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만 보고 사주실건가요? 키즈폰, 전자파 비교해보니

전문가들 "韓, 휴대폰 전자파 기준 엄격하지만 어린이는 더 조심해야"

입학시즌을 맞아 주요 이동통신사들이 어린이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주로 귀여운 디자인이나 저렴한 요금제 등을 앞세우며 초등학교 입학선물로 '키즈폰' 선물을 홍보하고 있는데, 유해물질에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어린이가 사용하는 만큼 디자인과 요금제 못지않게 제품 선택 시 전자파 등을 확인할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매달 초, 전파연구원 홈페이지에서 키즈폰 등 전자파 확인 가능


국립전파연구원은 매달 초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에 판매되는 전자제품 중 머리에 근접 사용하는 제품에 대한 전자파 흡수율(전자파 방출량, 최대 Head SAR값)을 공개하고 있다. 2014년 8월 이후 판매되는 제품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측정치가 0.8W/㎏ 이하면 1등급으로 표시되고 0.8~1.6W/kg인 경우는 2등급을 부여한다. 인증제 시행 전 인증을 받은 제품의 경우 등급은 부여되지 않았지만, 출시 때 안전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에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전파연구원의 설명이다.

전자파 흡수율은 인체에 흡수되는 전자파량을 측정한 값으로 인체 1㎏에 흡수되는 전자파 에너지의 양(W)으로 표시하는데 전자파 흡수율이 1W/kg라면 인체 체질량 1kg당 1W의 전자파가 흡수된다는 뜻이다. 수치가 클수록 전자파 영향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에서 판매되는 키즈워치 대부분은 '1등급(0.631~1.19W/kg)'을 받았고, 많은 키즈폰은 '2등급(1.19~1.27W/kg)'을 받았다. 최근에 출시된 LGU+의 '리틀프렌즈폰2'를 제외한 대부분이 제품은 전파연구원 홈페이지에서 해당 제품의 전자파 흡수율을 확인할 수 있다. 리틀프렌즈폰2의 전자파 흡수율은 다음 달 초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전파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전자파 기준(1.6W/kg)은 일본 등이 사용하는 국제권고기준(2W/kg)보다 엄격한 수준"이라고 설명했지만, 별도 기준이 없어서인지 키즈폰 등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제품이 성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삼성전자 갤러시노트8(0.17W/kg)이나 LG전자 G7(0.24W/kg) 등과 비교해 최고 7배가 넘는 전자파 흡수율을 보이는 것은 안타까운 대목이다.

◇ "어린이, 키즈폰 사용 주의해야"…"키즈폰 규제해야" 주장도

전자파의 인체 대한 유해성은 논란은 진행 중이다. 다만 어린이들이 주의해서 휴대전화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전문가들이 의견을 함께한다.

생체전자파학회(The Bioelectromagnetics Society, BEMS) 학회장을 지낸 김남 충북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누구도 쉽게 답을 할 수 없는 것이지만 전 세계 연구자들이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해 국제기준, SAR를 정한 것"이라며 "이 기준을 정할 때 어린이와 노인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휴대전화를 오래 사용한 사람은 휴대전화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암 발병률이 최고 4배까지 높다고 주장하는 연구가 있고 WHO(세계보건기구)도 휴대폰을 '2군B 발암물질'로 정해 '휴대폰 사용을 조심하라'고 경고하고 있다"며 "어린이의 휴대전화 사용은 신경을 많이 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다만 "다행인 것은 전 세계적인 연구결과나 국립암센터 관리 자료 등을 보면 휴대전화 보급률이 높아진 뒤 뇌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결과는 없다"며 "휴대전화 사용을 조심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반면 미국 전자파방사선정책연구소 케이티 싱어(Katie Singer) 연구원의 책을 '전자파, 침묵의 봄'이라는 제목으로 번역했던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뼈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았고 수분이 많은 어린이는 전자파 흡수력이 성인보다 훨씬 높고 전자파에 대한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고 키즈폰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박 교수는 이어 "전자파의 유해성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키즈폰 등 머리에 붙여 사용하며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기들은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 등) 피치 못할 이유로 키즈폰 등을 사용해야 한다면 머리에 가까이 사용하는 키즈폰 보다는 손목에 착용하는 키즈워치 형태가 상대적으로 나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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