 매일 안부를 주고받던 어머니 김씨와 갑자기 연락이 끊기자, 부모 집을 찾아갔다가 어머니가 사라진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무차별 폭행을 당한 뒤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김씨 사인은 둔기에 의한 뇌손상으로 밝혀졌다.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빨래방을 운영하며 누구보다 성실한 삶을 살아 온 그를 처참한 죽음으로 내몬 이는 누구일까.

2일(토)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이 사건 살인 용의자들을 만나 그날의 진실에 한 발 더 다가선다.

"부검 중에 외상이 많이 발견됐어요. 팔, 어깨, 턱, 머리, 갈비뼈까지 외상이 많이 있었어요." - 사건 담당 수사관 인터뷰 중에서


2017년 12월 6일 경찰은 김씨를 살해한 혐의로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그들의 정체는 김씨 남편 지 모씨와 그의 이종사촌 최민주(가명)씨였다. 그러나 체포된 이들의 진술은 완전히 엇갈렸다.

용의자 최씨는 사건 당일 샌프란시스코로 입국해 또 다른 용의자 지씨 집에 방문했다. 지씨는 사촌 동생 방문을 미리 알리지 않아 아내가 불만을 품고 있었고, 자신이 아내 몰래 한국에 있는 최씨 가족에게 돈을 송금한 사실까지 알게 돼 크게 화난 상태로 언쟁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그때 최씨가 창고에서 야구 배트를 가져와 아내 머리를 가격했고, 넘어진 아내를 20~30차례 더 가격해 숨지게 했다는 것이 지씨 입장이다. 그는 최씨와 함께 시신 유기 장소를 물색한 것은 인정했지만 살해와 시신 유기는 최씨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씨는 자신이 지씨 집에 방문했을 때부터 김씨는 본 적도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땅에서 살해 용의자로 지목돼 너무도 당황스럽고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 정황증거 넘치는데 직접증거 오리무중…두 용의자 치열한 두뇌게임

"우린 그 둘(지씨와 최씨)이 애정 관계라고 보고 있습니다." -사건 담당 수사관 인터뷰 중에서

경찰은 당초 이 사건에서 실종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였지만 지씨와 최 씨 행동에 수상함을 느껴 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지씨 집을 압수수색했다. 그 과정에서 김씨가 집에서 살해됐다는 여러 정황 증거들을 확보했다.

경찰은 살해 현장으로 추정되는 주방 쪽 카펫 일부가 잘려 있었고, 그 부분과 일치하는 카펫 조각을 시신 근처에서 발견했다. 발견된 카펫에는 피해자 혈흔도 묻어 있었다. 또한 피 냄새에 반응하는 탐지견이 지씨 자택 주방과 시신을 옮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트렁크 등에서 반응을 보여 살해 정황은 더욱 뚜렷해졌다.

여러 정황 증거들 덕에 일사천리로 해결될 것 같았던 사건이지만, 용의자로 지목된 두 사람 모두 범행을 일체 부인하고 있는데다 범행에 사용된 도구가 발견되지 않아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사건 발생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재판이 열리지 않아 예비심리만 이어지고 있다.

직접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1급 살인으로 기소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들이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지씨와 최씨 양측 변호사 모두 서로 무죄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각자 다른 근거로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두 살인 용의자. 1년 넘는 수감기간 기도하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는 최씨와 사건기록을 보며 공부하고 있다는 지씨. 직접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수사기관을 상대로 치열한 두뇌게임을 벌이고 있는 진범은 이들 중 대체 누구일까.

이번 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그 진실을 파헤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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