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어요' 얼굴·이름도 모르는 친아버지에게 쓴 편지

72년 전주 예수병원서 영아원 거쳐 프랑스 가정 입양
교통사고로 양부모와도 이별…" 친父 만나 살고 싶다"

홍금영 씨가 친아버지에게 쓴 편지.
'제가 당신을 찾을 때까지 건강히 무사히 계세요.'

40대 여성이 얼굴도 이름도 모른 친아버지에게 쓴 편지 내용이다. 47년 전 전북 전주에서 발견돼 프랑스로 입양된 여성이 친가족을 애타게 찾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독일에 사는 Jessica Brun(한국명 홍금영) 씨.


홍금영 씨 어릴 적 사진.
그는 지난 1972년 2월 25일 전주 예수병원으로 오게 돼 익산 기독영아원과 홀트 아동복지회를 거쳐 프랑스 가정으로 입양됐다.

홍씨는 신체적 특징으로 엉덩이 위 오른쪽에 작고 검은 자국을 지니고 있다. 홍 씨의 본명은 확인이 안 되고 있으며, 입양 서류상 1972년생으로 기록돼 있다.

홍금영 씨의 수용의뢰서.
당시 예수병원 사회복지과 김복혜 씨가 쓴 입양기관 수용의뢰서에는 '홍 씨의 어머니는 패혈증으로 운명하고, 생부가 양육할 능력이 없다'고 적혀 있다. 미국에 이민을 간 김 씨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

홍씨는 10년 전부터 입양기관을 방문하는 등 한국을 오가며 가족을 만나기 위해 노력했다. 스페인 대학에선 해양공학을 전공했다. 한국 조선소에서 근무하면서 가족을 찾고 싶었다고 했다.

그사이 또다른 헤어짐을 경험했다. 지난 2013년 스페인에서 벌어진 교통사고로 양부모를 잃었다. "두번이나 나의 부모님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27일 전북지방경찰청에서 홍금영 씨(왼쪽)가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홍씨는 "내 사랑을 부모님께 보여주고 싶어서 찾는다"며 "왜 헤어졌는지에 대한 기억이 없지만, 사랑을 그냥 보여주고 싶다. 아빠랑 같이 있고 싶다"고 말했다.

홍씨의 이같은 사연은 그녀를 위해 독일에서 통역 자원봉사를 한 곽지이 씨가 전해왔다. 전북지방경찰청은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접수 전화를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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