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바리영화제, 김기덕 감독 영화 개막작 유지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 "문화예술계 인권 후퇴시킨 행보"

김기덕 감독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내달 7일 개막하는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유바리영화제)가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김기덕 감독의 영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을 개막작으로 한 결정을 유지해, 여성단체가 유감을 표했다.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는 27일 성명을 내어 유바리영화제의 결정을 비판했다. 센터는 지난 8일 개막작 취소 요구 성명을 내고, 12일 영화제 측에 개막작 취소 및 영화제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영화제 실행위원회는개막작 초청을 취소할 수 없다는 결론을 20일 회신했다는 게 센터 설명이다.

센터는 "김 감독은 그동안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한 피해 증언이 이어져 온 상황에서도 아무런 사과나 자기성찰 없이 영화계 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유바리영화제의 결정은 '단순한 결정'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센터는 "가해자가 제대로 된 사과나 마땅한 책임을 지지 않고서도 버젓이 살아남을 수 있는 영화계의 관행을 다시 한번 공고하게 만들어 준 결정이고, 문화예술계 인권을 또 한 걸음 후퇴시킨 행보"라고 지적했다.

센터는 유바리영화제가 김기덕 감독 본인을 초대하지 않는 것을 '다행'이라고 하면서도 "그것으로 김 감독 영화가 유바리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의미가 바뀌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바리영화제를 비롯한 모든 영화제에서 가해자를 비호하는 이와 같은 행위가 반복되지 않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하며, 영화계의 부당한 현실을 바꾸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시작하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유바리영화제는 탄광촌이었던 유바리시가 폐광 이후 시의 부흥을 도모하고자 만든 영화제로, 판타지와 SF 영화를 소개하는 자리다.

올해 유바리영화제에 개막작으로 초청된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은 인류의 삶 역시 거대한 자연의 역사 중 일부라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후지이 미나, 장근석, 안성기, 이성재, 류승범, 성기윤, 오다기리 죠 등이 출연한다.

유바리영화제는 3월 7일부터 10일까지 일본 홋카이도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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