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는 17일 강원도 휘닉스 평창의 이상호 슬로프에서 열린 2018-2019 FIS 스노보드 월드컵 남자 평행대회전 결선 3∼4위전에서 마우리치오 보르몰리니(이탈리아)를 1.39초 차로 제치고 3위로 시상대에 올랐다.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실뱅 뒤푸르(프랑스)와 경기 막판까지 접전을 벌인 이상호는 마지막 기문 3개를 남긴 상황에서 미끄러지면서 기문 통과에 실패했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8강에서 탈락, 5위로 대회를 마친 이상호는 자신의 이름이 붙은 '이상호 슬로프'에서 열린 첫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낸 것에 의미를 두게 됐다.
이상호는 지난해 2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획득, 1960년 스쿼밸리 대회부터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스키에 사상 첫 메달을 안긴 주인공이다.
대회 장소도 이상호의 이름을 따 '이상호 슬로프'로 명명됐다. 이후 이상호가 이 코스에서 국제대회에 출전한 것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이상호는 이날 예선 1, 2차 시기 합계 1분 19초 51을 기록해 4위로 16강에 올랐다.
16강전에서 현 세계 랭킹 1위 롤랑 피슈날러(이탈리아)를 만난 이상호는 0.53초 차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안착했다.
또 이어 열린 준준결승에서도 팀 마스트낙(슬로베니아)을 0.19초 차이로 제치며 4강까지 진출했으나 준결승에서 레이스 막판 실수로 인해 아쉽게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상호가 월드컵 4강에 진출한 것은 2016년 12월 이탈리아 카레차 대회 4위, 2017년 3월 터키 카이세리 대회 은메달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한국 선수가 스키 월드컵에서 메달을 따낸 것 역시 2017년 3월 터키 대회에서 이상호 은메달, 최보군(28) 동메달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지명곤(37)은 이번 대회를 은퇴 경기로 치렀으나 결선에 오르지는 못했다.
남자부 우승은 안드레아스 프롬메거(오스트리아)에게 돌아갔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한국 선수들이 한 명도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장서희(17)가 1분 30초 90으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으나 22위 그쳐 16강 진입에 실패했다.
전날 8강까지 오른 정해림(24)은 1분 34초 44를 기록, 25위에 올랐다.
여자부 우승은 라모나 호프마이스터(독일)가 차지했다.
전날 경기 우승자이자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에스터 레데츠카(체코)는 예선 1위를 차지했으나 준결승에서 경기 도중 미끄러지는 바람에 동메달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