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측 실무 협상 책임자인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는 이날 새벽 하노이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르면 오늘부터 이른바 '하노이 선언'의 구체적 의제 협의가 시작될 예정이다.
북한 김 특별대표는 앞서 전날 오후 6시 20분쯤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 직무대행,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과 함께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미 협상의 북측의 또 다른 핵심 인물로 알려진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박철 부위원장은 지난 16일부터 하노이에 머물며 의제 분야 실무협상을 준비해왔다.
미 국무부 알렉스 윙 부차관보도 하노이에 도착해 의제 분야 실무협상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져 온 만큼 양국은 곧바로 의제 실무협상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의 실무팀은 정상회담 당일 최종 담판을 벌이기 전까지 치열한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북미 양측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회담 당시에도 회담 당일 새벽까지 실무협상을 이어가기도 했다.
실무회담의 주요 쟁점은 이른바 '하노이 선언문'의 의제 설정과 구체적 성과 도출이다. 양국은 이번에도 비핵화 로드맵 설정과 연락사무소 개설을 포함한 북미관계 개선, 대북제재 완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두고 회담 직전까지 치열한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실무 협상이 시작되는 등 북미회담이 가까워지면서 양국 정상의 숙소와 회담 장소 등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서실장 격으로 의전을 총괄하는 김창선 부장은 닷새째 하노이 시내 호텔을 방문하며, 숙소 물색에 나선 모습이고, 이미 미국측과의 회담장소를 두고 본격 협의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숙소로는 JW메리어트 호텔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꼽히고, 북한 김 위원장의 숙소로는 메트로폴 호텔과 멜리아 호텔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메트로폴 호텔이 회담 장소가 될 확률이 커지면서 김 위원장의 숙소로는 멜리아 호텔이 될 가능성도 크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로이터는 베트남 소식통을 인용해 "회담 장소는 20세기 초 식민지 시대에 건설된 하노이 시내 영빈관이 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베트남을 방문하는 김 위원장의 교통수단에 대해 비행기와 특별열차가 동시에 거론되는 가운데 편도 한번은 열차를 이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비행기로 베트남에 와서 기차로 돌아가는 가거나 기차로 방문한 뒤 비행기로 돌아가는 방안이다. 특별열차를 통해 베이징에 가 중국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북미정상회담의 사전협의를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면서 열차 방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구간만 비행기로 이동할 가능성도 나온다. 김정은의 특별 열차는 경호 문제로 통상 매우 천천히 운행하기 때문에 약 60시간이 넘는 이동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다.
김창선 부장은 지난 16일 베트남으로 가면서 경유지인 베이징을 거쳐 광저우에서 1박을 했다. 또 17일에는 김 부장이 중국과의 국경 지대를 전격 방문하면서 베트남 현지 언론을 중심으로 김 위원장의 열차 방문설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