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미국과 북한의 두 정상. 지금 하노이 같은 하늘 아래, 불과 한 30여 분 거리 내에서 숨쉬고 있는 거죠. 준비는 모두 끝났습니다. 이제 오늘 저녁 일대일 짧은 회동을 시작으로 최소 다섯 차례를 만납니다. 지난번에도 그랬고요. 이번에도 그렇고요. 회담의 성격은 분명하죠. 비핵화 회담입니다. 다만 8개월 전, 1차 선언에서는 선포를 한 정도라면 이번에는 더 구체적인 무언가가 나와야 한다, 나오지 않겠느냐. 이게 우리의 바람인 겁니다. 그런데 그 무언가가 작은 것이냐, 큰 것이냐. 이른바 빅딜이냐 스몰딜이냐 이야기가 여기서 나오는 거죠. 이틀간의 만남. 이분과 함께 예상해 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참 좋아하시는 분. 세계 최고의 북한 전문가세요. 정세현 전 장관, 오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정세현 장관님, 어서 오세요.
◇ 김현정> 두 정상이 처음 만날 때도 우리가 이렇게 인터뷰를 했었는데.
◆ 정세현> 그랬던가요?
◇ 김현정> 그때 느낌하고 오늘 소감하고 어떠세요, 정 장관님?
◆ 정세현> 오늘은 지난번 6.12 때보다는 좀 더 큰 성과가 나오지 않겠는가 그런 기대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작년에 북미 정상회담 준비는 사실 판문점 비공개 접촉하다 현지로 잠깐 옮겨가서 협상을 했지만. 그동안에 성킴이나 최선희나 외교부 라인인데 미 국무부 라인이나 북한의 외무성 라인은 항상 상대방의 선행동을 요구하는 게 습관이 되어 있어요. 특히 미국은 북한의 선행동을 요구하는데 그게 정상인 줄 알고 있고 북한은 그게 아니다 해명하고 그다음에 떼쓰고 하는 것이 또 습관이 되어 있는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톱다운 방식으로 일을 시작을 했고 특히 비건이라는 특별 대표를 임명을 해가지고 북한에 들어가서.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들어갔었죠.
◇ 김현정> 맞습니다. 6일에서 8일.
◆ 정세현> 그리고 북쪽에서도 외무성이나 통전부 라인이 아니라 건축 전문가, 핵 전문가인 김혁철이라는 젊은 사람을 대미 특별 대표라는 직함을 줘가지고 비건과 협상을 하도록 만들어서 평야에서 밀고 당기기를 했고.
◇ 김현정> 이쪽도 특별 대표, 저쪽도 특별 대표. 둘 다 낯선 사람, 우리에게는.
◆ 정세현> 그리고 그건 말하자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직영 체제로 회담을 지금 준비한 거예요.
◇ 김현정> 직영 체제, 직영점이에요?
◆ 정세현> 직영점이지. 그래서 상당한 정도로 지금 또 평양에서 회담을 하고 그리고 하노이로 옮겨가지고 오랫동안 협상을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오늘 만찬에 들어가기 전에 김혁철, 폼페이오 접촉을 하지 않겠는가. 거기서 이제 큰 그림을 그리죠. 그동안에 실무자들이 핵 얘기한 것을 최종적으로 말하자면 영어식으로 하면 랩 업 하는. 싸놓은 보따리를 만들어서 아마 정상 회담에 들어가는 각각 자기의 수뇌들한테 보고를 하고 '이 선에서 오늘 만찬 때 대화를 나누십시오.' '그런데 다 잘됐는데 이러이러한 것은 지금 최종 결단을 하셔야 됩니다. 또는 상대방으로부터 끌어내야 됩니다.' 하는.
◇ 김현정> 마지막 하나.
◆ 정세현> 그런 것은. 그런데 거기까지 가면 사실 내일 오전에 단독 회담 그다음에 확대 회담 그리고 또 오찬. 이렇게 같이 하기로 되어 있는데 내용이 좀 있는 선언문이 나오지 않겠는가.
◇ 김현정> 내용이 있는 선언문이 나오지 않겠는가. 그 '내용이 있는'의 내용은 뭐라고 어디까지 보세요? 아무래도 최소치가 있을 테고 최대치가 있을 텐데.
◆ 정세현> 작년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만 합의를 했어요.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그다음에 한반도의 평화 체제 구축 그다음에 한반도의 비핵화.
◇ 김현정> 커다란 그림.
◆ 정세현> 무엇을 할 것인가만 합의를 했고 유해 송환은 그건 또 별개입니다. 그건 다른 차원의, 크게 봤을 때는 좀 작은 문제죠. 그런데 이번에는 그 세 가지 사업을 어떤 식으로 연계시킬 것인가. 그동안 작년 6월 12일 북미 정상 회담 이후에 북미 협상은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이나 평화 체제 구축 얘기는 않고 미국이 상황을 주도하는 관계로 비핵화를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데만 주력을 했어요. 아까 김현정 앵커도 비핵화 회담이라고 성격 규정을 하시는 것 같던데 우리 언론들, 전문가들도 대개 북미 정상 회담이 비핵화 회담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어요.
◇ 김현정>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겁니까? 아니, 이거 핵 얘기하는 거 아니에요? 비핵화와 상응 조치 얘기하는 회담 아닙니까?
◆ 정세현> 상응 조치는 바로 제재 완화라든지 이런 반대급부가 아니라 북한은 새로운 북미 관계를 위해서 미국이 뭘 할 것인가. 연락 사무소 언제까지 만들어줄 것이냐. 그다음에 종전 체제,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데서 종전 선언이나 평화 선언이나 그거는 어떤 식으로 정리를 할 것이고 그다음에 평화 협정 협상은 언제부터 누가 참여하는 것인지 오늘 결판내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할 거예요. 그래서 그런 데 대해서 그동안에 비건과 김혁철이 밀고 당기는 것이 오늘 김영철과 폼페이오 사이에 대충 결론이 날 거고. 그렇게 되면 작년 6.12 정상 회담에서 합의한 것을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것이냐. '어떻게'가 나온다는 얘기입니다.
◇ 김현정> '어떻게'가. 그러니까 제가 비핵화 회담, 이번 회담 비핵화 회담입니다라고 말씀드린 데 대해서 정 장관님 말씀은 비핵화와 상응 조치에 대한 회담. 그러니까 비핵화만 강조하면 안 되고 북한은 거기에 대한 상응 조치가 나와야 우리는 비핵화 갈 수 있다는 그 부분까지 같이 언급해야 된다.
◆ 정세현> 그러니까 북미 관계 개선과 상응 조치에 대한 일정을 내놔라. 그게 상응 조치고 북미 관계 개선 차원에서 제재 완화 문제가 다뤄집니다. 북쪽의 논리는 제재는 적대의 산물이다. 그러니까 신뢰 쪽으로 넘어가자. 그러려면 제재를 해제하라. 그게 그들의 논리예요.
◇ 김현정> 어디까지를 바라는 거예요, 북한은? 어디까지 해제하라. 최소한 이 정도는 해제해 줘야 우리도 이 정도 할 수 있다가 어느 정도로 맞물려가고 있습니까?
◆ 정세현> 그건 지금 아마 트럼프 대통령도 모를 거예요. 김정은도 모르고.
◇ 김현정> 서로 모르는 겁니까?
◆ 정세현> 서로 밀고 당기기를 하는데 그걸 물밑 협상 과정에서 조율이 되고 또 공식적인 협상으로 매듭이 지어지고 하는 그런 것이기 때문에 진행형이죠, 지금. 그러니까 지금 최종적으로 내일 오전 단독 정상 회담에서 아마 결론이 날 겁니다. 오늘 저녁에 만찬에서 서로 탐색하고 정상 간에. 내일 아침에 결론 내고 올 텐데 그때까지는 아마 미 국무부 대변인도 발표할 것이 없고 조심스럽죠.
◇ 김현정> 조심스럽죠.
◆ 정세현> 북쪽도 그렇고.
◇ 김현정> 정세현 전 장관의 분석을 여러분 듣고 계시는데 제가 한번 정리하는 게 얼마나 맞는지 한번 봐주세요 장관님. 제가 여러 언론의 분석 이런 걸 종합해 보니까 이렇게들 얘기를 하더라고요. 영변 핵 폐기와 사찰. 여기까지는 지금 북한이 이미 확정적으로 내놓은 카드고 미국에서도 그 상응 조치로 금강산 관광 재개까지는 양쪽 다 내놨다. 여기까지 서로 되면 이건 이른바 스몰딜이다. 그런데 거기에다가 플러스 알파로 북한이 예를 들어서 플루토늄, 우라늄 이런 거 해체라든지 혹은 영변이 아닌 다른 은닉 핵 시설을 더 사찰하고 폐기하고 이런 거까지 가면, 플러스 알파까지 가면 미국에서도 상응 조치로 플러스 알파로 종전 선언, 이른바. 이런 것들을 가는 것. 이렇게 가지 않겠느냐. 이게 빅딜이다. 이렇게들 얘기하더라고요.
◆ 정세현> 양쪽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대개 그건데 그런데 종전 선언을 받아내기 위해서 플루토늄이나 우라늄 농축 시설, 플루토늄 재처리 그다음에 우라늄 농축. 이렇게 얘기를 하게 되는데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은 다 영변에 있을 거예요. 그런데 우라늄 농축 시설도 영변에 있다고 공개를 했습니다, 북한이. 2003년인가 하여튼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의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를 초청해서 일부러 보여줬어요. 일부러 보여준 것은 국제 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이런 것까지 하고 있는데 이거 못 하게 하려면 빨리빨리 협상으로 문제를 풀자, 하는 그런 메시지를 보내는 거죠. 그러니까 영변에 있는 건 보여주지만 다른 지역에 있는 우라늄 농축 시설은 잘 안 내놓으려고, 안 보여주려고 그럴 거예요. 왜냐하면 협상 카드지.
◇ 김현정> 그게 카드죠.
◆ 정세현> 더 큰 것을 받아내기 위해서 이미 우리가 공개된 것까지는 이번에 내놓을 수 있지만 우라늄 농축 시설이 타 지역에 있는 경우에 그건 없는 것처럼 하고 미국이 계속 그걸 가지고 쪼아대면 '그러면 뭘 줄 건데?' 이렇게 협상을 하려고 그러죠. 그러니까 그게 스몰딜이다.
◇ 김현정> 영변하고 금강산하고 서로 맞바꾸는 것까지는 합의가 됐다고 보세요? 아니면 그것도 아직 모르는 겁니까?
◇ 김현정> 그걸로는 안 된다.
◆ 정세현> 좀 더 큰 거 많이 쓰라고 하지. 개성공단까지도 얘기를 할 거예요. 왜냐하면 금년 신년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개성공단이나 금강산은 대가나 조건 없이 재개하겠다고 했지만 그건 남쪽에 대해서 대가나 조건 없이 하겠다는 얘기고 미국한테는 그런 거 좀 허용하면 우리가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는데 좀 풀어라. 얘기를 하게 되어 있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영변 핵 시설, 북한 핵 시설의 핵의 심장부 같은 곳을 우리는 폐기하고 사찰까지 허락할 테니 그 정도 되면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다시 시작. 거기다가 종전 선언, 어떤 상징적인 그 정도까지.
◆ 정세현> 연락 사무소.
◇ 김현정> 연락 사무소 정도까지 그건 할 거다.
◆ 정세현> 영변이 북한 핵 시설의 80%는 돼요.
◇ 김현정> 심장이죠. 300개 건물이 몰려 있다면서요, 거기에 핵시설.
◆ 정세현> 그러니까 영변 핵 시설을 파괴, 폐기시키면 그거는 사실은 미국에서 노래를 불렀던 사실상의 불가역적인 상태로까지 넘어가는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거기가 플러스 알파. 어느 정도 단계까지 나아갈 것인가가 이번 담판 톱다운의 핵심이 된다는 얘기인데 그런데 정세현 전 장관님, 트럼프 발언이 자꾸 바뀌고 있다. 이런 얘기가 나와요. 처음에는 '김정은의 리더십으로 경제 대국이 될 거다.' 이렇게 얘기한 게 지난 8일인데 그다음에 15일쯤부터는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바뀌는 게 맞습니까, 지금? 바뀌고 있다는 게. 뭔가 자신이 없어지지 않느냐 이런 분석.
◆ 정세현> 아니, 그건 아니고 미국 내의 소위 반 트럼프 여론의 연장선상에 나오고 있는 지금 북미 정상 회담 딴지걸기. 미국이 그게 심해요. 그러니까 미국의 동부 쪽에서는 이른바 동부의 언론이나 학자들 그리고 정치권 특히 민주당 쪽의 정치인들은 트럼프가 잘되는 게 지금 매우 불편합니다.
◇ 김현정> 매우 불편한 거예요.
◆ 정세현> 그러니까 자꾸 뭘 거기다 끼워가지고 국민 여론이 지지 쪽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려고 자꾸 뭘 고춧가루를 뿌리려고 그러지. 그런데 그런 것을 의식하니까 너무 잘될 것처럼 얘기했다가 나중에 뒷감당 못 할 것 같으니까 지금.
◇ 김현정> 좀 깔고 가는 겁니까, 출구를?
◆ 정세현> 퇴로. 그다음에 나중에 이 정도 했으면 많이 한 것 아니냐라고 하는 얘기를 하려면 지금 서두르지 않겠다. 그다음에 잘 될거다라는 얘기까지만 하고 더 이상 깊은 얘기를 안 하려고 그러는 겁니다.
◇ 김현정> 그렇더라고요. 비행기 타기 직전에 마지막 발언이 뭐였냐면 '서두르지 않을 거다. 나는 단지 북한이 핵 실험하는 걸 원치 않을 뿐이다. 그런데 지금 핵 실험 안 하고 있지 않느냐. 그러니까 서두르지 않을 거다.' 이런 얘기들을 하고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여기까지 일단 설명을 듣고 여러분의 문자 한번 보죠. 문자들이 지금 쏟아지는데요. 루*** 님은 김정은 위원장 굉장히 피곤할 것 같네요. 아무리 강철 체력이라도 65시간 기차 타면 녹초 될 텐데요. 이렇게. 잠깐, 그 얘기 나왔으니까 말인데 우리가 분석 여러 번 했습니다마는 정세현 전 장관의 분석을 한번 듣고 싶습니다, 장관님. 왜 기차 탄 거예요? 뭐 분석들이 여럿 있더라고요. 왜 비행기가 아니라 기차냐.
◆ 정세현> 지금 중국하고 베트남은 미국과 전쟁한 경험이 있고 특히 베트남의 경우에는 미국이 손들고 나가게 만든 데입니다.
◇ 김현정> 이긴 경험이 있죠.
◆ 정세현> 그렇죠. 이겼죠. 그다음에 중국하고 미국은 6.25 전쟁 때 싸웠었고 서로 이기고 진 데가 없이 휴전으로 끝났으니까. 그러나 미중 관계가 나빴다가 79년 1월 1일, 수교를 하면서 개방 개혁으로 경제 부흥을 일으킨 데고 그다음에 베트남도 미월 전쟁이 끝나고 난 뒤에 80년부터 본격적으로 경제 해방을 시도했지만 잘 안 돼서 85년에 다시 그걸 업그레이드시킨 도이모이라는 걸 시작을 해서 지금 한 33-34년 됐는데 베트남의 1인당 소득이 지금 현재 한 2800, 2900 달러, 거기까지 올라왔어요.
◇ 김현정> 많이 올라갔네요.
◆ 정세현> 북한의 거의 2배 가까이 됐죠. 그러니까 북한으로서는 소위 벤치마킹해야 될 대상들입니다. 비행기로 쑥 가버리면. 김정은 위원장을 보면 할아버지의 이미지를 자기 국민들, 인민들한테 부각시키는 걸 통해서 리더십을 강화시켜나가는 그런 측면이 있어요. 과거에 할아버지가 갔던 길을 다시 한 번 가면서 또 세계의 이목을 지금 끌고 있지 않습니까? 비행기로 슉 가버리는 것보다. 그러니까 이미지 정치 차원에서 지금 그렇게 장시간 동안 고생을 했어요. 가다가 내려서 담배 피우는 것도 제가 볼 때는 상당히 인간적입디다. (웃음)
◇ 김현정> 담배 피우고 김여정 제1부부장이 재떨이 이렇게 받쳐주고 있는 모습이.
◆ 정세현> 다른 사람이 들고 있는 것보다 동생이 들고 있는 게 훨씬 자연스럽지요.
◇ 김현정> 다른 사람이 들고 있으면 많이 갑질하는 느낌인데 동생은 혈육이니까.
◆ 정세현> 다른 사람이 들고 있으면 아부한다고 그러지. 그런데 그런 이미지 정치 차원에서 그렇게 긴 시간 기차를 타고 갔다고 봅니다.
◇ 김현정> 이미지 정치 잘하네요.
◆ 정세현> 잘하죠.
◇ 김현정> 사실 나이는 어린데.
◆ 정세현> 지금 그 나이에 중절모 쓰고 다니던 것도 그게 할아버지가 하던 짓이에요.
◇ 김현정> 할아버지 흉내내는 거예요. 그런데 사실은 따지고 보면 김정은 위원장보다, 아버지보다 할아버지 더 많이 닮지 않았어요?
◆ 정세현> 닮았죠.
◇ 김현정> 더 닮았죠, 외모도?
◆ 정세현> 아버지는 김정숙, 북쪽의 김정숙.
◇ 김현정> 우리 김정숙 여사 말고.
◆ 정세현> 그쪽의 어머니를 닮았어요. 얼굴에 주근깨 많은 것도 그렇고.
◇ 김현정> 맞아요, 맞아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걸 보여주고 싶어서 이미지 정치 차원에서 어떻게 보면 기차를 타고 그 고생을 하고 갔다. 지금 문자가 좀 많이 들어와서 한 가지만 좀. 이건 좀 새로운 얘기인데 김정남 아들 김한솔 씨가, 김한솔 군이라고 해야 되나요. 김한솔이 사실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우리는 좀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김한솔을 우리가 데리고 있는 그룹이다.' 하면서 거기서 오늘 중대 발표를 하겠다. 느닷없이 이런 뉴스가 하나 나왔는데 이거 보셨습니까?
◇ 김현정> 천리마민방위. 이렇게 스스로를 밝혔는데 뭐 하는 단체예요, 천리마민방위?
◆ 정세현> 글쎄요, 이름이 애매모호한데. 그러니까 일종의 반 김정은 캠페인 차원에서 하는 건데 이렇게 해서 국제 사회에서 김정은에 대한 반감 내지는 나쁜 여론이 일어나면 북미 정상 회담이 잘되는 것을 좀 막을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게 되면 소위 미국에서도 반북 정서를 계속 유지시켜야 되는 그런 서클이 있습니다.
◇ 김현정> 반 트럼프?
◆ 정세현> 그렇죠. 군산 복합체 같은 데는 반 트럼프, 반북 정서가 유지돼야 이 회담이 잘 안 되는. 그러면서 잘 안 되기를 바라야 무기 시장이 유지가 되든지 확대가 되니까. 이게 잘돼버리면 무기 시장이 줄어요.
◇ 김현정> 그렇죠.
◆ 정세현> 그래서 그런 거고.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리라고 보고 이번 회담에는 큰 영향을 못 미칠 거예요.
◇ 김현정> 워낙 큰 이벤트가 지금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하여튼 이 이야기도 갑자기 눈에 띄어서 제가 질문을 드려봤습니다. 근데, 북한의 신년사. 올해 나왔던 신년사를 들으면서부터 정세현 전 장관은 이번 북미 정상 회담에 나올 내용들에 대해 감을 잡으셨다. 이게 무슨 말입니까?
◆ 정세현>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관련해서 전제 조건이나 대가 없이 재개하겠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어요?
◇ 김현정> 김정은의 신년사에 그런 게 있었죠. 금강산, 개성공단.
◆ 정세현> 그런데 북한에서 김정은이 가지고 있는 지위는 자기들의 표현으로. 최고 존엄이라고 합니다. 최고 존엄이 한 번 공개적으로 한 말이 실현이 안 되면 그건 리더십에 영향을 미치게 돼 있어요. 그러니까 그런 발언을 할 때는 아마 작년 연말쯤 해서 북미 간에 물밑 접촉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정도는 방법을 찾아보자. 잘하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하는 교감이 있었기 때문에 치고 나간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문 대통령이 또 트럼프 대통령한테 19일날인가요. 남북 철도, 도로 연결 포함해서 남북 경협을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낼 수 있는 레버리지, 일종의 상응 조치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으면 활용해 달라. 우리가 그걸 하겠다.
◇ 김현정> 우리가 돕겠다. 이런 이야기를 했잖아요.
◆ 정세현> 우리가 돕겠다.
◇ 김현정> 우리가 발벗고 나서서 돕겠다.
◆ 정세현> 일부에서는 그걸 또 퍼주기라고 얘기하던데 그 퍼주기를 통해서 비핵화를 시키려고 그러는 거예요. 왜 비핵화는 안 시키고 퍼주기만 하느냐는 식으로 얘기를 하는데 이게 퍼주기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대북 지원을 통해서 비핵화를 가져오면 되는 것 아닙니까?
◇ 김현정> 상응 조치가 없이 계속 비핵화만 주문할 수 없다는 말씀이신 거죠.
◆ 정세현> 그렇지. 아무것도 한 것도 없이. 아니, 비핵화를 어떻게 공짜로 하려고 해요? 우리 보수 언론이나 이런 데 정치인들은 비핵화가 마치 고함 지르고 압박하면 되는 줄 아는데 그건 아니고 북한이 그런 데 굴복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반대급부가 있어야 되는데.
◇ 김현정> 실리를 찾을 거다.
◆ 정세현> 아마도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그 정도 얘기했으면 그것의 소위 우선순위가 높다고 보고 그걸 우리가 거들어주면 앞으로 남북 정상 회담할 때도 훨씬 더 부드럽게 남북 합의가 잘 이루어질 거다 하는 계산으로. 그러니까 제가 어느 방송에서 그랬어요. 짜고 치는 거라고 얘기했는데 좀 표현은 점잖지 못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런 구도가 있다는 식으로 한번 보고 이번 회담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이거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네요. 그러니까 1월 김정은 신년사에 나왔던 금강산, 개성공단 얘기부터 이게 허투루 나온 게 아닐 거다. 그때부터 어느 정도, 그 정도까지의 교감은 있었을 거라고 본다면.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얼마 전에 얘기한 우리가 적극적으로 돕겠다라고 한 얘기. 이것도 허투루 한 게 아닐 거다.
◆ 정세현> 일국의 대통령이 얘기했다 안 되는 걸 미국 대통령하고 통화할 때 이 말씀을 넣으십시오라고 참모들이 했다면 그건 정말 곤란하죠. 그러니까 이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때 얘기하는 거 아니에요, 정상 간에는?
◇ 김현정> 그렇죠.
◆ 정세현> 미국에서 또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라는 얘기도 또 설명을 했단 말이죠. 상당한 정도의 교감이 있었다고 봐야 되고 그것은 어떤 점에서는 하노이에서 그것이 기본이고 플러스 알파가 뭐냐가 중요하다.
◇ 김현정> 금강산, 개성공단은 사실상 지금 거칠게 말해서 '짜고 친 거다.' 이미 거기까지는 다 짜져 있을 것이다라고 긍정적으로 보시고 플러스 알파가 뭐가 되느냐를 보시라. 지금 이 말씀이죠.
◆ 정세현> 지금 경협이라는 단어가 나왔는데 대기업의 대북 투자. 지금 짐 로저스가 들어가겠다고 그러고 일본도 일제 36년 배상권 가지고 들어가겠다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중국도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고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그런 정도 대기업의 대북 진출. 이걸 미국과 협의를 하고 북한하고 조율을 해 가지고 먼저 치고 들어가야 됩니다. 그것 없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 구상하고 있는 어저께인지 내놓은 소위 신한반도 체제 만드는 데 있어서 주도권이 안 생겨요. 우리가 먼저 들어가야 돼요.
◇ 김현정> 우리가 그 역할을 해야 되는 거군요.
◆ 정세현> 경제적으로 먼저 진출을 해서 북한 경제와 남한 경제가 하나의 덩어리로 연결되도록 만들어가면서 사회 문화적인 공동성이 커질 때 그게 새로 짜여지는 동북아 질서, 재편되는 질서에서 우리가 을이 아니라 갑의 하나로 등극할 수 있다. 그게 신한반도 체제. 우리가 주도한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어요?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그러면 금강산, 개성. 플러스 알파가 있을 거다. 그리고 그런 걸 하기 위해서는 결국은 연락 사무소 얘기가 같이 나올 수밖에. 당연하게 나올 수밖에 없는 거고 연락 사무소. 그러면 북, 미, 중, 우리나라까지 다 합친 종전 선언은 이미 그건 사실상 물 건너갔지만.
◆ 정세현> 그건 지금 시간적으로는 어렵고 그건 나중에 기회 있으면 하기로 하고 어떻게 표현될지는 모르겠어요. 그것도 종전 선언이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소위 거부감 때문에 평화 선언이라고 하고 넘어가자는 얘기도 있어요, 북미 간에.
◇ 김현정> 불가침 협정 정도가 되는 거예요, 내용은?
◆ 정세현> 불가침 협정은 별도로 협정을 맺어야 되니까 그건 남북 평화 협정으로 전부 다 쌓으면 됩니다.
◇ 김현정> 그런 게 하나 나오기는 나올까요, 뭔가? 상징적인 종전 선언.
◆ 정세현> 평화 체제 구축 관련해서 입구에 해당하는 표현이 하나 나와야죠.
◇ 김현정> 입구에. 그러면 북한이 이 정도를 내준다고 하면 북한에서 나올 것은 영변 핵 시설에 대한 사찰 폐기. 이건 또 기본이고 플러스 알파?
◆ 정세현> 핵물질 신고, 검증. 검증단 들어와라.
◇ 김현정> 사찰해라. 그게 영변 하나인 겁니까 아니면 그 밖에도 다.
◆ 정세현> 다른 데 우선 동창리라든지 풍계리 같은 데는 이미 들어오라고 얘기했으니까 그것은 기본이고 핵물질 신고까지는 그렇지만 무기 개수는 먼저 밝히지 않을 겁니다. 무기 개수는 미국 내에서도 평가하는 데마다 개수가 다른데 20개라는 데도 있고 60개라는 데 있고 그런데. 국방부 쪽은 개수를 많이 얘기하고. 그렇습니다. 그전에도 그래요. 90년대 중반에도 국방부에서 얘기하는 것은 북한의 핵 능력이 어마어마합니다. 그런데 CIA. 그러니까 DIA에서 얘기한 건 굉장히 크고 CIA에서 얘기하는 것은 그 한 절반 정도. 민간과 군인의 차이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정세현> 그러니까 개수도 차이가 있는데 그건 앞으로 협상 카드로 놔둘 겁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북미 수교까지 확실하게 대사 관계까지 끌어낼 수 있을 때 핵무기도 내놓고 ICBM도 내놓겠다. 이렇게 되지 않겠는가.
◇ 김현정> 그러면 이번에 빅딜이냐, 스몰딜이냐, 뭔딜이냐. 이런 얘기들 많이 하는데 정세현 전 장관이 보는 수준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로.
◆ 정세현> 미디엄딜.
◇ 김현정> 미디엄딜. 신선하네요.
◆ 정세현> 스몰딜보다는 좀 더 나갈 거고 그러나 빅딜은 대개 우리 국민들이 빅딜은 완전히 비핵화 끝나는 상태를 얘기들을 대개 하니까.
◇ 김현정> CVID.
◆ 정세현> 그건 안 되죠. 그건 아니고 그건 시간 두고 빅딜까지 가기 위한 중간 교두보로서의 미디엄딜. 그리고 연락 사무소 설치 언제까지. 그다음에 평화 협정은 언제부터 협상 개시.
◇ 김현정> 로드맵.
◆ 정세현> 그다음에 비핵화는 아까 얘기한 대로 영변 핵 시설 폐기. 그다음에 핵물질 신고, 검증. 그것까지 나오면 대성공이죠.
◇ 김현정> 대성공이죠.
◆ 정세현> 아니, 스테이크도 미디엄을 제일 많이 시키잖아요, 80%.
◇ 김현정> (웃음)저도 미디엄 먹어요. 레어는 너무 좀 피가 많이 나와가지고.
◆ 정세현> 그건 스몰딜이고.
◇ 김현정> 그렇네요. 미디엄딜 정도 나오면 대성공이다. 지금 우리가 쉽게 미디엄딜 하지만 미디엄딜도 이거 되게 어려운 건데.
◆ 정세현> 어렵죠.
◇ 김현정> 미디엄딜까지 나오면 사실 대성공인데요. 거기까지 가는 데 변수, 최종 장애물. 이걸 두 정상이 넘어야 되는데 하는 그 마지막은, 장애가 된다면 뭐가 될까요?
◆ 정세현> 특히 북한 쪽에서는 사실 김정은 위원장의 장악력이라고 할까 리더십이 확고하기 때문에 더 큰 것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 비해서 미국 국내 정치에 대한 장악력이 그렇게 높지는 않아요. 굉장히 비판을 많이 받고 있고 위기에 몰려 있잖아요. 연방정부 셧다운도 있었고 비상사태 선포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그러나 그런 것 때문에 특히나 민주당이 계속해서 발목을 잡으니까 미국이 얼마나 내놓을 수 있느냐. 아까 제가 얘기한 개성공단, 금강산, 연락 사무소.
◇ 김현정> 더 나아가 평화 협정.
◆ 정세현> 평화 협정을 언제부터 시작한다고 몇 월달부터 가동을 시킨다. 이런 얘기까지 하는데 굉장히 뒤통수가 당길 거예요.
◇ 김현정> 미국에서, 본토에서.
◆ 정세현> 트럼프는. 김정은은 그런 건 별로 없습니다.
◇ 김현정> 본토의 이른바 딴지, 발목잡기. 이게 마지막 변수가 될 거군요.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많이 하고 싶잖아요. 지금 재선 앞두고 뭔가 성과를 내야 되는 것에 몰린 것도 트럼프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내고 싶을 텐데 본토에서 말리는 세력. 그 세력이 마지막 변수가 될 거다.
◆ 정세현> 그렇죠.
◇ 김현정> 명쾌합니다. 정세현 전 장관과 함께 오늘 이야기들 나눠봤고요. 일단 여기까지 말씀 듣고요. 정 장관님. 또 마치고 나서 한번 더 정리하는 시간 가져보도록 하죠. 오늘 대단히 고맙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