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버닝썬 약물 성범죄, 피해자들 신고해달라"

향정신성 약품 물뽕, 흡수 빨라 추출 어려워
GBL, BD 물질 합치면 쉽게 조제 가능
SNS 판매, 강남권에서는 15분 이내 도착
GHB 피해사례 많지만 실제 검거 건수 적어
함정 수사 합법적 테두리 내에서 가능하다
클럽과 경찰들 사이 유착 지난 5년간 11건
피해자 여성들 신고하고 싶어도 못 해
성폭력 사실 의심된다면 적극 신고 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2월 14일 (목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정관용>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 처음에는 고객폭행 논란이더니 이번에는 물뽕이라는 약물 유통. 클럽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성범죄에 관여했다. 이런 의혹까지 나오면서 속칭 강간 약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연결해서 자세히 들어봅니다. 안녕하세요.

◆ 이수정> 안녕하세요.

◇ 정관용> 물뽕이라는 게 뭐예요?

◆ 이수정> GHB라는 향정신성 약품인데요. 문제는 얘가 무색무취하고 몸에 흡수가 굉장히 빨라서 사실은 추출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SNS 등을 통해서 지금 이 약물, 강간 약물로 성폭력 약물로 굉장히 많이 거래가 되는 것이 지금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걸 먹게 되면 어떤 증상이 나오는 겁니까?

◆ 이수정> 그야말로 인사불성이 될 수밖에 없고요. 그리고 이제 이렇게 약물의 효력 안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기억을 잘 못하는 그런 부작용이 있어서 문제는 대부분 GHB를 본인이 사용을 하기보다는 타인에 의하여 약물에 노출이 돼서 결국 어떤 사고를 당한 이후에 기억을 못하는 이런 상황이 되는 거고요. 일단은 인체내 들어가서 수시간 이내에 이미 다 흡수되거나 배설되기 때문에 이게 사실은 추출이 마약으로 검출이 잘 안 된다고 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이걸 술이나 이런 데 살짝 타서 먹게 만들어서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몇 시간 지나면 깨면서 체내 외로 다 빠져나간다, 이 성분이? 그러니까 증거가 안 잡힌다?

◆ 이수정> 그렇죠. 본인이 무슨 일을 당했는지도 불명확하고 이러다 보니까 신고가 많이 되지 않는 이런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 정관용> GHB라는 것도 분명히 마약인 거죠?

◆ 이수정> 마약이고요. 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하는데 이게 문제는 합성이 가능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GBL이라는 물질과 BD라는 물질을합치면 이게 조제가 가능한 그런 마약류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보통 말하는 필로폰 그다음에 헤로인 이런 것들은 만들기도 어렵고 유통도 어렵고 비싸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이 GHB는 그렇지 않다는 얘기입니까?

◆ 이수정>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 우리나라에서 원료를 수천 명분을 수출해서 검거된 사례도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조제도 쉽고 상당 부분 지금 SNS를 통해서 서로 판매가 형성이 되다 보니까 지금 국내에서도 SNS상에 이런 GHB가 필요하다고 올리면 거의 강남권에서는 15분 이내로 클럽을 중심으로 해서 이게 유통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존재합니다.

◇ 정관용> 15분 내에. 가격도 그렇게 많이 안 비싼가요, 그러면?

◆ 이수정> 가격이 꽤 비싸죠. 그러나 히로뽕처럼 그렇게 많이 비싼 건 또 아니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상당 부분 거래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일부 기자들이 직접 물뽕 사겠습니다라고 SNS에 올리니까 금방 여기서 살 수 있다, 살 수 있다 올라온다던데 그런 식으로 경찰이 포착해서 단속한 실적은 없습니까?


◆ 이수정> 지금 문제는 이 약물이 인체 내에 흡수가 된 다음에 추출이 잘 안 되다 보니까 지금 약물검사에서 잘 포착이 안 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상당 부분 피해사례는 많이들 언급이 되지만 실제로 검거를 한 건수가 사실은 지금 물뽕으로는 검거 건수가 많지 않은 게 문제입니다.

◇ 정관용> 아니, 이걸 구매하겠다는 식으로 해서 검거할 수 있잖아요.

◆ 이수정> 그러니까 함정수사를 하면 되는데요. 이게 함정수사가 우리나라가 굉장히 보수적으로 적용을 하다 보니까 이미 범의가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해서 함정수사를 하는 경우에는 이게 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닌데요. 애당초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지금 유인을 해서 함정수사를 하는 것은 불법으로 돼 있다 보니까 사실은 서구사회에서처럼 마약을 지배적으로 함정수사를 해서 검거를 하거든요. 그렇게 해 가지고는 지금 잘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그런데 이렇게 SNS나 이런 걸 통해서 이걸 원하는 개인이 온라인에서 사는 것뿐 아니라 지금 이번에 문제가 된 건 강남의 클럽이나 이런 데서 조직적으로 이걸 유통시키고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 이수정> 그러니까 이 약물의 가장 큰 문제는 본인이 자의로 약물을 복용하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어떤 특정한 장소를 중심으로 해서 결국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해서 지금 이 약물을 이용을 해서 성범죄를 하기 위한 도구로 이 약물을 많이 사용을 한다는 게 문제죠.
서울 강남구 클럽 버닝썬의 모습. (사진=이한형기자)

◇ 정관용> 지금 보도된 걸 보면 손님으로 온 여성들의 술이나 이런 데 음료에 약물을 타서 의식을 잃게 한 후에 단골고객이나 VIP 고객을 부른다는 거잖아요.

◆ 이수정>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런 게 지금 수사를 통해서 사실관계 파악이 됐습니까?

◆ 이수정> 지금 수사 중이고요. 오늘 압수수색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혐의점이 있는 지금 특정 클럽과 그 클럽을 담당하는 지구대가 지금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가 돼서 지금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 와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혹시 클럽과 경찰 사이에 유착의혹은 없나요?

◆ 이수정> 그것은 아직은 입증된 것은 아닌데요. 과거에 유착으로 인해서 지난 5년 동안 유착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징계받은 사람이 11건이라고 그러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그런 의심까지 지금 수사선상에 올라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한 경찰 관계자가 몇십 억 버는 클럽에서 마약유통하겠느냐 이런 발언을 한 것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데 이 발언 어떻게 보세요?

◆ 이수정> 그것은 현실을 너무 이렇게 쉽게 생각하시는 거 아닌가. 왜냐하면 이 약물이라는 게 성폭력 약물이 98년서부터 이미 우리나라에 상륙한 약물이에요, 물뽕이라는 게.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암암리에 지난 거의 20년 동안 이런 것들이 유통된다는 건 다 알고 있었는데 문제는 증거 확보가 어렵다 보니까. 또 신고를 해야 되는데 이 여성분들이 피해를 당했더라도 사실 범인을 특정하기가 어렵잖아요. 정신이, 의식이 없으니까.
문제가 되고있는 GHB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기억이 없으니까.

◆ 이수정>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고도 못하고 쉬쉬하는 그런 상태로 있었던 거죠. 그런데 이번에 다른 사건으로 연루가 돼서 지금 그 고소인이 지금 이런 혐의를 의심을 제기를 해서 지금 수사가 이뤄진 와중에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교수님 설명을 쭉 들어보니까 이번 버닝썬 거기 하나 수사해서 이게 근절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아닌 것 같고 게다가 이게 지금 기억이 없는 상태라 신고도 잘 안 된다. 만약 신고했어도 잡아봤자 증거가 또 포착이 안 된다. 그럼 이거 어떻게 해야 됩니까?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합니까?

◆ 이수정> 참 큰일이죠. 그런데 일단은 이러한 피해를 당했음을 의심하는 당사자들이 아마 있을 거예요, 피해자들이. 그러면 피해자들이 일단은 본인이 당한 일이 준강간에 해당하는 성폭력이라는 사실을 일단은 이해를 하셔야 되고요. 그러면 그분들이 어디서 주로 피해를 당했는지를 신고를 해 주시면 그러면 지금 소위 문제가 되고 있는 특정 클럽처럼 강남권에서 주로 유통되는 클럽들을 찾아낼 수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런 클럽들을 대상으로 해서 준강간도 이게 성폭력이라서 친고죄가 폐지가 됐기 때문에 수사를 할 수 있는 거거든요, 피해자 의사랑 관계없이. 그렇기 때문에 이제 수사를 하게 되면 특정 클럽이나 장소를 중심으로 해서 광범위한 조사를 하다 보면 결국에는 마약 거래의 조직이 확인이 된다거나 이럴 수가 있는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피해자들이 일단 좀 적극적으로 나서주셔야 되겠네요, 시작은.

◆ 이수정> 그렇습니다.

◇ 정관용> 우려되는 현상입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이수정> 고맙습니다.

◇ 정관용>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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