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범 검거' 창원 오피스텔 사기 피해자 구제 방법은 있을까

중개사고 배상액 계약자 수나 거래 건수 관계없이 1년에 1억 원
구제책 미비해 임차인과 임대인 피해자들 간 법적 분쟁
제도적 한계 지적 있어

김모 씨가 운영했던 창원시 성산구에 있는 공인중개소(사진=이형탁 기자)
68억 원대 경남 창원 오피스텔 부동산 사기 주범이 최근 필리핀 현지에서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피해자들의 구제 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중개 사고로 인해 법원이 중개업자의 책임을 인정할 경우 피해자들은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공인중개사법에 따르면 중개사고 발생 시 피해자들이 받을 수 있는 손해배상액은 거래 건수나 계약자 수에 관계없이 1년에 1억 원 이내다.

만일 지난해 10건의 계약을 엉터리로 진행해 10명에게 1억 원씩 피해를 줬다해도 피해자들은 산술적으로 1억 원이 아닌 1000만 원씩 돌려받게 된다는 뜻이다.

창원 오피스텔 부동산 사기 사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임대인과 임차인 등 피해자 150여 명이 사건 발생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6년 동안 피해를 당한 시점을 계산하면 각자 피해액은 달라질 수 있지만, 모두 배상액은 1억 원 이내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2016년~2018년 사고유형별 공제금지급 현황을 보면, 개업공인중개사 고의 사고는 56건으로 피해자들의 청구금액 29억 3936만여 원이다.


그러나 협회의 지급금액은 22억 8455만여 원으로 지급률은 77.7%에 그쳤다.

또 다른 방법은 법원 판결을 통해 주범 김 모(57)씨에게서 직접 피해자들이 돈을 받아낼 수 있다.

하지만 김 씨는 수중에 돈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피해자들이 떼인 돈을 받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경남도 내 한 변호사는 지난 27일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씨는 돈을 도박비와 유흥비, 골프비 등으로 탕진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그러니까 필리핀에서 물건을 훔치다가 잡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 사건 담당인 경찰 관계자는 "돌려막기를 하면서 돈을 거의 다 썼을 것"이라며 "자세한 사항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결국 부동산 거래로 인해 많은 피해자들이 생겼지만 구제책은 미비해 제도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창원문성대 김남식 부동산지적과 교수는 "김 씨가 현물과 현금 등 변제능력이 없다면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속수무책"이라며 "공제보험도 1억 원 뿐이 안 된다.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피해자들인 임대인과 임차인 간 법적 분쟁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경남도 내 한 변호사는 "구제책은 없다. 결국 세입자와 집주인 간 어떻게 피해를 나눠 부담할 것인가 하는 문제"라며 "현재 세입자는 보증금반환청구 소송을 해서 보증금을 돌려받으려 하고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나가라는 명도소송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킴로펌 김형석 변호사는 "형법상 배상명령 등으로 구제책은 있겠지만 김 씨가 돈을 모두 탕진해 돈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입자와 집주인 간 법적 다툼으로 자신들의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공인중개사 김 씨는 2012년 6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임대차계약을 위조하거나 공범 A(구속.57)씨와 함께 집주인을 빙자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 150여명에게 68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임차인은 개인당 보증금을 최소 4000만 원에서 최대 1억 원을 잃었고, 임대인은 지난해 8월 이후 해당 오피스텔에서 전·월세 수익을 얻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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