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은 화물선 선장에 대해 음주운항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 광안대교 가로·세로 3m 파손…한 달 동안 정밀진단
정밀 안전진단에는 한 달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진단 결과에 따라 보수·보강 방안을 결정해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오는 3일까지 구조분야 전문가인 부경대 이환우 교수와 한국해양대 경감수 교수 등 관계자들이 구조 검토를 진행한다.
검토 결과에 따라 3일 오후 광안대교 49호광장 진입로 개방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광안대교는 씨그랜드호와 충돌해 10~11번 사이 교각이 가로와 세로로 각각 3m씩 찢어지는 등 파손됐다.
시는 파손 부위에 구멍을 뚫어 추가 균열을 막는 긴급 보수 작업을 벌였다.
또 사고 직후 부산시설공단 이사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수습 대책본부를 꾸렸다.
시는 정밀 진단과 해경의 사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법적 조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선장 혈중알코올농도 0.086%25 상태로 항해 지시…해경 "구속영장 신청 예정"
해경에 따르면 씨그랜드호는 28일 광안대교와 충돌하기 전인 오후 3시 45분쯤 부산 남구 용호동에서 정박 중이던 요트 3대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요트에 타고 있던 승선원 등 3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요트를 들이받은 씨그랜드호는 이후 방향을 돌려 광안대교로 돌진했다.
충돌 이수 해경은 수사관을 급파해 씨그랜드호와 선장 A씨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선장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086%의 만취 상태로 확인됐다.
배를 직접 운전한 항해사와 조타수는 술을 마시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이 배가 광안대교로 향한 이유에 대해 추궁하자 A씨는 "조타실에서 지휘를 내렸지만 배를 안전한 각도로 유지할 수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술은 사고가 난 뒤에 마셨다"며 "요트 한 척과 충돌한 것은 인지했지만 나머지 두 척과 충돌 사실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이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조타실 총 책임자인 선장 A씨가 술을 마시고 조타실을 지휘해 항해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고 이는 음주 운항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씨그랜드호가 항계를 벗어나지 않았고 사고 직후 VTS(해상교통관제센터)를 호출한 점을 바탕으로 사고 후 도주한 혐의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경은 판단했다.
또 선박 안팎의 CCTV와 VDR(Voyage Data Recorder) 자료를 확보해 분석하는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27일 오전에 부산에 입항한 씨그랜드호는 하루 뒤인 28일 블라디보스토크로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부산 남구 앞바다에서 요트 3대를 들이받은 뒤 광안대교와 충돌하는 사고를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