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개봉한 영화 '어쩌다 결혼'(감독 박호찬, 박수진)은 극장가에 오랜만에 등장한 발랄한 분위기의 로맨틱코미디다.
자유를 얻기 위해 결혼을 계획하는 성석(김동욱 분)과 내 인생을 찾기 위해 결혼을 선택한 해주(고성희 분)가 서로의 목적 달성을 위해 딱 3년만 결혼하는 척, 같이 사는 척하기로 계약하며 생긴 이야기를 그렸다.
'어쩌다 결혼'은 순제작비 4억 원으로 제작된 저예산 영화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호화로운 카메오들이 다수 등장한다. 엔딩 크레딧에 따로 특별출연이나 우정출연으로 기재되진 않았으나, 짧은 분량에도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성석과 해주가 가짜 결혼 계획을 꾸미고 재산 분할 등 다양한 권리에 관해 법적으로 확실히 해 두기 위해 로펌 사무실을 찾는다. 이때 등장하는 낯익은 얼굴이 있다. 바로 이정재다. 그는 가정 전문 변호사로 출연했다.
얼핏 봐도 성석의 아버지(최일화 분)와 나이 차이가 꽤 많이 나 보이는 새엄마 천 여사 역할은 최근작에서 줄줄이 호평받은 염정아가 맡았다. 깐깐해 보이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경박스러움이 느껴지는 캐릭터를 코믹하게 잘 표현했다.
조우진은 '참사랑'을 주장하며 줄기차게 해주에게 구애하는 집착남 서과장 역을 능청스레 소화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웃음이 나기도 하고 조금은 안쓰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서과장의 진가는 술 취한 장면에서 두드러진다. 놓치지 말기를 권한다.
이준혁은 성석과 해주의 웨딩 화보 촬영을 위해 나타난 사진작가로 분했다. 자신이 구상하는 포즈를 설명하느라 웃음기 하나 없는 표정을 유지하다가도, 두 사람이 제법 잘 따라 하면 긍정의 감탄사를 외치는 유머러스한 캐릭터다.
영화 끝부분,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나오는 반가운 얼굴도 있다. 바로 정우성이다. 한 번 프러포즈에 실패했지만 자기가 누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지 깨닫고 다시 혜진(이채은 분)에게 가는 성석. 그때 불법 주차를 단속하기 위해 등장한 순경이 바로 정우성이었다.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뻣뻣하고 건조하게 성석을 대하는 모습이 오히려 웃음을 유발한다.
이밖에도 OCN '손 더 게스트'에서 윤근호 역을 맡아 김동욱과 부자 관계를 연기한 바 있는 유승목은 해주의 코치로 나온다. 가짜 결혼 계획을 뒤늦게 알고 놀라지만, 딸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해주 엄마 역은 임예진이 맡았다.
영화를 제작한 장원석 대표는 "'어쩌다 결혼'의 취지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셨고, 시나리오도 재미있게 봐주셔서 한자리에 모으기 쉽지 않은 출연진 조합이 완성됐다"고 전했다.
영화 '어쩌다 결혼'은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