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하루 앞두고…" 한화 폭발로 숨진 20대, 안타까운 사연

"성실한 학생이었다"

한화 대전공장에서 폭발로 숨진 직원들의 분향소가 마련된 장례식장. (사진=고형석 기자)
한화 대전공장에서 폭발로 숨진 직원 3명 중 한 명은 사고 다음 날인 15일 졸업을 앞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졸업식장에서 만난 대학 동료들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 하나 같이 말을 아꼈다.

한화 대전공장에서 폭발 사고로 숨진 A(25) 씨는 14일 폭발 사고만 없었다면 15일 대학 졸업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대학 관계자는 "A 씨는 졸업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다"며 "졸업 전에 대기업에 취업해서 교수들이 기특해했던 친구였다"고 말했다.

체육관에서 진행된 졸업식 행사와 달리 A 씨가 다니던 학과 건물은 침통함만이 흘렀다.

학사모를 반납하기 위해 일부 학생들만 오갈 뿐, 대학 동료들은 무거운 얼굴로 대부분 말을 아꼈다.

A 씨를 지도했던 교수는 "자기 할 일을 꾸준히 잘 해오는 우수한 학생이었다"며 "한화 공채에 합격했다고 하길래 격려도 해줬는데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한화는 "신규입사자는 모두 업무 부여 전에 사전 법정 교육 및 제조작업표준서 등에 대한 교육을 완료해야 한다"며 "수습사원을 위험한 업무에 투입해 위험을 전가하거나 위험한 업무를 지시 수행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숨진 이들의 분향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은 유가족 외에 아직 발길이 뜸한 모습이었다.


한 유가족은 "지난 명절에 다녀가면서 환하게 웃었던 모습이 생각난다"며 울먹였다.

한화는 아직 유가족과 장례 절차가 합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소방 관계자가 14일 폭발 사고로 3명이 숨진 한화 대전공장 앞에서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인상준 기자)
사고는 14일 오전 8시 42분쯤 화약 등을 취급하는 대전시 유성구 외삼동 한화 대전공장에서 일어났다.

이 사고로 직원 3명이 숨졌다.

한화는 작업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에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로켓추진제 가운데 들어가 있는 부품을 빼내는 공정을 준비하다가 폭발이 났다"고 말했다.

해당 공정은 원격화로 진행되는데 이 원격화를 준비하는 과정 중에 갑자기 폭발이 일어났다고 한화는 설명했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해당 공장에 대해 오는 18일부터 특별감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해당 사업장에 전면 작업 중지를 명령한 대전고용노동청은 안전보건공단, 경찰 등과 함께 2차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경찰도 수사본부를 꾸려 국방과학수사연구소 등 전문가들과 함께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화 대전공장에서는 지난해 5월, 로켓 연료 주입 중 발생한 폭발로 근로자 5명이 숨진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또다시 대형 사고가 일어났다.

한화 대전공장은 지난해 5명이 숨진 사고 당시 근로 기준 수백 건을 위반하는 등 안전관리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노동당국이 지난해 폭발사고 발생 직후인 5월 31일부터 열흘간 현장 안전조치 등을 점검한 결과 근로자 안전·보건 총괄관리 부재와 안전·보건교육 미시행, 유해·위험 물질 취급 경고 미표시 등 사실상 사업장 모든 곳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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