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을 간다면) 개인적으로는 다시 한번 준열이랑 가고 싶어요. 준열이가 싫어할 수도 있지만. 준열이랑 함께라면 어디라도 갈 수 있어요."
류준열과 2주 동안 쿠바에 다녀오며 생애 첫 배낭여행을 경험한 이제훈은, '동행'을 향한 애정과 신뢰를 숨기지 않았다. 시청자들에게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을 비롯해 걱정되는 점이 있었지만, '류준열의 출연'이 프로그램을 하게 된 결정적 이유라고 밝혔다.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 사옥에서 JTBC 새 예능 '배낭 멘 혼돈의 여행자, 트래블러'(이하 트래블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최창수-홍상훈 PD와 배우 류준열, 이제훈, 김멋지-위선임 작가가 참석했다.
'트래블러'는 류준열과 이제훈이 진짜 나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이다. 제작진 간섭 없이 스스로 여행의 모든 순간을 모험하고 만끽하는 배낭 여행기가 그려질 예정이다.
최창수 PD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배낭여행자를 최대한 리얼하게 구현한 여행 프로그램"이라며 "언젠가 여행, 청춘, 사랑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했는데, 이번에 여행과 청춘을 결합해 2/3 정도는 이뤘다. 사랑이 결합됐는지 안 됐는지는 방송을 보시면 아실 것"이라고 밝혔다.
류준열-이제훈이라는 두 배우 조합을 어떻게 구상했는지 묻자, 최창수 PD는 "애초에 작년 2월에 기획할 때부터 딱 못 박은 게 무조건 2명이어야 한다는 거였다. 여행 다니며 2명이 초과되면 숙소 잡을 때나 이동할 때나 여러모로 불편한 게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조건 한 명은 배낭여행을 좀 해 본, 여행을 좀 할 줄 아는 그런 출연자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기획할) 당시에 배낭여행 실력이 대외적으로 검증된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섭외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류준열 씨를 가상의 트래블러 한 명으로 세우고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여행 메이트를 생각했을 때, 작가님과 청춘과 어울리는 분들을 떠올렸고 가장 위에 있는 분이 이제훈 씨였죠. 긴 과정을 거쳐서 류준열 씨 섭외가 됐을 때 마침 이제훈 씨를 추천하기도 했고, 이제훈 씨도 흔쾌히 저의 제안을 잘 받아주셨어요. 시간,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같이 합쳐져서 정말 운이 좋게 두 분을 모실 수 있었어요. 그 와중에 조(승욱) 국장님도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최 PD의 말처럼 류준열은 '여행을 좀 아는' 베테랑으로 활약했다. 그는 tvN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에서 안재홍, 고경표, 박보검과 같이 여행 예능에 출연했고, 데뷔 전부터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고 배낭여행 경험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을 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이자 절대적인 이유는 류준열 배우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만나길 원했는데 예능에서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고, 저한테 있어서는 류준열 배우가 첫 번째 이유였고 그냥 모든 걸 의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훈은 "제가 많이 준비하고 형으로서 이끌어줬어야 했는데 류준열 배우가 너무 여행을 좋아하고 잘 아니까 저는 그냥 준열이가 하자는 대로 따라갔다. 그게 너무 편했고 즐거웠다"면서 "이 프로그램의 시작과 끝은 류준열 배우이지 않나"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저는 배낭 메는 것도 몰랐다. 어떻게 열흘 동안 이 배낭 메고 여행할 수 있지? 되게 스트레스받았는데 배낭 메는 법도 가르쳐주고 여러 가지 면에서 최고의 여행 메이트이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동생 트래블러' 류준열 역시 이제훈과의 호흡이 매우 좋았다고 화답했다. 류준열은 "제훈이 형은 완벽 그 자체의 트래블메이트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호흡이 너무 잘 맞았던 것 같다. 친구, 동생, 형들이랑 다녀봤는데 제훈이 형 같은 메이트는 아무하고나 여행해도 다들 좋아하실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같은 트래블러가 불편함이 전혀 없다. 눈치 안 봐도 되고 너무 편하게 해 주셨다, 형임에도 불구하고. 방에 있는데도 편하고, 여행하는 순간순간에 같이 하모니가 잘 어우러지는, 모가 나지 않고 둥글둥글한 분"이라고 부연했다.
같이 여행하면서 맞춰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자, 류준열은 "여행을 둘 이상 하면 트러블이나 의견 충돌이 있기 마련인데 결국 얼마만큼 서로 배려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며 "혼자 하는 여행이 아니기 때문에 포기할 때도 자연스럽게 아쉽지 않게 포기하게 된다. 상대도 나를 위해 어떤 걸 포기하는지 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제훈은 "저보다는 준열이가 많이 노력하지 않았나. 저는 약속한 시각에 잘 일어나고 잘만 따라다니면 됐다. 길 잃어버리지 않고. 그래서 (방송 보면) 준열이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근데 저도 어딜 가고 싶다, 뭘 먹고 싶다는 의견을 줬을 때 준열이가 그렇게 하자고 언제나 흔쾌히 응해줘서 저는 정말 더할 나위 없었던 여행인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절대자! 이 사람만 쫓아가면 모든 게 완벽하다! 저를 많이 지켜줬다"고 덧붙였다.
배우들이 자유롭게 여행을 한다는 콘셉트는 tvN '꽃보다 청춘'에서도 나온 바 있다. 이에 대한 질문에 최 PD는 "꽃청춘은 (출연자를) 납치해서 낯선 곳에 갑자기 떨어뜨린다는 주요 콘셉트가 있는데 그것부터 없다. 그래서 여행 출발할 때나 여행할 때 태도가 다른 것 같다"고 답했다.
최 PD는 "기존의 예능 작가를 한 명도 쓰지 않고 단 두 명의 여행 작가만 쓰는데, 기존 여행 프로그램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 여행지와 숙소 찾고 택시 타는 과정이 어떤 프로그램보다 분량이 많이 나올 것 같다"면서 "나도 여행을 저런 방식으로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른, 결혼 대신 야반도주'라는 책을 함께 쓰고 여행 블로그를 운영 중인 김멋지-위선임 작가는 여행지 '쿠바'의 매력에 관해 설명했다.
김 작가는 "1960년대에 사회주의 국가 선언하며 미국과 수교가 끊어졌다. 미국이 쿠바의 경제 봉쇄 정책을 펴면서 다른 나라와 교류 못 하게 됐고, 발전의 속도가 더뎠다. 그래서 쿠바에 가면 1950년대 자동차가 돌아다니고, 무언가를 인터넷으로 바로 알아볼 수 없다"며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나라"라고 말했다.
위선임 작가는 "쿠바는 낯설지만 매력적인 나라다. 우리나라하고는 문화적으로 다르다. 왜 이렇게 다를까, 이들은 왜 이런 문화를 가졌을까 끊임없이 질문하게 된다. 여행자에게 계속 물음을 주는 곳이 가장 매력적인 여행지라고 본다"고 밝혔다.
홍상훈 PD는 "배낭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쉽게 도전하기 힘들고 쿠바라는 새로운 지역에서 하는 거라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저희 프로그램 보시면서 (그런 생각을) 깨고 나도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셨으면 좋겠다. 당장이라도 배낭 싸서 떠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류준열과 이제훈의 쿠바 여행기가 담길 JTBC 새 예능 '트래블러'는 오늘(21일) 밤 11시에 처음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