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등급에서 최하 등급인 5등급으로 추락한 것. 특히 공사의 업무를 경험한 민원인 등 업무상대방이 바라보는 외부청렴도 평가에서도 4등급을 기록하는 등 비리(非理) 척결이 최우선 과제가 된 상황이다.
공사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의 어수선한 분위기에 편승해 권력 누수와 기관장 공백 등 불안정한 양상이 이어졌고, 최근 그동안 만연했던 비위가 수면위로 드러나기도 했다.
실제 이재명 경기지사 취임 후 경기도는 지난해 8월 도지사직 인수위원회에서 특별조사를 요청한 공사의 신규투자 사업을 비롯한 업무처리 전반에 대해 61일간 특별감사를 벌였고, 그 결과 15건의 심각한 위법·부당행위 사례가 적발됐다.
특별감사에서 쪼개기 발주를 통해 수 천만원의 예산을 낭비하고, 계약업체가 납품한 경품을 은폐하기 위해 고의로 거래내역을 누락시킨 행위가 적발됐다.
또 ▲위임 전결규정 위반 ▲계약서에 명시된 지체상금 미부과 ▲수 백억원의 수익감소 등에도 불구, 할부이자 면제 결정 ▲분양수입금 수억 원을 토목비용으로 유용 ▲분담금 회수문제가 있는 상태에서 민간사업자에게 십 수억원 새롭게 부담하는 추가계약 체결 ▲수 백억 원 이상 신규투자사업 추진 중 업무처리 부적정 ▲따복하우스 사업설명회 임의생략 ▲임원 대리운전비용 지원 부적정 ▲비위행위자 징계관리 부적정 등의 비리도 드러났다.
이같은 비리가 드러났음에도 공사는 일부 비리 관련 행위에 대해 감사원의 관련 규정을 어겨가며 경기도에서 요구한 징계 수위보다 몇 단계를 낮춰 사실상 인사상 면제부를 주는 등의 행정을 한 것으로 확인돼 현재까지 논란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뿐 아니라 공사의 비리가 만연하자, 보다 못한 공사 노조는 이재명 지사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공사내 업무 부적정, 성추행 사건무마 각종 적폐 개선을 요구하며 도청 앞에서 장기간 집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도 출자기관의 노조가 자신들이 소속된 사측에 항의하는 것이 아닌 도지사에게 직접 치부를 드러내며 조사를 요청하는 지경까지 이르는 등 공사의 비리척결은 시급한 과제로 부각된 상태다.
특히 이 지사가 강조하는 채용비리에서도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과거 정권과 연관된 인사들의 자녀 등이 서류상으로만 하자가 없게 '밀어넣기식' 특혜채용 됐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개진되고 있는 것.
17일 현재 공사는 어떤 상황일까. 지난해 8월 말과 9월 중순께 사장과 상임감사가 각각 사퇴했고, 신임 사장에 대한 경기도의회의 인사청문회가 진행중이다. 또 5개월여 공석이었던 상임감사에는 지난달말 이주형(67) 전 한양대 도시대학원장이 취임했다.
'비리온상'으로 치닫는 공사의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이재명 지사가 대대적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첫 고위직 인사를 전격 단행한 셈이다.
공사의 감사는 공사 청렴감사실의 청렴부와 감사부를 지휘해 회계, 업무 등 총괄적 감사를 하는 등 사장과 함께 공사경영의 한축을 담당한다.
이 감사 취임 후 공사의 비리만연 상항을 인지하고 있는 이 지사는 물론, 김희겸 행정1부지사도 이 감사에게 특단의 대책을 통한 '비리척결'을 주문한 상황이다.
이 감사의 경우 이 지사의 '공정' 철학에 발맞춰 공사의 투명성 및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해 고심을 거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발주물량만 4천억 원이 넘어설 전망인 등 주목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공사가 '비리온상' 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감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감사는 17일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환골탈태(換骨奪胎)'란 말로, 조직의 대대적 변화를 예고했다. 온화한 외관(外觀)과 달리, 공사의 비리를 척결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단호했다.
이 감사는 자신이 할 역할에 대해 "부임한지 20여일이 지났다. 업무파악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겠으나, 업무보고 등을 통해 공사의 전반적 문제점 등을 파악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등에 대한 생각을 마쳤다. 이재명 지사가 공사의 비리척결, 예방을 강조하고 있다. 곧 취임할 것으로 보이는 신임 사장과 논의해 부패예방은 물론이고 직원들의 만족도 등을 향상시켜 청렴도 개선 및 '공정'에 포커스를 맞추겠다. 조직의 '환골탈태'에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누구나 소외되지 않고 근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무환경조건을 개선할 것이다. 직원들의 불평불만이 최소화 될수 있도록 봐주기 없는 공정한 감사를 할 것이다. 취임 후 최근 규정에 맞지 않는 징계처리가 있었던 것을 보고 받은바 있다. 또 과거 정권시 채용을 올바르게 헸는지 등 '채용비리' 조사에 대해서도 검토할 것이다. 이같은 여러 부분에 대해서도 한점 의혹없는 감사업무를 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비리척결과 관련한 소신에 대해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과 똑같다는 말이있다. 또 '일을 하지 않으면 감사받을 일이 없다'는 무사안일한 근무분위기도 바로 잡겠다"고 전하는 등 자신의 취임 전 비리에 대해서도 관용 없이 조사할 의지를 내비쳤다.
이 감사는 감사 방법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부패예방을 중시 하겠다. 부패예방을 전제로 해 청렴도를 개선하겠다. 이같은 차원에서 컨설팅 감사를 중심으로 할 것이며 특히 일정규모 이상의 사업에 대해 계획단계에서 부터 예비감사를 실시할 것이다. 또 조직 시스템에 불만이 있는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 효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그는 부패사건 예방을 위한 방안에 대해 "현재도 하고 있는 온라인을 통한 익명 제보(레드휘슬)를 강화할 것이다. KT와 협의해 '핫라인' 제보 통신망을 한개 더 개설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금품수수, 음주운전, 성희롱 등 비위사건에 대한 익명제보 활성화 및 조사감찰 기능을 강화할 것이다. 또 현장에서 주민들, 하청업체 직원들과 간담회 등도 자주 개최할 것이다. 고객의 평가가 중요하기 때문" 이라며 "비리를 자진해 신고하면 징계처벌을 감경하겠다. 신고를 안하면 당연히 페널티를 줄 것" 이라고 언급했다.
이 감사는 비리없는 공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감사인력 확충이 시급한 현안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취임할 예정인 사장과 논의해 5명 인원으로 구성되는 특별감사부를 신설할 것이다. 특별감사부는 어떤 일에 대해 계획단계에서부터 컨설팅을 해줘 사고를 예방하는데 목적을 두겠다."
그는 전문분야와 맞지 않은 직원 배치에 대해서도 개선을 약속했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써야한다. 각자의 전공과 능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사장에게 건의할 것이다. 행정전공이 공사팀에, 기술자가 행정팀에 소속돼 있는 등의 문제를 쇄신하겠다는 얘기다. 특히 기술분야 인사에 그룹화가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카르텔, 담합 등 그들만의 리그를 원천 차단하는 감사를 할 것이다."
한편, 이 감사는 한양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후 코넬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시계획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토해양부 중앙도시계획 위원,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추진위원회 의원 등을 거쳐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및 부동산융합대학원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이재명 지사는 토목과 건축 등 기술분야 모두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경영을 한 경험치 등을 높이 평가해 이 감사를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