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완상(전 부총리, 3.1 운동 및 임시 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 위원장)
'우리는 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한다. 이로써 세계 만국에 알리어 인류 평등에 큰 도의를 분명히 하는 바이며 이로써 자손만대에 깨우쳐 일러 민족의 독자적 생존에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려 가지게 하는 바이다.' 제가 지금 기미 독립 선언문의 일부를 읽어봤습니다. 언어는 시대에 따라서 조금 바뀌었지만 지금 다시 읽어도 100년이 지나 다시 읽어도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문구들인데요. 오늘 3.1 운동 100주년의 날입니다. 앞에서 북미 정상 회담 관련돼서 좀 안 좋은 소식들 많이 전했습니다만 그래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날이죠. 챙길 건 챙겨야 합니다. 그것도 100주년이 되는 오늘 말이죠. 그래서 특별한 분 모셨습니다. 3.1 운동 및 임시 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사업 추진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계세요. 한완상 위원장, 한완상 전 부총리 오늘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한완상 위원장님, 어서 오세요.
◇ 김현정> 오늘 정말 뜻깊은 날이잖아요, 위원장님. 그렇죠? 사실은 제가 오늘 모시면서 같이 박수를 치면서 (웃음) 3.1 운동의 100주년도 기념하고 하노이에서 들려오는 소식도 기뻐하고 이러면서 인사를 나누겠구나 했는데. 왜 하노이에서 일은 이렇게 얽힌 것부터인지 논평을 한 줄 듣고 싶습니다.
◆ 한완상> 하노이에서 이렇게 생기는 것은 어떤 구조적인 흐름. 이런 것으로는 예측하기가 힘듭니다. 그러니까 그 관계되는 사람들, 주역들의 특별한 성향의 입장에서 보면 놀랄 것도 없죠.
◇ 김현정> 성향? 트럼프, 김정은 위원장 두 정상의 성향?
◆ 한완상> 그러니까 트럼프와 김정은 위원장이 서로 같은 과에 속한다 그랬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한완상> 그런데 이제 트럼프의 특징이 뭐냐 하면 성격이 굉장히 예측하기 힘든 분이에요. 리얼리터쇼를 통해서도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쇼를 하면서.
◇ 김현정> 리얼리티쇼의 진행자이기도 했으니까.
◆ 한완상> 그렇죠. 역사적인 리얼리티쇼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진짜.
◇ 김현정> 리얼리티쇼가 현실에 등장한 것 같다.
◆ 한완상> 그렇지. 역사적인 현실에 등장하는 것 같으니까 진짜 리얼리티쇼 같아요. 이게 쇼라면 또 후일에 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있죠. 쇼는 쇼이니까. 또 (트럼프 대통령이) 화난 건 자기의 변호사였던 코언이 의회에서 증언한 것이 그게 아주 정말 파격적입니다.
◇ 김현정> '정신병자다, 사기꾼이다, 다 거짓말이다.' 이랬거든요,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 한완상> 거기에 대해서 굉장히 격노해서 마음이 심히 불안했을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심기도 불편하고 여기에 하노이에 집중하기에는 미국에서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 김현정> 그래서 말입니다. 이게 국내 상황이 이렇게 벼랑 끝까지 몰려 있으니까 오히려 하노이에서 뭔가 성과를 반드시 내서 갈 거라고 사실 어제는 기대를 많이 했었거든요. 그런데 결국은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가지고 가야 하는데 거기까지 안 닿으니까 할 수 없이 깬 거 아닐까요.
◆ 한완상> 그것도 있지만 절박한 수준이, 두 분 다 절박합니다.
◇ 김현정> 절박하죠.
◆ 한완상> 높기로 말하면 트럼프가 (절박함이) 더 높죠. 높은데 양보를 안 해 주니까.
◇ 김현정> 김정은 위원장이.
◆ 한완상> 안 해 주니까 자기가 늘 말하는 대로 직감과. 직감이라는게 그 사람이 말하는 '거츠'거든요. 머리에서 나오는 게 명령이 아니고 창자에서 나오는 명령이거든요. 그걸 직감 혹은 배짱 혹은 그걸 용기라고도 할 수 있고 좋게 말하면. 감각적이죠.
◇ 김현정> 그렇죠. 동물적인 감각 있잖아요, 트럼프가.
◆ 한완상> 그게 있죠. 그걸로 판단 내린 거죠.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영원히 깨지는 않을 겁니다.
◇ 김현정> 그건 아닐 거라고 보시는 이유는?
◆ 한완상> 지금 트럼프가 목적으로 삼는 것이 2020년 대통령 재선이거든요. 재선에 어느 것이 도움이 되는가. 이렇게 깸으로써 또 다른 용기를 보여줬다, 약하지 않다, 나 강하다. 이걸 보여줄 수가 있죠. 그러면 자기를 지지하는 기본적인 계층 있잖아요. 이런 사람들 마음도 붙잡고 동시에 리버럴한 사람들(자유주의자들)도 붙잡는 거죠. 독재자하고 선을 그을 때는 확 끊는구나라고 해서 그런 판단을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 이 위기를 우리 대통령이 또 잘 수습할 수 있는 입장이 되면 좋죠.
◇ 김현정> 좋은 말씀입니다. 이런 가운데 3.1절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사실 오늘 모신 건 이것 때문에 3.1절 100주년. 정말 뜻깊은 날인데 3.1운동, 3.1절이 무슨 날인지 모르는 한국 사람 없고요. 민족 대표 33인이 독립 선언서 만든 거 다 아는 일이고 3.1 만세 운동 그래서 전국으로 퍼져나갔던 것 다 아는 일이고 유관순 열사 알고. 그런데 그래서 그게 어떤 의미인가라고 묻는다면 한완상 위원장께서는 무슨 말씀을 하시겠습니까?
◆ 한완상> 이건 대단한 의미인데요. 대단한 의미를 말하기 전에 제가 하나 더 이야기하고 싶어요. 이 대단한 의미가 지난 100년간 제대로 전달이 안 됐어요. 그것부터 이야기해야 그다음 대단한 걸 이해할 수 있는데. 그러니까 36년간 일제 강압적인 통치 밑에서는 도대체 그 대단한 걸 일본 교육 체제가 제대로 젊은 세대에게 안 가르쳤어요. 저는 일제시대에 초등학교 다녔으니까 알잖아요. 그런데 해방이 되었으면 그걸 가르쳐야 될 거 아니에요. 그런데 해방되고 나서 해방이 아니고 광복이 아니고 또 분단으로 갔거든요. 이 분단 74년을 지금 맞이하면서 이 74년 동안 이 땅을 지배했던 지배 엘리트들이 어떤 특징이 있는고 하니 친일, 냉전 세력입니다. 그분들에게는 3.1 운동의 감동이 불편해요. 말할 수 없이 불편하죠. 그래서 국정 교과서 같은 걸 통해서 가급적이면 감동적인 이야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죠. 그러니까 소위 해방과 광복된 이후에도 '광복과 해방'이 없었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이 학교를 통해서 이 100년 전에 감동을 주었던 3.1 운동을 제대로 이해를 못 하고 국정 교과서가 그걸 자꾸 축소, 제거하려고 했었잖아요.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도 아버지의 뜻을 따라서 국정 교과서로 해서 그걸 자꾸 축소하려고 그래서 그게 감동이 줄어든 것이 안타까운데 마침 이 촛불 시민 명예혁명이 일어났는데 그 촛불의 특징이 그게 100년 전 3.1 운동의 등불. 등불은 인도의 타고르가 나중에 그 이야기를 듣고 동방에 등불이다 그랬는데.
◆ 한완상> 그러니까 타고르가 감동한 3.1 운동의 평화로운 비폭력 시위가 98년 후에 광화문에서, 또 각 지방에서 터져나와서 촛불 시민 혁명이 되었잖아요. 거기에 대해서는 모든 국제적인 언론이 굉장히 격찬합니다.
◇ 김현정> 100년 전 3.1 운동과 우리 광화문에서 있었던 그 촛불이 맞닿는 지점이다.
◆ 한완상> 맞닿는 거죠. 그 이야기를 지금 하려고 하는 거예요. 그게 뭐냐면 세 가지가 있는데 하나가 뭐냐 하면 그때 그 시위를 통제했던 주체가 일본 민간 경찰이 아니었습니다.
◇ 김현정> 일본 경찰이 아니에요? 순경이 아니에요?
◆ 한완상> 경찰은 민간을 다스리잖아요. 헌병들이 총칼로 다스렸거든요.
◇ 김현정> 헌병이라면 군을 통제하는 헌병이 나와서?
◆ 한완상> 그렇죠.
◇ 김현정> 그게 어떤 차이인 거죠?
◆ 한완상> 굉장한 차이인 거죠. 일본이 동양 평화를 내걸고 한국을 병탄, 삼키고 강점하고 식민지로 만들었을 때 자기들은 한국의 낮은 수준을 높은 수준으로 높여주겠다, 동양의 평화를 위해서 한다라고 상당한 거짓말을 했잖아요.
◇ 김현정> 그 명분이었죠.
◆ 한완상> 그거였는데 10년간의 아주 무자비한 탄압에 대한 우리 전 민중적, 전 민족적 항거를 했잖아요. 이게 비폭력과 전 민족적, 민중적, 자발적인 참여. 이 두 가지가 3.1 운동의 아주 감동적인 측면이에요. 왜 그런고 하니 헌병이 총칼로 다스리는데도 돌을 던졌다든지 하는 것은 거의 없어요. 그저 독립 만세만 외쳤단 말이에요.
◇ 김현정> 태극기 들고 독립 만세.
◆ 한완상> 그러면서 칼로 죽임당한 사람도 있고 예를 들면 유관순 열사는 그 나이에 얼마나 심하게 고문을 받았는지 나중에 사인이 나왔는데요. 말하기 힘듭니다. 자궁 파괴 뭐 이런 거. 얼마나 심하게 했다는 거 알 수 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일관성 있게 비폭력으로 나왔다. 이게 감동이었는데 그 감동을 전국적으로 해서 우리가 더 감동이죠. 그래서 그때 외롭게 인도에서 영국 제국주의와 싸웠던 간디와 네루 쪽 사람들이 '저건 어느 나라 사람들인데 동양에도 저런 나라가 있나? 우리들은 극소수가 하는데 저기는 어떻게 전 민중과 민족의 10% 이상이 저렇게 계급과 종교와 지역의 차이를 뛰어넘어서 동참했는가. 놀랍다.' 그러니까 타고르가 그것을 동방의 등불이라고 그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 김현정> 간디의 비폭력주의도 다 이 영향을 받은 겁니까?
◆ 한완상> 그게 어떻게 우리가 알 수 있는고 하니 간디의 1급 참모인 네루가 영국 독립 운동을 세차게 하다가 감옥에 갇혔잖아요. 갇혀서 16살 먹은 딸한테 편지를 썼는데 편지를 모아서 세계사편력이라는 책으로 나왔어요. 그 2권에 보면 그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코리아가 있다.
◇ 김현정> 코리아란 나라가 있다.
◇ 김현정> 호치민 주석. 훗날 주석이 되는.
◆ 한완상> 그렇죠. 호치민으로서는 20대 초반인데 자기 나라가 그 프랑스에. 파리에서 했으니까 그 파리가 있는 프랑스가 자기 나라를 삼켰단 말이에요.
◇ 김현정> 그렇죠. 거기 식민지였죠.
◆ 한완상> 그런데 그때만 하더라도 호치민은 청원 정도로 해서 자기들 대우받으려고 하는 정도의 아주 부드러운 투쟁을 할 생각이 있었는데 우사 김규식 선생을 만나서 세계 정세 이야기 듣고 지금 백인 중심의 서방 제국주의는 소위 소셜 다위니즘. 양육강식하는 사회 진화론적 차원에서 아주 무자비하게 약소국을 소탈하고 억압하고 차별한다. 그러니까 그런 청원 정도로 해서는 안 된다. 그런 걸 깨닫고 호치민이 거의 매일 우사를 만나요. 그게 뭐냐 하면 호치민, 위험한 청년을 늘 따라다니면서 모니터했던 파리 경찰청의 형사의 보고서가 요즘 나오는 거예요.
◇ 김현정> 호치민이라는 청년이 요새 코리아에서 온 김규식이라는 사람을 매일 만나러 다닌다?
◆ 한완상> 매일 만나는 거예요. 스승처럼 존경하고 감동받고. 또 (형사가) 내용을 모니터를 했어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를. 그게 나오니까 3.1 운동이 호치민에게 이렇게 감동을 줬구나.
◇ 김현정> 세상에. 그러면 간디, 네루한테 영향을 준 것도 우리 3. 1 운동이고 호치민한테 영향을 준 것도 우리 3.1 운동인 거예요.?
◆ 한완상> 그렇죠. 그게 무슨 이야기냐면 1919년 현재 100년 전 약소국 중에 인구의 10% 이상이 참여하고 그리고 비폭력으로 끝까지 하고 감동을 주고 그리고 자기들 입장을 하기 위해서 국제 회의 같은 데 자기 돈들을 내고 대표를 파견하고 하는 그런 나라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그때 영국, 독일, 미국, 프랑스 이런 나라가 선진국이고 민주주의 한다고 그랬는데 자기 나라 안에서는 자기 백성을 다룰 때는 민주적으로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대외 정책에 있어서는 잔인한 제국주의적인, 패권주의적인 정책을 했거든요.
◇ 김현정> 양육강식.
◆ 한완상> 그러니까 우리 3.1 운동이 그 당시 가장 선진국에 제국주의적인 위선적 약탈 정책에 대해서 정신 차려라. 왜냐하면 이 3.1 운동이 생기고 감동을 받았던 애국자들이 거의 한 달 한 열흘 후에 상해에 임시 정부를 세우고 헌장 1조에 '우리는 민주공화국이다, 국민이 주인이다.' 이걸 밝힘으로써 서방의 위선적인 민주주의에 대해서 경고를 보내는 거예요. 그러니까 약소국 국민에게는 희망을 주고 패권 위선 국가에 대해서는 경종을 울리는 그런 걸 했으니.
◇ 김현정> 어마어마하네요.
◆ 한완상> 어마어마하죠.
◆ 한완상> 열사지. 그 유관순 열사가 한 운동을 보고 제일 감동했던 사람이 누구냐면, 중국의 북경대 학생들이 3.1 운동이 일어나고 나서 두 달밖에 안 돼서 5.4 운동이 일어났죠. 이 5.4 운동은 최근의 시진핑 주석이 오늘의 중국의 세 가지 위대한 역사적 사건을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이 세 가지 사건에 앞서서 1919년 5월 4일 북경대학의 5.4운동, 이것은 대단한 거다 평가를 해 줬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정말 어마어마한 영향을 많이 끼친 거네요, 3.1 운동이 정말 어마어마한 거네요.
◆ 한완상> 그러니까 제가 요즘 이런 말을 합니다. 족탈불급이라는 말 아세요?
◇ 김현정> 족탈불급 알죠.
◆ 한완상> 아무리 그 사람을 따라가려고 맨발 벗고 따라가도 못 따라간다. 지금 현재 우리 사회 민주주의가 많이 앞서가고 있지만 100년 전 민주주의도 잘 모르던 우리 선배 조상들의 그 비폭력 평화정신 그걸 보면 현재가 과거의 족탈불급이요. 부끄러워요.
◇ 김현정> 이제는 우리 민주주의 정말 발전했다, 우리 대단하다하지만 그 선조들의 3.1 운동.
◆ 한완상> 그에 비하면 족탈불급이에요.
◇ 김현정> 그 용기가 저는 어디서 났을까요. 궁금해요, 그 용기가. 그 무시무시한 일제에...
◆ 한완상> 그 용기가 저는 우리 민족적 DNA 속에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3.1 운동에 앞장섰던 33명. 그분들이 다 종교인들이었어요. 기독교가 16명이고 천도교가 15명이고 불교가 2명인데 진짜 종교의 본질은 나를 버리고 나를 내려놓고 나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고 그리고 정말 평화와 인권과 정의를 위해서 희생하는 거거든요. 그 종교인들이 그런 정신으로 했어요. 이기적인 나를 죽이고 사사로운 이기를 죽이고 정의라든지 평화라든지 이런 공공적인 가치를 위해서 자기 몸을 버리는 예수의 정신. 그것을 실천한 사람들이죠.
◇ 김현정> 그러네요. 사실 그게 예수의 정신이죠.
◆ 한완상> 예수의 정신이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3.1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어마어마한 운동, 세계사적인 영향을 준 어마어마한 운동인데 우리가 너무. 완전히 모르지는 않았지만 너무 소소하게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게 아닌가. 이런 반성을 하게 되는데 3.1 운동 100주년의 날. 한완상 3.1 운동 및 임시 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사업 추진 위원회 위원장과 말씀를 나누고 있는데요. 이 시점에서 3.1 운동이 갖는 것. 그러니까 2019년 3월 1일에 갖는 이 운동의 의미는 아까 말씀을 하신 촛불 명예혁명...
◆ 한완상> 그 촛불 명예 혁명. 왜 명예 혁명 운동이냐 제가 체험한 게요. 하루가 차벽으로 막혀있는데 남자들이 차벽으로 뛰어올라가서 청와대로 이제 막 진군할 것처럼 하니까 옆에 있던 소녀들이에요. 중학생인지 고등학생인지 대학생인지 알 길이 없는데 '내려와, 내려와, 내려와.' 그러니까 올라가던 남자들이 안 내려왔어요, 처음에는. 안 내려왔는데 '내려와, 내려와.' 해서 안 내려오니까 '비폭력, 비폭력, 비폭력.' 그랬어요. 그러니까 스르르 내려왔어요. 그때 내가 깨달은 게 야, 이게 3.1 운동 비폭력 평화 운동의 부활이구나.
◇ 김현정> 이 소녀들이 유관순의 후예들이구나.
◆ 한완상> 그렇죠. 그때 나이도 비슷하고요. 유관순의 그 비폭력의 외침에 도로 내려왔어요. 이게 3.1 운동의 부활이에요.
◇ 김현정> 그러네요.
◆ 한완상> 감동적이잖아요.
◇ 김현정> 진짜 감동적이네요. 우리 사회가 지금 굉장히 서로 갈등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심지어 지역의 갈등을 떠나서 노년층과 젊은층, 진보와 보수, 남자와 여자 갈등까지 있습니다. 이런 온갖 다차원적인 갈등들에.
◆ 한완상> 발악. 갈등이라기보다 발악.
◇ 김현정> 발악. 이것의 결국 근원적인 해결책은 100년 전 3.1 운동. 그 비폭력 운동을 생각해라.
◆ 한완상> 그게 발선이죠. 발악의 반대란 말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악의 반대는 선이니까 발선. 3.1 운동의 그 어린 유관순이나 나이가 많은 분들도 다 발선을 한 거죠, 일본 제국주의에 대해서. 그러니까 자랑스러운 것이죠. 그거로써 우리 평화도 만들고 민주주의도 더 성숙시키는 게 오늘의 우리가 해야 할 거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정말 좋은 말씀이셨습니다. 오늘 3.1 운동 및 임시 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 위원회 한완상 위원장, 한완상 전 부총리 모시고 말씀을 듣고 나니까 가슴이 찡하면서 이 3.1 운동이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 시대 우리에게도 이렇게 큰 울림을 줄 수 있구나, 정말 대단한 거구나.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건강하시고요. 올 한 해 하실 일이 많습니다. 정말 건강하셔야 됩니다.
◆ 한완상>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한완상>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완상 3.1 운동 임시 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 위원회 위원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