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간 3자 회동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종목으로 확정된 여자농구와 여자하키, 유도, 조정은 최종 올림픽 본선에 오르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북한의 김일국 체육상,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15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회의에서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종목으로 4개 종목을 확정했다.
그러나 이들 종목 선수들이 그대로 내년 7월에 열리는 도쿄올림픽에 그대로 출전하는 건 아니다.
올림픽 종목별로 펼쳐지는 치열한 예선을 통과하거나 출전권을 획득해야 '코리아'의 이름의 단일팀이 본선행 무대를 밟을 수 있다.
구기 종목인 여자농구와 여자하키는 올림픽 예선이라는 관문을 거쳐야 비로소 출전 자격을 얻는다.
작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남북이 힘을 합쳐 은메달을 따는 성과를 냈던 여자농구 단일팀의 올림픽 본선까지 여정은 험난하다.
여자농구는 12개국이 본선에 참가하는데, 우선 9월 예정된 아시아컵 8강 안에 들어야 올림픽 2차 예선 격인 11월 프레올림픽 퀄리파잉 대회 출전 자격을 얻는다.
이 대회 4강에 들어야 최종 예선인 3차 예선에 나갈 수 있고, 최종예선에선 16개 나라가 참가해 10장의 본선행 티켓을 놓고 경쟁한다.
한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진출했지만 이후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대회에선 지역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던 만큼 남북 단일팀이 합숙 훈련을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본선에 나갈 수 있다.
작년 11월 국제하키연맹(FIH) 총회 때 남북이 단일팀 추진에 공감대를 형성한 여자하키도 14개국에만 주는 본선행 티켓을 따내야 한다.
오는 6월 아일랜드의 더블린 등 세계 3개 지역에서 열리는 FIH 시리즈 파이널에 총 6장의 올림픽 티켓이 걸려있기 때문에 이 대회부터 남북 단일팀이 출전권 확보에 나서야 한다.
여자하키는 이에 따라 이르면 4월부터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남북 단일팀이 합동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은 1988·1996 올림픽에서 두 차례 은메달을 따냈고, 최근엔 예전과 같은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세계랭킹 11위에 올라있다.
반면 북한은 최근 국제무대에 등장하지 않아 남북 선수 선발 등 단일팀 구성 과정에서 협의가 필요하다.
올림픽 엔트리가 18명이기 때문에 여자하키도 여자농구와 마찬가지로 남측 선수들이 단일팀의 주축을 이루면서 북측 선수 일부가 참여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유도와 조정도 남북 단일팀 구성과 합동훈련 등 올림픽 출전 준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유도는 작년 9월 아제르바이잔 세계선수권 때 남북이 혼성단체전에 함께 참가해 동메달을 합작하면서 도쿄올림픽 단일팀 종목으로 선정됐다.
남북은 올림픽 출전권을 각자 확보한 뒤 도쿄올림픽에서도 혼성단체전에서 단일팀을 이뤄 참가한다.
이를 위해 대한유도회는 오는 6월 강원도 동해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선수권에 북측 선수들을 초청했고, 오는 8월 일본 오사카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국내 합동훈련도 계획 중이다.
유도는 경기력이 나은 남측 선수 위주로 혼성단체전 멤버를 구상하되 북측 선수가 참가하는 방식으로 단일팀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조정은 작년 아시안게임 때 남북이 힘을 합친 경험이 있다.
당시 단일팀은 보름여 충북 충주에서 남북 합동훈련을 했고, 4명이 참가하는 남자경량급무타포어와 두 명이 한배를 젓는 여자 경량급더블스컬, 콕스를 합해 9명이 뛰는 남자 경량급에이트 3개 종목에서 단일팀을 이뤘다.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남북이 하나 된 투혼을 발휘했다.
조정이 도쿄올림픽에 남북 단일팀으로 참가하려면 세부 종목을 정해야 하고, 올림픽 쿼터 대회인 8월 오스트리아 세계선수권 준비에 나서야 한다.
남북 단일팀은 합동훈련을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열리는 총 3차례 월드컵 대회를 통해 국제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