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하노이 회담 금강산 관광 재개 초석 되길 기대"

금강산 사선정 모습. 자료사진
베트남 하노이에서 27일부터 열리는 제2차 북미정상 회담을 누구보다 '학수고대'해 온 이들을 손으로 꼽는다면 아마도 현대그룹이 첫 손에 들어갈 게 확실하다.

현대그룹에게 대북사업은 숙원사업이자 그룹 재건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한때 재계 1위까지 올랐던 현대그룹은 지난 2008년 관광객 피살 사건으로 금강산 사업이 멈추고 대북사업이 전면 중단되면서 지금은 자산 2조원 수준의 중견그룹으로 쪼그라들었다.

최근 몇 년에 걸친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계열사 가운데 현대증권과 현대상선 등을 모두 잃고 사실상 현대 엘리베이터 홀로 그룹을 지탱하고 있는 형편이다.

대북사업을 놓아야할 지 고민도 있었지만 현대그룹에게 대북사업은 단순한 사업을 넘어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이 품었던 뜻을 담고 있기에 사업 중단 이후 지난 10여 년은 인고의 세월일 수 밖에 없었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사진=현대그룹 제공)
현정은 회장은 지난해 11월 18일 금강산관광 20주년 남북공동행사를 위해 1박2일간 금강산을 방문했다.

현 회장은 행사를 마친 뒤 귀환 인사를 통해 "금강산관광을 시작으로 민족이 화해하는 길을 개척한 현대는 앞으로 남북이 함께 만들어갈 평화롭고 새로운 미래에도 우리 현대그룹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현대그룹 관계자들이 이번 하노이 회담에 거는 기대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현대그룹은 회담 성과로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 등이 직접 언급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보이지만 어떤 형태로든 남북경협과 대북사업 재개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성과가 나올 가능성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직접 언급했고 문재인 대통령 역시 금강산 관광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분위기는 어느정도 무르익었다는 판단이다.

회담을 코 앞에 둔 지난 26일 현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을 통해 어느정도 성과가 나와서 글로벌 제재가 완화되거나 아니면 예외적으로라도 조치가 나와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수 있는 초석이 놓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회담을 통해 대북사업 물꼬가 트인다해도 실제 사업 재개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전망이기 때문에 사업재개를 위한 준비작업은 차분하게 지속하겠다는 신중함도 내비쳤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북미정상회담에서 성과가 있다고 해도 이후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이 있고, 이어 남북 당국자간 회담을 통해 사업 재개 논의가 이뤄지는 등 선행되야 할 게 많다"고 말했다.

남북 당국간 합의를 해야만 비로소 사업자인 현대그룹 산하 현대아산 관계자들이 방북을 해 사업 재개를 위한 구체적인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북이 가능해지면 오랫동안 비워둔 시설에 대한 개.보수 작업은 물론 탐방로 안전 점검등을 통해 이상유무를 확인해야만 비로소 소규모라도 시범 관광이 이뤄질 수 있다.

현대아산은 당국간 회담 이후 사업자인 자신들이 직접 작업에 돌입하는 날을 시발점으로 3개월 안에 관광재개를 위한 준비작업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따라,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물꼬가 트이고 모든 준비 과정이 물 흐르듯 흘러야지만 올해 하반기에라도 금강산을 다시 볼 가능성이 생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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