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대상 탔는데…' 韓 쇼트트랙, 왜 또 이러나

'왜 하필 오늘...' 쇼트트랙 남자 국가대표 임효준(오른쪽)이 27일 대한체육회 체육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은 뒤 이기흥 체육회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대한체육회)
한국 쇼트트랙이 또 시끄럽다. 여자 국가대표 심석희(한체대)의 성폭행 피해 폭로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잇따라 문제가 발생했다. 고질병인 짬짜미 의혹에 이어 남자 선수가 여자 선수 숙소를 무단 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먼저 전국동계체전에서 승부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27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빙상경기연맹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문체부 스포츠비리신고센터와 대한체육회, 빙상연맹에 26일 동계체전 쇼트트랙 승부 조작 의혹에 대한 진정서가 접수됐다.

쇼트트랙 스타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의 친동생이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둘의 아버지 안기원 씨는 동계체전 남자 고등부 1000m 결승과 여고부 1000m 결승에서 승부 조작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안 씨의 아들과 여고부 A 양이 결승에서 다른 선수와 부딪혀 넘어져 메달이 무산됐는데 승부 조작 때문이라는 것이다. 안 씨는 당시 경기장에서 고함을 지르며 재경기를 요구해 경기 진행이 5분 이상 지연됐다.


안 씨와 A 씨의 아버지는 각각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자녀를 제외하고 결승에 오른 4명이 모두 같은 코치 문하라며 짬짜미 의혹을 제기했다. 동료인 다른 선수의 메달을 위해 경쟁자를 고의로 부딪혀 넘어뜨렸다는 것이다. 문체부와 빙상연맹 관리위원회 등 관계 기관들이 조사에 들어갔다.

제100회 전국동계체육대회 남자대학부 쇼트트랙 1500m 준결승전. 김건우(한국체대, 흰색헬멧)가 역주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쇼트트랙 남자 국가대표 김건우(한국체대)가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내 여자 숙소를 무단출입해 퇴촌 조치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27일 체육회와 빙상연맹 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김건우는 지난 24일 여자 선수 숙소동에 무단으로 들어갔다가 적발됐다. 선수촌은 자체 조사를 거쳐 남자 선수의 출입이 금지된 곳에 들어간 김건우를 퇴촌 조치하고 3개월 입촌 금지를 명했다.

선수촌은 지난달 허술한 출입 관리 실태로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남자 기계체조 대표 선수가 숙소에 여자 친구를 데려와 하룻밤을 같이 보낸 사실이 적발된 것. 해당 선수는 퇴촌 조치됐다.

이런 상황에서 김건우가 또 다시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물론 김건우가 감기약을 전달하기 위해 갔다고 해명하고, 숙소 내부까지는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선수촌 기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연맹의 징계에 따라 김건우는 대표팀 자격 정지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적잖다.

한국 쇼트트랙은 지난달 심석희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다. 27일 임효준(한체대)가 대한체육회 체육대상을 수상하며 분위기가 전환되는 듯했지만 짬짜미 의혹에 숙소 무단 침입까지 바람 잘 날 없는 종목으로 또 다시 낙인찍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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