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스폰서 없던 부천, 그렇게 악바리가 됐다

개막 직전 유니폼 메인스폰서 계약 불발
미디어데이에 유일하게 스폰서 없는 유니폼으로 등장

K리그2 부천FC1995는 막판 협상 끝에 유니폼 타이틀 스폰서 계약이 불발돼 연고지 캐치프레이즈를 가슴에 달고 2019시즌을 소화한다. 부천의 2019시즌 주장을 맡은 김영남은 올 시즌 팬과 스폰서 모두에게 매력을 발산하는 축구를 약속했다. 오해원기자
유일하게 텅 빈 가슴은 더욱 승리를 갈망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6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서울호텔에서 2019시즌 K리그의 시작을 알리는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K리그1과 K리그2의 모든 팀 감독과 대표선수, 관계자가 모여 새 시즌을 앞둔 각오와 목표를 밝히는 자리였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구단이 있었다. 바로 K리그2에서 경기하는 부천FC1995였다.

새 시즌 주장으로 선발된 김영남은 부천을 대표하는 붉은색 홈 유니폼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여느 시즌과 다를 것 없는 부천의 붉은 유니폼이었지만 평소와 달랐던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선수 가슴에 위치하는 메인스폰서의 부재다.

이날 미디어데이에 김영남은 가슴 부위가 비어있는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메인스폰서가 없는 유니폼은 K리그 22개 팀 가운데 부천이 유일했다. 새 시즌 개막을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유니폼 준비가 완벽하게 되지 않은 것.

현장에서 만난 부천 관계자는 “현재 협상 중인 업체가 있다. 이 업체가 26일 오후에 최종 답변을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이 업체는 부천 구단에 계약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부천은 K리그2에서 꾸준하게 활약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하지만 매 시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1부리그 승격이 좌절됐다. 그 과정에서 많은 선수 변화가 있었고, 또 감독도 바뀌었다.

2019시즌 유니폼 타이틀 스폰서 계약이 성사 직전에 아쉽게 불발된 K리그2 부천FC1995는 연고지 부천의 영문명 BUCHEON과 캐치프레이즈인 문화*창의도시를 가슴에 달고 뛴다. 유니폼 후면 스폰서는 부천에 연고를 둔 화장품 개발 및 제조 전문 업체 시스킨코리아가 맡았다.(사진=부천FC1995)
결과적으로 부천은 해당 업체가 후원할 이유를 매력을 느낄 만한 확실한 매력을 주지 못한 셈이 되고 말았다. 결국 부천은 2019시즌 메인스폰서 없이 연고지 부천시의 영문명과 캐치프레이즈를 가슴에 달고 경기장에 나서게 됐다.

물론 연고지 캐치프레이즈를 가슴에 달고 나서는 K리그 팀은 부천 말고도 여럿이 있다. 다만 이들은 일찌감치 후원 계약을 맺는 대신 연고지를 알리는 방식을 선택했지만 부천은 새 시즌 개막 직전에야 후원 계약이 무산됐다는 점이 다르다. 후원을 고민했던 업체가 상당히 규모가 컸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운 계약 불발이다.

미디어데이에 메인스폰서 자리가 빈 유니폼을 입고 나서야 했던 부천의 2019시즌 주장 김영남은 모두가 인정하는 열정적인 축구로 확실하게 매력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이를 통해 올 시즌 유니폼 메인스폰서를 구하지 못한 소속팀 사정 개선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전역 후 부천에 복귀해 주장까지 맡은 김영남은 “작년에 초반 성적이 좋았다가 후반에는 지는 경기가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보는 분들도 재미가 떨어졌을 것”이라며 “올 시즌은 팬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골을 넣고 싶다.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매력을 팬들과 나누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선호 부천 감독도 “땀과 노력의 대가를 얻고 싶다”는 짧지만 분명한 목표를 제시하며 “적어도 플레이오프까지는 갈 수 있다고 본다. 선수들을 믿는 만큼 그 이상을 바라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2020시즌 유니폼 메인스폰서를 구하기 위해 올 시즌 그라운드에서의 화끈한 축구를 예고한 부천은 다음 달 2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를 상대하는 홈 개막전으로 2019시즌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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