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지적받았던 '시민 없는 시민단체'에서 '시민 있는 시민운동으로!'의 탈바꿈.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공동대표 김영진 이진희 장수찬, 이하 대전참여)가 올해부터 일반 시민이 직접 권력 감시 분야를 제안하면 단체가 그 동안의 인적·물적 네트워크와 노하우, 예산 등을 지원하는 방식을 도입키로 했다.
그 동안 활동을 단체를 통한 이른바 '위임 운동'으로 본다면, 대전참여가 도입한 방식은 '직접 운동'인 셈.
누구나 시민운동에 직접 참여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운동의 플랫폼 역할을 맡는 한편 단체는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활동한다는 게 대전참여의 복안이다.
1995년 출범 후 24년 만의 변화로 전국 시민단체 중 첫 시도다.
▲ 위임(?) 아닌 직접 감시 = 바뀌는 건 감시의 주체다. 단체 상근 활동가들이 기존 감시자였다면, 감시 분야를 제안하는 시민이 직접 감시자로 활동하게 되는 것.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시민단체 회원이 아니더라도 시민이면 누구나 원하는 권력 감시 대상과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단체는 필요성과 긴급성 등을 감안해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선정된 경우 제안한 시민이 직접 감시자(시민활동가)로서 사업을 주도하게 되며 단체는 인건비를 포함한 예산과 노하우는 물론 사업 과정에서 필요한 사람 혹은 단체 등 네트워크를 지원한다. 장기적으로는 사업별 펀딩도 검토 중이다.
시민이 직접 주제를 선택해 시민활동가로 활동하고, 사업과정 역시 모두 기록 및 공개해 문제 개선은 물론 결과를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 뭘 감시하나 = 감시 대상은 바뀌지 않는다.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시·구의회 등 정치권력과 대전시와 자치구, 공기업 등 행정 권력이 주요 감시 대상이다.
이 밖에 다양한 기득권도 감시 대상으로 제한은 없다.
주제는 고정형과 개방형으로 나뉘는데 지난달 14일 진행된 2019년 정기총회에서 주민자치회와 대전시와 자치구 감시와 관련된 고정형 주제가 결정됐다.
개방형 주제는 반사회적·반인권적인 게 아니라면 어떤 주제도 가능하며 다음달 1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제안 받는다.
▲ 앞으로 사무처는 = 대전참여는 이번 운영 방식 변경과 함께 조직도 개편했다. 상근 활동가가 기존 4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사무처장을 제외하면 사실상 상근 활동가는 한 명인 셈이다. 줄어든 인건비는 위에서 언급된 시민활동가 사업에 투입된다.
감시활동을 접는 것은 아니다. 감시활동을 시민활동가들에게만 맡겨 두는 게 아니라 정치 및 행정을 포함한 다양한 권력들에 대한 감시는 사무처의 여전한 핵심 과제다. 시민 개인 차원에서 추진하기 어려운 주제 혹은 장기적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올해 대전시의 주민참여 예산은 100억 원으로 지난해(30억 원)의 3배가 넘는다. 하지만, 이를 감당할 역량을 갖추기에는 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시민단체 안팎의 평가.
대전참여는 주민참여 예산제 등 행정 중심에서 주민 중심으로 전환하는 주민자치에도 역량을 기울일 방침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시민들의 직접 감시활동을 위한 플랫폼 역할에 방점을 찍는다.
김정동 사무처장은 "시민 없는 대행 혹은 위임 운동이 아니라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그래서 더 많은 주체들이 더 다양한 주제로 더 많은 감시 활동을 벌일 수 있는 '시민있는 시민운동'을 위해"라고 이번 도전 의미를 설명했다.
김 처장은 그러면서 "권력 감시 뿐 아니라 주민 참여 역시 중요한 시민활동가의 방향"이라며 "우리의 시도가 지역의 시민사회운동 변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