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택시 매매 진단서 전문 브로커인 김모(46) 씨는 병이 있어 보이는 노숙인들을 골라 자신에게 허위진단서 발급을 의뢰한 개인택시기사 대신 병원에 보내 가짜 진단서를 받게 해 주고 수수료를 챙겨왔다.
브로커 김 씨는 지난 2004년 10월부터 지난달 2월까지 600-2300만 원에 허위 건강 진단서 17건을 받게 해주고 택시기사들이 면허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해왔다.
법적으로 개인택시 면허는 5년 안에 거래하지 못하도록 돼 있지만 해당 택시기사가 1년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 면허를 양도할 수 있다. 때문에 이 점을 노려 병약한 노숙인을 동원해 허위 건강진단서를 발급받게 한 것이다.
자신의 택시를 담보로 빌린 사채에 시달리고 있던 택시기사들은 개인택시 면허를 팔면 5-6천만 원을 받을 수 있어 이들 브로커를 찾았다. 브로커 수수료를 제하고도 사채를 탕감할 수 있었던 택시기사들은 개인택시 면허를 판 뒤 다시 회사 택시기사로 들어가게 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하루 만에 가짜 장애진단서 발급
브로커들의 손길은 가짜 장애 진단서 발급에까지 뻗쳤다.
병원 진단서 전문 브로커인 이모(48) 씨는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손모(45) 씨에게 장애진단서를 받으면 LPG 차량을 운행할 수 있는 등 혜택이 크다며 허위 장애 진단서를 받게 해주고 300여만 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브로커 이 씨가 지난 2004년 6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모 지방 국립대 의사 김모(45) 씨 등과 결탁해 발급받게 해준 허위 진단서는 무려 42통.
보통 장애진단을 받기 위해서는 6개월 이상의 치료 병력이 있어야 하지만 브로커와 결탁한 의사 김 씨 등은 첫 진료만으로 허위 장애진단서를 발급해줬다.
브로커 이 씨는 자신이 고용한 사무장 등과 함께 지난 2004년 2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강북지역의 3개 병원에 환자 1명 당 3-5만 원의 수수료를 받고 3천 6백여 명의 환자를 유인해줘 수억 원대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처럼 종합병원 의사 등과 결탁해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게 해준 혐의로 브로커 이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의사 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또 브로커를 동원해 허위진단서를 발급받은 손 씨와 병원관계자 등 8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개인 택시 담보 사채업자에 대해서는 불법 사채업 사실이 확인될 경우 사법 처리할 예정이며, 앞으로 허위 장애인 등록을 악용한 부정행위 등에 대해 계속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