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첼시, '1000억원 사나이' 공백 없었다

항명 논란 GK 아리사발라가, 토트넘전 벤치로 밀려
백업 골키퍼 카바예로 맹활약으로 승리

첼시는 토트넘과 경기가 끝난 뒤 공식 SNS에 팬을 향해 박수를 보내는 골키퍼 윌리 카바예로의 짧은 영상을 게시했다.(사진=첼시FC 공식 트위터 갈무리)
‘1000억원의 사나이’ 케파 아리사발라가의 존재감은 없었다.

첼시FC는 28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토트넘과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첼시는 최근 리그 4경기에서 1승3패로 주춤했던 부진한 흐름을 깨고 반등에 성공했다. 허더스필드에 5대0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아스널(0대2패)과 본머스(0대4패), 맨체스터시티(0대6패)에 대량 실점하며 패했던 부진과 달리 리그 상위권 팀을 상대로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

최근 부진한 성적으로 부임 첫 시즌부터 경질설이 제기된 마우리치오 사리 첼시 감독은 이 경기 선발 명단에 주전이던 케파 아리사발라가를 대신해 백업이던 윌리 카바예로를 넣었다.

베테랑 골키퍼 카바예로는 토트넘의 유효슈팅 4개를 막는 등 무실점 승리로 감독의 신뢰에 부응했다. 주전 골키퍼 아리사발라가의 공백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최근 사리 감독과 아리사발라가 사이에 불거진 항명 논란에 이은 카바예로의 활약에 아리사발라가는 더욱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첼시는 지난해 8월 티보 쿠르투아를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로 이적시킨 뒤 아틀레틱 빌바오에서 뛰던 아리사발라가를 데려왔다. 이적료는 8000만 유로, 당시 환율로 1038억원이나 되는 막대한 금액이었다. 쿠르투아의 이적료 두 배가 넘는 역대 골키퍼 최고 이적료를 주고 데려왔을 만큼 기대가 컸다.

다비드 데 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백업 골키퍼인 아리사발라가는 프리미어리그 입성 첫해부터 11경기 무실점을 기록하며 이적료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는 듯했다. 하지만 사고가 터졌다.

아리사발라가는 지난 25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 리그컵 결승에서 사리 감독의 교체 지시를 거부하는 사태의 중심에 섰다.

사리 감독은 0대0으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후반 막판, 승부차기를 대비해 근육 통증을 느낀 아리사발라가를 불러들이고 백업 골키퍼 카바예로를 투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아리사발라가는 교체를 거부했고, 결국 첼시는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이를 두고 사리 감독과 아리사발라가는 오해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인정하는 축구팬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아리사발라가를 내쫓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고, 결국 토트넘전에는 카바예로가 투입돼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사리 감독에게는 상위권 팀을 잡고 순위 경쟁에 재도전할 기회를 얻은 동시에 최근 어수선했던 선수단 분위기도 바로잡을 귀중한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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