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북한의 김일국 체육상은 15일(한국 시각) 스위스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3자 회동을 열었다. 여기서 2020 도쿄올림픽에 여자 농구와 여자 하키, 조정, 유도 단일팀을 출전시키기로 최종 합의했다.
역대 하계올림픽에서 남북한 단일팀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계올림픽에서는 지난해 평창 대회에서 여자 아이스하키가 최초의 단일팀을 이뤘다.
국제종합대회로 범위를 넓히면 최다 종목 단일팀이다. 남북한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농구와 카누, 조정 등 3개 종목에서 단일팀을 이뤘다.
여자농구와 조정은 지난해 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에도 단일팀을 이루게 됐다. 여자농구는 최장신 센터 박지수(196cm)와 북측 에이스 로숙영 등이 맹활약하며 은메달을 합작했다. 여자 하키와 유도는 첫 단일팀 출전이다.
다른 종목이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애초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을 이뤘던 탁구에 대해서는 IOC가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남북은 혼합복식에서 단일팀을 내보내겠다는 의견을 냈지만 남, 북 1개 조에 단일팀을 추가로 내는 데 IOC가 난색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카누와 핸드볼도 후보에 올랐지만 이번에는 단일팀 명단에는 빠졌다. 기술적인 문제로 추가 논의 뒤 단일팀 구성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단일팀은 이뤘지만 올림픽 출전까지는 갈 길이 멀다. 여자농구는 12개 국가만 나서는 올림픽 본선 티켓을 얻기 위해서는 예선을 치러야 한다. 여자하키도 올림픽 출전권을 위해 이르면 오는 4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남북 합동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도쿄올림픽 개회식 남북 공동 입장도 합의됐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역대 12번째 국제종합대회 개회식 공동 입장이다.
또 남북 대표단은 2032년 하계올림픽의 서울·평양 공동 유치 신청서도 바흐 위원장에게 전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1일 대의원 총회에서 서울을 올림픽 공동 유치 후보 도시로 선정한 바 있다.
도종환 장관은 "이번 회동에서 남북이 도쿄올림픽에서도 단일팀을 구성하고 2032년 올림픽을 공동 유치하겠다는 걸 설명한 게 성과로 꼽힌다"면서 "IOC는 2032년 올림픽 공동 유치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도 장관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유승민 IOC 선수위원 등 한국 대표단은 16일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