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말뚝…일제의 풍수침략인가, 단순 측량기구인가

백두대간 지리산 접경지, 쇠말뚝 무더기 발견
민족 정기 끊기 위해…일제의 풍수 침략 추정
박정희·김영삼 정권, 대대적으로 쇠말뚝 제거
3·1운동100년, 정부가 쇠말뚝 논쟁 해소해야

남원시 인월면 뱀사골 계곡에서 발견된 쇠말뚝.
쇠말뚝, 민족의 정기를 빼앗기 위한 일본의 만행이었을까. 아니면 단순한 측량기구였을까.

지난 26일 오전 11시 전북 남원시 인월면 뱀사골 계곡. 바위 곳곳에는 갈색빛의 쇠말뚝이 박혀 있었다.

시멘트로 땜질된 쇠말뚝.
굽은 모양의 쇠말뚝도 보였다. 쇠말뚝을 쉽게 뽑지 못하도록 콘크리트로 땜질한 곳도 있었다.


(사)전통문화보존회 이계석 이사장은 "일제가 조선의 정기를 끊기 위해 박은 말뚝이 아직도 우리 땅을 누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두대간과 지리산과 맞닿는 곳에만 쇠말뚝 수십 개가 박혀 있다.

남원시 대강면에서 발견한 쇠말뚝.
바위에 박힌 쇠말뚝을 뽑는 모습.
고리형으로 된 쇠말뚝.
이 이사장은 지난 2011년 남원 대강면 사석리 산 정상에서 고리형으로 된 쇠말뚝을 발견했다.

그가 발견한 쇠말뚝만 70여 개에 달한다.

하지만 일제의 풍수 침략인지, 지형 측정인지, 공사 잔존물인지 등은 확인되진 않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중에는 한반도를 영구 식민지화 할 목적으로 한 일제의 쇠말뚝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민족정기선양위원회 소윤하 위원장은 "망치로 두드리면 청명한 소리가 나는데, 일본이 박은 말뚝은 쇠의 재질이 조밀한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달궁 왕궁터 계곡의 쇠말뚝.
신문지 길이의 쇠말뚝.
소 위원장이 34년간 제거한 쇠말뚝만 395개에 달한다.

그는 "당시 일본이 남긴 기록이 없어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구전(口傳)조사를 통해 상당수는 일본이 쇠말뚝을 박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과거 박정희·김영삼 정권에서는 '역사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 쇠말뚝 제거에 나서기도 했다.

소윤하 위원장과 이계석 이사장 모두 쇠말뚝에 대한 정확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소 위원장은 "쇠말뚝을 잘라서 연대 측정을 의뢰하면 누구의 소행인지 할 수 있다"며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시점에 정부가 쇠말뚝 논쟁을 정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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