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관계자 대거 참고인 조사…폭발 사고 원인 규명 속도

사고 희생자 빈소는 사흘째 울음·탄식 가득…"진상규명 해 달라"

한화 대전공장에서 로켓 추진체 폭발로 근로자 3명이 숨진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16일 공장 관계자들을 대거 소환 조사했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사고 다음 날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한 데 이어 주말에도 수사팀 대부분이 출근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대전지방경찰청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한화 대전공장 관계자 8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로켓 추진체에서 연료를 분리하는 이형 작업을 하던 중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당시 작업 과정의 전반적인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공장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참고인 조사와 함께 전날 공장 사무실 등에서 압수한 증거물 분석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먼저 압수한 업무 매뉴얼과 업무일지 등을 분석해 작업 과정에 문제점이 없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압수물 대부분이 전문적인 내용이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노동청 등은 물론 총포와 화약 관련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으며 분석을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분석 초기여서 작업 방식에 문제점이 있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며 "로켓 추진체 폭발 원인을 밝히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공장에서 확보한 폐쇄회로(CC)TV 자료에 대한 포렌식 작업도 진행 중이다.

과거 CCTV 영상까지 확보해 작업 방식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분석하는 한편 추진체에 들어가는 충전제, 경화제, 충격 감도 등이 매뉴얼에 따라 진행됐는지도 살펴볼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CCTV는 저장 용량에 한계가 있어 일정 시간이 지나면 과거 기록을 덮어쓰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며 "필요하다면 지워진 과거 영상을 복원해 과거 작업 방식과 사고 당일 작업 방식을 비교해 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압수한 업무 매뉴얼과 업무 일지 등을 분석해 규정대로 작업이 진행됐는지, 사고 후 구호를 제대로 했는지, 감독자 과실이 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대전지방경찰청은 전날 광역수사대 형사 30명을 투입해 숨진 근로자들이 근무한 부서 등 공장 사무실 4곳을 압수 수색했다.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유성구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숨진 근로자들의 빈소는 사고 셋째 날인 이날도 울음과 탄식이 끊이지 않았다.

빈소는 차려졌지만 사고 원인과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아 가까운 친척 외에는 조문객을 받지 않고 있는 상태다.

유가족들만 가끔 복도를 오갈 뿐 취재진을 의식한 듯 빈소 문도 굳게 닫혀 있었다.

갑작스러운 비보를 듣고 달려온 친척들은 국화꽃 사이에 놓인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화 관계자는 "숨진 근로자들의 유족과 장례 절차 등을 논의 중"이라며 "사고 원인과 관련해 경찰 조사에 최대한 협조해 원인을 규명하고 다시는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예방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화약과 폭약 등을 취급하는 한화 대전공장에서는 지난해 5월 29일 로켓 추진 용기에 고체연료를 충전하던 중 폭발과 함께 불이나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데 이어 지난 14일에도 폭발사고가 발생해 20∼30대 청년 3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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