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 터진 성폭력 의혹..기장총회 '난감'

"제도 다듬는 계기로 삼을 것"..2차 가해 중단 촉구

한신대 신학과 교수의 성폭력 의혹 사건이 발생하자, 신대원 학생들이 공개 사과와 처벌을 촉구했다.
진보적인 교단으로 알려진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연이어 터진 성폭력 의혹 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기장총회 소속 박모 목사가 여신도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쳐 사회법정에서 구속되는 사건이 발행했고, 최근에는 한신대 신학과 교수가 제자를 성폭행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성폭력 사건과 관련한 교단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성폭력을 저질러 사회법정에서 징역 3년형을 받고 구속 수감된 박 목사에게 노회 재판국이 정직 3년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려 비판을 자초했다.

기장총회 목회자와 신학생 등이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박 목사의 면직과 출교를 요구했지만, 노회 재판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박 목사가 속한 노회원들이 정직 3년을 선고한 노회 재판부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아 이번 사건을 원점에서 재논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이다.

하지만 노회 재판국이 정직 3년이라는 판결을 내릴 동안 총회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고 방관만 했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는 기장총회 산하인 한신대학교 신학과 교수의 성폭력 의혹이 제기됐다.

피해자가 최근 이같은 사실을 폭로하자, 기장총회 내 목회자들과 한신대 학생들이 피해자를 위한 대책과 철저한 진상조사 박모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기장총회도 긴급하게 성폭력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책위는 피해자를 위한 법률 지원과 상담, 가해자에 대한 진상조사를 통한 처벌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대책위는 또 성폭력이 벌어진 뒤 사후대처 매뉴얼에 미흡한 점이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좀더 강력하고 철저한 매뉴얼을 다시 작성하기로 했다.

홍요한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국내선교부장)는 "사회가 변하고 있지만, 우리 교단이 거기에 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제도 등을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특히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심각하다고 보고, 지난 주말 총회 소속 목회자들에게 2차 가해의 유형과 방지를 요청하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조사와 확실한 징계, 그리고 확실한 사후 대처가 성폭력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애희 센터장(기독교반성폭력센터)은 "그동안 교회 안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이 합리적이거나 공정하게 처리된 경우가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건이 발생해도 호소 자체를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기장총회는 박 목사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총회에서 성폭력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교단 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

기장총회가 성폭력 근절에 최선을 다하기로 한만큼 한신대 신학교 교수의 성폭력 의혹과 관련한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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