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해당 업체가 항만업계 내의 유착 고리는 물론 부산항운노조의 채용비리와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부산항운노조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박승대)가 현재까지 구속한 인원은 모두 3명. 부산항운노조 전 지부장 1명과 항만 인력공급업체 대표 2명이다.
이 중 인력공급업체 A사 대표 B씨는 지난 2016년 7월부터 2년 동안 52억 여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아내 등이 대표로 있는 다른 법인 계좌로 회삿돈을 지출한 뒤 이를 본인이나 가족 등의 계좌로 다시 돌려받는 수법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에는 B씨의 친동생이자 현직 부산항운노조 지부장도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만업계에 따르면 B씨는 감만부두를 기점으로 무려 20여 개에 달하는 법인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항만 인력공급업체를 비롯해 신항 셔틀버스 운영, 북항 내 부두 식당 운영, 감만부두 주차장 운영 등 사업 영역이 대부분 항만과 밀접한 것들로 전해졌다.
항만업계 한 관계자는 "B씨의 업체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며 "사실상 경쟁업체가 없는 상황에서 사업을 확장해나갔다"고 말했다.
검찰은 B씨가 항만에서 독과점 형태의 이 같은 사업권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경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부산항운노조의 채용비리와 관련해서도 A사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A사는 터미널운영사에서 노무 인력을 요청하면 부산항운노조 조합원은 물론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일용직 노동자를 공급했다.
A사가 관리한 일용직 노동자는 대부분 퇴직한 항운노조 조합원이거나 갓 항만에 발을 들인 젊은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사가 관리한 젊은 일용직 노동자들이 부산항운노조 조합원으로 채용된 사례가 없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사가 부산항운노조 조합원 부정채용 루트로 사용됐을 가능성을 보고 있는 것이다.
한편, 검찰은 이번 수사와 관련해 부산항운노조의 직·간접적인 수사방해 행위가 포착되고 있다며 법을 벗어난 방어권 행사는 엄중 처벌하겠다고 조합 측에 경고음을 보냈다.
검찰 관계자는 "부산항운노조가 조직적으로 검찰 수사에 대응하거나 개입한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며 "통상적인 방어권을 벗어난 증거 인멸 등 위법적인 행위가 드러날 경우 엄중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