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아들과 휠체어 타고 가던 母…안타까운 참변

60대 母, 장애인 아들과 전동휠체어 타고 가다 택시에 치여 치료도중 숨져
아들, 밤늦게 청소 일 마친 어머니 힘들까봐 휠체어 태우고 집으로 가다가 사고
장애인 아들도 중상…어머니 사망 소식 아직 몰라

장애인인 아들과 함께 한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던 60대 여성이 택시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주위를 안타깝게하고 있다. 40대 아들도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있다.(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장애인인 아들과 함께 한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던 60대 여성이 택시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주위를 안타깝게하고 있다. 40대 아들도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있다.

부산 영도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10분쯤 부산 영도구 동삼동 한 복지관 앞 도로에서 택시와 전동휠체어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전동휠체어에 함께 타고 있던 A(67·여)씨와 장애인인 아들 B(44)씨 모두 중상을 입어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어머니 A씨는 뇌출혈 등으로 의식을 잃고 긴급 수술을 받았지만, 이날 오전 결국 숨졌다.

같은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아들은 아직까지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모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헬스장 청소부로 일하는 A씨는 이날 장애인인 아들과 함께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경찰은 "어머니가 헬스장 청소를 마치고 나오는 시간에 맞춰, 아들이 마중 나갔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고가 난 지점은 오르막길로, 힘들게 청소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어머니를 자신의 전동 휠체어에 모시고 집으로 가려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A씨의 집과 사고지점까지는 불과 50m 밖에 되지 않는다고 경찰은 전했다.

관할 구청에 따르면, 어머니인 A씨는 청각 장애 4급, 아들은 지체 장애 5급으로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 수당을 받으며 생계를 유지해왔다.

상대적으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어머니가 청소 일을 하면서 부족한 생활비를 마련했고, 지체 장애 3급인 아버지는 지난 2016년 숨졌다.

특히 A씨가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하며 남편과 아들을 돌봐오다 이같은 사고가 나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A씨 등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도로를 역주행하다가 좌회전 하던 택시와 부딪힌 것으로 보고 현장 주변 CCTV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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