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프로 선수 3명 중 1명 "성폭력 피해 경험"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가운데)이 지난달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을 발표하는 모습. 황진환 기자
국내 프로스포츠 여성 선수들 중 3명에 1명 꼴로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프로스포츠협회와 함께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야구, 축구, 농구, 배구, 골프 등 5대 프로스포츠 종사자 9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성폭력 실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선수와 코치진, 직원을 포함해 전체 프로스포츠 종사자 중 성폭력 피해 경험 응답률은 14.2%였다. 이 중 여성은 37.3%, 남성은 5.8%가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프로스포츠 여성 선수 중 37.7%가 입단 이후 성희롱을 비롯한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남성 선수는 5.8%, 전체 선수는 15.9%가 성폭력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동안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자 선수도 11.3%였다.

선수를 포함한 전체 응답자의 성폭력 피해 유형으로는 ▲ 언어적·시각적·기타 성희롱 12.7%(여성 33.0%, 남성 5.1%), ▲ 육체적 성희롱 4.3%(여성 12.9%, 남성 1.0%), ▲ 온라인 성범죄 1.1%(여성 4.0%, 남성 0%) 등의 순이었다.

이들 피해자들의 신고율은 극히 낮았다. 내부 또는 외부 기관에 성폭력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는 응답은 4.4%에 불과했다. 69.5%는 주위에 알리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가해자는 선수의 경우 코칭스태프(35.9%)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선배 선수(34.4%)였다. 가해 장소는 회식 자리(50.2%)와 훈련장(46.1%)이었다. 프로 종목은 아니나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한체대)도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장소로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과 훈련장 등을 꼽기도 했다.

문체부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각 프로 단체에 가해자 영구 제명 등 규정 개정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 각 단체에 신고센터와는 별개로 피해자 지원센터를 설립하게 하고, 선수와 코치진에 대한 성폭력 예방 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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