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재정(전 통일부 장관)
◆ 이재정>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난번 우리가 1차 때도 모셨잖아요.
◆ 이재정>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때 너무나 명쾌하고 시원하게 쉽게 설명들을 잘해 주셔서 이번에도 꼭 좀 모시고 싶어서 바쁘신데도 스튜디오로 이렇게.
◆ 이재정> 앞에 정세현 장관 하는 얘기 잘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어요.
◆ 이재정> 저한테 학교로는 후배고요. 장관은 저보다 먼저 하고요. (웃음)
◇ 김현정> 오늘 이래저래 선후배가 이렇게 스튜디오에. (웃음) 정세현 전 장관의 분석들 중에서 조금 다른 의견이 있으실 수도 있을 거고 또 동의하시는 부분이 있으실 수도 있을 거고 하는데.
◆ 이재정> 우선 저는 이번 일정 자체가 아주 절묘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일정이요? 어떤 일정이요?
◆ 이재정> 우선 기차 타고 간 것 자체가요. 아니, 66시간 동안 전 세계의 뉴스미디어를 그냥 뒤흔들잖아요.
◇ 김현정> 세상에, 토요일부터 어제까지.
◆ 이재정> 이제까지 역사에 북한 정상이나 누가 북한 뉴스가 온 세계를 저렇게 장악한 적이 있습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요.
◆ 이재정> 놀라운 발상이에요. 거기에다가 사회주의 국가에서 기차는 대단한 상징성을 가집니다.
◇ 김현정> 사회주의 국가는요?
◆ 이재정> 그래서 김일성 주석이 됐을 때 스탈린하고 모택동으로부터 축하 선물로 받은 게 있는데, 그게 열차 한 량씩입니다.
◇ 김현정> 아니, 왜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유독 비행기도 아니고 차도 아니고.
◆ 이재정> 이상하게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자동차 분야보다는 기차가 더 선호돼서 북한 사회에도 사실상 고속도로는 별로 발달 안 하고 기차가 한 5000km가 넘게. 그래서 이번에 열차 타고 간다는 것이 상당히 상징성이 있고 더군다나 평양에서 기차 타고 중국을 쭉 넘어갈 수 있다는 걸 실질적으로 보여주지 않았어요. 우리에게는 정말 너무 감동이에요.
◇ 김현정> 그게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도 되는 거군요.
◆ 이재정> 그렇죠.
◇ 김현정> "봐라. 이렇게 철도 뚫으면 이렇게 가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 이렇게.
◆ 이재정> 저는 이번 일정이 하나 우선 큰 거고 또 하나는 첫날 트럼프 대통령과 베트남의 주석과 정상 회담을 하는 것. 이것도 또 대단한 의미를 가지지 않습니까? 과거 적대적 관계에서 관계를 해소해서 이렇게 좋은 관계가 되고 먼저 앞서서 정상 회담을 하고. 뒤이어서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 회담을 한다는 것. 그리고 그다음에 김정은 위원장과 베트남의 주석과 정상 회담을 하는. 이 순서가 너무 절묘한 겁니다.
◇ 김현정> 말씀 듣고 보니까 진짜 그러네요. 아까 제가 어떤 분이 베트남이 왜 축제입니까, 거기가. 이랬는데 제가 설명드렸잖아요. 전쟁에서 평화로, 적대에서 공존으로 간 어떤 상징적인 땅. 이번에 그런데 만남도 그런 식인 거네요.
◆ 이재정> 그렇죠. 그래서 베트남이 어쩌면 그런 전례를 가지고 북한과 미국을 맺어주는 하나의 그런 현장이 되지 않았습니까? 역사의 현장.
◇ 김현정> 그러고 보니까 절묘하네요. 베트남은 여러분, 이제는 친미 반중 분위기라고 해요. 여론 조사를 하면 미국이 좋다가 80%가 나오고 중국이 좋다 10% 나올 정도로 그렇게 미국과 가까운. 그러고 보면 참 외교는 생물인 것 같아요. 영원한 적도 없고 영원한 우방국도 없고. 베트남을 보면 그런 생각 들더라고요.
◆ 이재정> 그렇죠. 특히 우리는 베트남 전쟁 때 참전하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맞습니다.
◆ 이재정> 사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우리는 적대적 관계였었고 그 이전에 북한은 베트남과 외교 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나라고 그 이후에 우리도 이제 베트남하고 외교 관계를 맺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보면 베트남은 양쪽과 다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거든요. 여기서 북한과 미국의 정상 회담이 열린다는 것 장소 자체도 절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게다가 하나 덧붙이자면 정상 회담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 곳이 메트로폴 호텔. 여러분, 여기가 베트남에서 최고 오래된 호텔이라면서요? 존 바에즈가 베트남 전쟁 당시에 막 미군의 포탄이 하늘에서 쏟아질 때 숨어들었던, 그러니까 반전 운동가죠. 존 바에즈가 숨어들었던 방공호가 이 메트로폴 호텔에 있답니다. 굉장히 상징적인 곳이더라고요.
◇ 김현정> 상징적인 곳이에요. 미국과 베트남이 전쟁 후에 이런 전쟁은 다시 하지 말자고 대화를 했던 곳도 메트로폴 호텔입니다.
◆ 이재정> 사실 그런 의미에서 북한과 미국, 미국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간의 이번 회담 속에서 종전 선언을 만일 한다면 굉장히 의미 있는 장소에서 엄청난 선언을 하는 거죠.
◇ 김현정> 왜 하노이가 됐고 왜 메트로폴 호텔이 정상 회담 장소로 결정이 됐고. 이게 다 굉장히 절묘해요, 지금 해석을 듣고 보니까.
◆ 이재정> 그동안에 연구를 많이 했을 겁니다.
◇ 김현정> 역시 전문가들이네요.
◆ 이재정> 그럼요. 엄청나게 했을 거예요.
◇ 김현정> 그런데 진짜로 이야기가 잘 풀려서 아까 정 전 장관하고도 말씀 나눴습니다마는 이야기가 잘 풀려서 미디엄딜만 나와도 아까 들으셨겠지만 상당히 성공적인 거거든요. 그래서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재개. 거기다가 평화 협정. 어떤 평화적인 선언까지 나오고 연락 사무소 설치하자까지 나오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짜놓은 시나리오. 메트로폴 호텔에서 이걸 선언한다는게 쫙 되겠지만 과연 거기까지 가겠는가. 미디엄딜까지 완전 성공하겠는가. 어떻게 보세요?
◆ 이재정> 작년 6.12 선언을 싱가포르에서 하지 않았습니까? 불과 그때부터 8개월 만에 지금 만나는 거거든요.
◇ 김현정> 날짜로 따지면 260일입니다.
◆ 이재정> 그러니까 굉장히 빨리 만나는 겁니다.
◇ 김현정> 빨라요. 지금 그 사이에 교착 상태도 길고 막 이랬던 거 아니에요?
◆ 이재정> 그럼요. 작년에 예측한 건 금년 9월쯤이나 모이지 않겠느냐. 이런 예상을 했는데 그런 예상을 뒤엎고 이렇게 빨리 모이는 것도 상당히 그동안 준비 관계가 순조롭게 진행이 됐다.
◇ 김현정> 이 정도면 순조로운 겁니까?
◆ 이재정>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 김현정> 저희는 매일 뉴스를 전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중간에 막 교착 상태 길고 누가 들어갔다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 만나지도 못하고 돌아오고 이런 게 다 있어서 좀 길어졌던 거 아닌가 싶은데 길게 보면, 넓게 보면 짧은 거였군요.
◆ 이재정> 저는 북의 외교부나 통전부나 민화협이나 이런 여러 정부 기관들이 이 일을 준비하는데도 총력을 기울였을 겁니다. 그러니까 여기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 작년 6.12 선언이 기초 공사의 주춧돌을 놓은 것 아니겠어요. 4개의 주춧돌을 놓고 이번에 벽을 세우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벽을 세우는 일.
◆ 이재정> 그러니까 4개의 주춧돌에 그 당시에 네 가지의 중요한 것 가운데 새로운 관계. 그 새로운 관계라는 내용과 실질적인 형체를 이번에 보여주는 거죠.
◇ 김현정> 거기에다가 벽 세우고 그다음에 지붕까지 얹으면 집이 되는 건데 이재정 전 장관님은 그러면 어디까지 보십니까?
◆ 이재정> 저는 이제 벽을 완성하는 단계의 이야기를 나누고 그 벽을 그다음에 실천하는 과정이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게 아마 몇 달 걸리겠죠. 그래서 저는 내년 2020년 말까지 적어도 3차, 4차에 계속되는 정상 회담이 있을 거다. 그렇게 예상을 합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이 끝이 아니다. 이런 얘기를 했지만 저는 적어도 금년 하반기에 한 번 더 하고.
◇ 김현정> 아, 하반기에.
◆ 이재정> 내년에 적어도 중간쯤에 마지막을 하지 않겠느냐. 저는 북도 이런 스케줄을 갖고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지금 청취자 질문도 들어옵니다마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서로 다 절박한 것입니까. 이 질문 하나와 절박하다면 왜 절박한 겁니까? 이 질문 지금 청취자들 보내주고 계세요.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 병진 정책. 이런 거 얘기했는데 지금 보여준 게 없으니까 그래서 절박한 것 맞죠?
◆ 이재정> 제가 작년에 10.4 정상 선언 11주년 기념 행사에 갔다 오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다녀오셨죠.
◆ 이재정> 그때 평양을 보고 평양 거리를 보고 평양에 움직이는 종합 시장을 보고 느낀 것이 이제는 북한도 뒤로 돌이킬 수 없다.
◇ 김현정> 얼마나 달라졌던가요, 전에 가실 때랑?
◆ 이재정> 저는 엄청나게 발전한 것이 우선 북한의 물건들을 보고 놀랐어요.
◇ 김현정> 왜요?
◆ 이재정> 제가 11년 전에 봤던 물건하고 지금 물건하고는 전혀 다릅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요?
◆ 이재정> 예를 들면 볼펜이 호텔에 이렇게 있는데 볼펜이 북한제입니다. 그런데 우리 볼펜하고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
◇ 김현정> 작은 볼펜을 보더라도 질이 예전 11년 전하고는 확 달라졌다?
◆ 이재정> 그럼요. 그리고 밑에 가서 상점에서 과자를 사보니까 과자 봉지에 인쇄한 거라든가 재질이라든가 이런 것이 11년 전하고 보통 차이가 아니에요.
◇ 김현정> 휴대폰은 얼마나 써요?
◆ 이재정> 휴대폰도 거의 다 들고 다니더라고요. 유심히 제가 봤는데요. 거리에서 직접 전화하면서 지나가고 이런 사람들이 많으니까.
◇ 김현정> 고위 공직자만 귀하게 들고 있는 정도가 아니에요?
◆ 이재정> 그건 아닙니다. 거의 일반화가 되어 있는 상황이죠.
◇ 김현정> 이 정도로 경제 맛을 봤는데 되돌리기는 어려울 거다.
◆ 이재정> 제가 보기에는 북한 사회가 어떻든 생산과 유통과 소비가 이제는 어우러지는 그런 사회. 그러면 더 이상 돌아갈 수가 없고 이제 앞으로 갈 수밖에 없는 거죠.
◇ 김현정> 마치 베트남처럼, 마치 중국처럼.
◆ 이재정> 그럼요. 그렇게 앞으로 갈 수밖에 없고 그런 절박한 과제가 북한에 있다.
◇ 김현정> 김정은 위원장은 그래서 절박하다. 그래서 나아가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입니까?
◆ 이재정> 물론이죠. 재선 가도의 가장 중요한 일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가장 중요하죠.
◆ 이재정> 역대 대통령이 한 번도 이루어내지 못했던 이 한반도 문제.
◇ 김현정> 게다가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 다른 것 또 어디서 성과 낼 데도 없어요.
◆ 이재정> 그럼요. 그리고 오바마의 경우는 마지막에 쿠바를 해결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그러한 정도의 정치적 어떤 영향력이 있는 일이라는 건 북한하고의 일인데 그래서 그런 의미에서 아까 정 장관 얘기 가운데 이번 일이 바로 톱다운 형식의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이 프로그램. 그러니까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의 정치적 명운을 걸고 나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두 정상 모두 명운이 달렸기 때문에.
◆ 이재정> 그런데 이쪽은 선거가 없는 데니까 걱정은 없죠. (웃음)
◇ 김현정> 선거는 없네요. 걱정은 없네요.
◆ 이재정> 그러나 인민의 미래를 바라본다면 이것이 북한에게서는 굉장한 기회고 미래에 만들어질 하나의 블루오션이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그러면 어차피 지금은 다 예측입니다마는 이재정 전 장관님이 보시기에는, 이재정 교육감님 보시기에는 이번에 어디까지 나오면 성공입니까, 양쪽이? 어디까지 비핵화 조치, 상응 조치.
◆ 이재정> 저는 4개의 벽체라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가 저는 종전 선언이라고 봐요.
◇ 김현정> 종전 선언.
◆ 이재정> 이것이 하나의 정치적 선언이지만 이미 우리는 남북 간에 벌써 종전이 실천해가고 있잖아요. GP도 철수하고 화살머리고지에 길도 새로 만들고. 우리는 벌써 이미 정전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고.
◇ 김현정> 종전.
◆ 이재정> 미국이 종전을 실제로 선언하는 정치적 선언이 하노이에서 이루어진다면 그게 하나의 벽일 겁니다. 두 번째 벽은 결국 영변을 비롯한 북한의 핵 시설에 대한 폐기인데 아까도 정 장관하고 얘기를 했습니다마는 저는 이번에 완전한 핵무기 폐기에 관한 일정 정도는 나오지 않겠느냐.
◇ 김현정> 로드맵, 시간표.
◆ 이재정> 시간표는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시간표까지는 나올 거다.
◇ 김현정> 맞아요.
◆ 이재정> 해커 박사도 그런 얘기를 합니다마는 전문가들도 핵 시설이라는 게 없애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상당한 로드맵을 만들지 않겠느냐.
◇ 김현정> 로드맵 정도는 이번에 나오면 벽 하나 성공이다.
◆ 이재정> 그게 또 하나의 벽이고. 그러면 이것이 북한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이제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중요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일이죠.
◇ 김현정> 그렇죠, 어디까지.
◆ 이재정> 경제 제재 해제는 저는 이번에 우리가 지난번에 했던 철도, 도로의 현대화 사업이라는 걸 그야말로 실천해낼 수 있는 정도까지 가지 않을까. 개성과 금강산을 넘어서 그건 이미 아까.
◇ 김현정> 합의됐다고 보세요, 물밑으로?
◆ 이재정> 그건 거의 이해가 됐다고 생각해요. 또 그런 정도가 안 돼서는 오늘 회의를 열 수가 없는 거예요.
◇ 김현정> 만나지를 못하는 거예요, 그거 정도도 없이는.
◆ 이재정> 그럼요.
◇ 김현정> 영변 핵 시설 와서 보십시오. 우리 폐기합니다. 이 정도 하고 금강산, 개성 정도까지는 이미 다 된 거고 그다음에 플러스 알파가 뭐가 될 거냐.
◆ 이재정> 저는 그 플러스 알파가 적어도 철도, 도로의 현대화라고 하는 북한이 열망하는 북한의 SOC 투자의 한 면을 하지 않겠느냐. 이게 되어야 지금 짐 로저스도 거기 들어가서 얘기한 게 허언이 되지 않겠습니까? 저는 짐 로저스가 절대로 그냥 들어가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 김현정> 지금 그냥 이뤄진 게 하나도 없네요.
◆ 이재정> 미국 정부와 상당한 이야기가 돼서 들어간 거지 미국이 경제 제재하고 있는 데 가서 내가 모든 걸 걸고 여기에 투자하겠다, 미래가 여기 있다. 이런 얘기를 감히 하겠습니까? 저는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확실한 건 철도, 도로의 현대화 작업에 대해서 미국도 같이 참여하는 그런 형태로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겠느냐. 이게 또 하나의 벽입니다. 이제 마지막 남은 벽은 역시 이런 걸 해 나가기 위해서는 북미의 외교 관계 정상화죠. 이 외교 관계 정상화라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 어느 선까지 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 김현정> 시작 단계. 연락 사무소 정도가 시작이에요?
◆ 이재정>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연락 사무소 정도?
◆ 이재정> 그런데 연락 사무소를 만든다는 건 1994년에 합의했던 거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제네바 협정부터 합의했던 건데요. 안 된 거예요.
◆ 이재정> 그게 25년 만에 된다면 실현이 되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재정 전 장관도 보시이기에 미디엄딜 정도까지는 성공이다?
◆ 이재정> 저는 사실 영변 핵 시설을 모두 폐기하고 경제 제재를 일단 풀어가기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된다면 그 자체가 빅딜이 아니겠냐 생각해요.
◇ 김현정> 그 정도면 어마어마한 거죠.
◆ 이재정> 굉장한 수준이거든요.
◇ 김현정> 저도 그렇게 봐요.
◆ 이재정> 왜냐하면 20년 넘게 경제 제재하고 압박을 가하는 걸 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것의 한 징조를 저는 그렇게 봐요. 이전에 김영철 부위원장이 워싱턴의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에서 만나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맞아요, 맞습니다.
◆ 이재정> 미국의 경제 제재, 인물 제재에서 가장 톱에 있는 사람이에요.
◇ 김현정> 그러네요.
◆ 이재정> 그 사람을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로 만났다고 하는 것은 이미 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니었을까.
◇ 김현정> 그런데 법적으로 볼 때 미국 제재가 따로 있고 UN 제재가 따로 있잖아요. 그런데 미국 제재는 아무리 푼다고 해도 UN 제재에 걸려 있는데 그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요?
◆ 이재정> 저는 UN도 이제까지 제재를 했던 가장 중요한 것이 핵 문제에 달려 있는 건데 핵 문제가 일정한 정도로 풀린다고 하면 그러면 당연히 UN도 먼저 풀 수밖에 없는 거죠.
◇ 김현정> 그리고 UN에서 미국의 입김이 크기도 하고.
◆ 이재정> 그럼요. 그런데 제가 또 하나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핵 문제에 대해서 비핵화를 제일 먼저 선언한 게 김일성 주석입니다.
◇ 김현정> 맞아요.
◆ 이재정>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하고. 그러니까 그 할아버지가 선언했던 원조 선언을 이제 손자가 이루어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번에 할아버지가 갔던 길 그대로 기차 타고 가면서 할아버지의 약속을 지키려고 하는 그런 자세로 손자가 가는 게 아닌가.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제 이거 있고 나서 서울 답방은 언제쯤 이루어질 거라고 보세요, 김정은 위원장이 여기에 오는 거?
◆ 이재정> 사람들은 서울 답방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그러는데 이것은 역시 정치적 계산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 정부도 그렇고 북쪽 정부도 그렇고 쌍방 간에 일정한 정도의 진전이 좀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 다시 말해서 이번 북미 정상 회담에서 나온 합의 내용. 그리고 그것이 일단 어느 정도 진척이 되면서 그것에 대한 하나의 축포로 내려올 수 있는 명분이 있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그러면 바로 오는 거.
◆ 이재정>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바로 올 거라는 분석들도 있던데 그렇게 안 보시는군요.
◆ 이재정> 그렇게 저는 안 보고요. 적어도 여름은 지나야 되리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여름은 지나야. 알겠습니다. 이재정 전 장관과 함께 오늘 여러 가지 분석들 해 봤는데요. '봄이 오는 소리와 함께 세상이 변하는 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5***님 이러셨고 노** 님도 '큰 틀에서 잘 해결이 될 것 같다. 북한도 경제 개발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러셨습니다. 오** 님도' 새로운 역사가 쓰이기를 바란다' 그러셨어요.
◆ 이재정> 이렇게 보는 이유가 정말 역사가 이렇게 변하나. 놀라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 김현정> 제가 진짜 놀라운 얘기 하나 해 드릴까요? 북한이라는 국가가 출현하고 나서 북한의 정상하고 미국의 정상이 처음 만나는데 여러분, 시간이 얼마나 걸린 줄 아십니까? 2만 5469일 걸렸대요. 그런데 그 첫 만남부터 이번 두 번째 만남까지 260일 걸린 겁니다. 이렇게 보면 참 경이로운 거고 역사는 분명 변하고 있는 거예요.
◆ 이재정> 역사는 기적입니다. 그런 개벽이라고 하는 거 새벽이 오는 것처럼 온다는 얘기가 저는 우리 기독교 신앙에서만이 아니고 그야말로 그렇잖아요. 예수 재림도 누가 언제 올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러나 이런 역사의 변화라고 하는 것이. 그러나 이것이 저절로 오는 건 아니거든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열망하고 노력하고 정말 했습니까? 저는 특히 올해 눈여겨보는 것이 문익환 목사 방북 30주년이 되는 해거든요. 그런 의미가 또 크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이제 오늘 저녁부터 공식 일정이 시작됩니다. 지금 들으셨던 분석들을 바탕으로 해서 우리가 한반도의 비핵화,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이재정 교육감님, 전 장관님, 오늘 귀한 시간 이렇게 내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 이재정> 네, 안녕히 계십시오.
◇ 김현정>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