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매체들 회담결렬에도 차분한 보도…"북미 발전 위한 생산전 대화"

北, 2차 회담 관련 '결렬' 등 비판적 언급 없어
"회담, 북미 간 새로운 도약 계기돼"
북미 양국 모두 추가 회담 '불씨' 살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1일 새벽(현지시간) 제2차 북미정상회담 북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된 데 대한 입장 등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 (사진=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이 공동 합의 없이 사실상 결렬됐음에도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미국에 대한 비판적 언급 대신 추가 회담에 기대를 내비쳤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베트남 하노이에서 회담을 진행한 소식과 함께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더욱 두터이 하고 두 나라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상봉을 약속하며 작별인사를 나눴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관계의 획기적 발전을 위하여 생산적인 대화들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제재완화와 비핵화 조치의 범위 및 내용 등을 두고 미국과 이견이 드러났음에도 비난 대신 이번 회담 자체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한 셈이다. 나아가 추가 회담 개최에 여지를 남기며 현 상황을 '결렬' 등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통신은 "두 나라 사이에 수십여년간 지속된 불신과 적대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해나가는 데서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이를 토대로 북미 관계개선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는 데서 나서는 실천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건설적이고 허심탄회한 의견교환을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북미 관계의 새로운 역사를 열어나가는 여정에서 피치 못할 난관과 곡절이 있지만 서로 손을 굳게 잡고 지혜와 인내를 발휘하여 함께 헤쳐나간다면 북미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 무산 이후 귀국길에서 계속 노력하겠다고 표현한 것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의 '몇 주' 내로 합의를 이룰 것을 시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날 새벽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긴급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일정 부분 견제성 발언을 한 것과도 대비되는 대목이다.

리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전면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며 "우리가 제안한 것보다 더 좋은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인지는 이 자리에서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6면중 1,2면에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사진 13장을 싣고 진행된 회담 내용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1면에는 단독정상회담 사진 4장이 실렸는데 두 정상이 악수로 첫인사를 나누는 장면부터 원탁 회담을 하는 장면까지 시종일관 미소를 띤 모습들로 채워졌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사진=노동신문 캡처)
이어지는 2면에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회담 직후 회담장인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4분간 진행한 정원 산책 모습과 곧이어 진행된 확대회담 등 사진 9장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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