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신한반도 체제 주도적으로 준비하겠다"

"전쟁과 대립에서 평화와 공존으로, 진영과 이념에서 경제와 번영으로"
남북경협 비핵화 지렛대론, 한반도 당사자 역할 강조한 듯
"북한 경제 개방 후 주도권 잃지 않아야 한다, 한반도 주인은 우리"
3·1절 기념식에서 '신한반도체제' 구체적 그림 제시할 듯
"여전히 남북-북미관계 개선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 있어" 경계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5일 "역사의 변방이 아닌 중심에 서서 전쟁과 대립에서 평화와 공존으로, 진영과 이념에서 경제와 번영으로 나아가는 신한반도체제를 주도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는 지금 식민과 전쟁, 분단과 냉전으로 고통받던 시간에서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주도하는 시간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우리 손으로 넘기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영변핵시설 영구 불능화와 미국측 상응조치 등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이 도출될 것이란 기대감 속에 우리 정부 역시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 전화통화에서 남북경협을 비핵화 지렛대로 제시한 만큼, 완전한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도록 한반도 당사자로서 역할을 해야한다는 점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북한의 경제가 개방 된다면 주변국가들과 국제기구, 국제자본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도 우리는 주도권을 잃지 않아야 한다.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라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신한반도체제'에 대해 구체적인 말을 삼갔지만, 지난해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구상한 '한반도신경제지도'에 정치·사회·문화 분야까지 포괄하는 개념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은 다음달 1일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신한반도체제'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저는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며 "지금 한미동맹, 남북관계, 북미관계는 모두 과거 어느 때보다 좋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한반도 문제의 주인으로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선순환하고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청와대가 이날 오전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북미 2자간 종전선언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밝힌 것 역시 남북, 북미관계 선순환을 통한 항구적 평화체제 정착을 의미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이 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에 담길 수 있도록 양국 정상의 그간 노력도 치하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두 정상은 이전에는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을 걸어 여기까지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북핵 외교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대담한 결단과 새로운 외교전략으로 대북외교를 직접 이끌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구상 마지막 남은 냉전체제의 해체에 성공한다면 세계사에 뚜렷하게 기록될 또 하나의 위대한 업적이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롭고 대담한 외교적 노력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와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도 "핵 대신 경제발전을 선택해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에도 박수를 보낸다"며 "우리가 두 정상을 성원하며 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는 것은 한반도에서 전쟁 위협과 안보 불안을 해소하고 평화경제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문 대통령은 한반도 운명을 좌우할 2차 북미정상회담이 눈앞에 와 있는 상황에서도 이를 정쟁으로 이용하려는 일부 정치세력에 대해서는 준엄하게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힘들게 여기까지 온 상황에서도 여전히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개선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발목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모두가 색안경을 벗어던지고 우리에게 다가온 기회를 붙잡는 데 전력을 다하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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